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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통합진보당, `부정선거' 수습에 명운 걸어야

(서울=연합뉴스) 통합진보당의 4ㆍ11 총선 비례대표 경선과정에서 광범위한 투표 부정이 사실로 확인된 것은 가히 충격적이다. 조준호 진상조사위원장은 2일 기자회견을 통해 "비례대표 후보 선거가 선거관리 능력 부실에 의한 총체적 부실, 부정선거라고 규정한다"며 조사결과를 공식 발표했다. 과거 자유당 정권이나 군사독재 정권 시절을 연상케하는 `부정선거'가 도덕성을 지고지순(至高至純)의 가치로 표방하는 진보정당의 자체 조사 결과라는 게 도무지 납득하기 어려울 정도로 심각한 사안이 아닐 수 없다. 더욱이 이정희 공동대표가 지난 3월 서울 관악을 야권연대 경선 여론조사 조작 파문에 책임을 지고 사퇴한 악몽이 채 가시기도 전에 부정선거 문제가 발생해 통합진보당은 사면초가의 위기에 직면하게 됐다.

하지만 통합진보당은 지난 4월17일부터 5월1일까지 실시한 조사 결과만 발표했을 뿐 뚜렷한 수습대책을 내놓지 못했다. 조준호 위원장은 "당원의 뜻과 민의가 왜곡되고 국민에게 질타받게 된 것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통감한다"고 밝혔지만 당내 상황은 책임소재를 놓고 계파간 이전투구 양상으로 비화될 조짐이다. 당권파인 이 대표 측은 진상조사 결과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반발하면서 `정치적 의도'에 경계심을 표출하고 있다. 반면 비당권파는 조직적 부정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심각한 절차적 하자가 확인된 만큼 당권파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당권파와 비당권파 중 과연 어느 쪽의 주장이 진실에 부합하는 지는 알 수 없지만 19대 총선에서 13석을 확보해 원내 제3당으로 부상한 공당으로서 취해야 할 책임 있는 자세가 아닌 것은 분명해보인다. 이념과 노선 갈등으로 분열과 통합을 반복해온 진보정당이 이번 사태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어떤 결론을 내릴 것인지는 전적으로 그들이 선택해야 할 몫이다. 다만, 한가지 명심해야 할 것은 부정선거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않으면 통합진보당의 장래를 결코 보장할 수 없다는 점이다. 아울러 대선승리를 통한 정권교체의 유일무이한 방책으로 삼고 있는 민주통합당과의 야권연대 향배에도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이번 총선을 통해 외연이 확대된 진보세력의 지지기반을 상실할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진정한 사과와 반성을 통해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대책을 제시한 것만이 위기극복의 해법이자 정도이다.

통합진보당의 위기는 4ㆍ11 총선 이후 각기 서로 다른 이유로 내홍을 겪고 있는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의 상황과 맞물려 정치불안을 가속화하게 될 것으로 우려된다. 총선을 통해 `안정 속에 개혁'을 주문한 민의가 확인됐음에도 불구하고 19대 국회 역시 개원과 동시에 여야 정치권이 대권과 당권 투쟁에만 몰입하는게 아니냐는 지적인 것이다. 시급한 민생 대책이 또다시 표류되고 정치불신이 극에 달하게 된다면 성난 민심은 결국 12월 대선에서 표로 응징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정치권은 하루속히 총선 이전의 초심으로 돌아가 민의를 수렴해 정책으로 구현하는 본연의 자세를 견지하기 바란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2/05/02 17:56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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