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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욱의 사시사철> 인구·이념 추세에 비춰본 올해 대선

(서울=연합뉴스) 선거연령을 만 18세로 낮추는 것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당장 이번 대선부터 적용하자는 입장인 반면 새누리당과 '바른 정당'(개혁보수신당)은 유보적이다. 여기에는 젊은층일수록 진보적 성향을 띤다는 일반적 가설에 따른 정당 간 이해득실이 개입된 것으로 풀이된다. 만 18세로 선거연령이 낮춰질 경우 새로 투표권을 갖게 되는 유권자는 62만여 명으로 예상된다. 전체 선거인단 4천300여만 명의 1.44% 정도이다. 2012년 18대 대선의 만 19세 투표율이 74%이었던 점에 비춰 대략 45만9천 명이 투표대열에 새롭게 합류하는 셈이다.

이 같은 신규 유입은 이번 대선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물론 10대 후반 연령층이 다른 청·장년층과는 달리 꼭 진보 성향은 아니라는 얘기도 있다. 이념에 대한 집착도가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젊은 층이 여권에 대해 우호적이지 않다는 데는 대개 수긍하는 편이다. 더욱이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인한 분노와 허탈감이 어린 마음속으로 파고들었을 수도 있다. 올해 대입 수능시험 직후 고3생들이 촛불을 들고 거리로 뛰쳐나온 게 비교 사례가 될 수 있겠다.

선거는 인구 구조가 중요하다. 앞서 일부 설명했듯 '고(高) 연령층=보수, 저(低) 연령층=진보'라는 등식이 적잖은 개연성을 갖고 성립해왔기 때문이다. 일단 2012년 대선과 지난해 `4.13총선'의 선거인단을 분석해 보면 이 기간 50대 이상 유권자는 1천821만여 명으로 245만여 명 늘어난 반면 30대 이하는 1천499만여 명으로 60만여 명 감소했다. 이는 2012년 대선과 `4.13 총선' 사이 3년 4개월 만의 증감치다.

조기 대선이 치러진다고 가정하고 그 시점을 5월께로 잡을 경우 총선 이후 1년여 기간 추가적인 연령별 증감이 불가피하다. 50대 이상은 80만 명 이상 늘어나고, 30대 이하는 20만 명 가까이 줄어드는 증감이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18대 대선의 경우 박근혜, 문재인 후보는 각각 51.55%, 48.02%의 득표율을 기록, 3.53% 포인트 차로 당락이 갈렸다. 표수로는 108만 표 정도 차이가 났다. 17대 대선에선 이명박, 정동영 후보 간 득표율 차가 22.6% 포인트로 상당히 벌어졌으나 그 이전인 15, 16대 때는 1.6% 포인트, 2.3% 포인트 차이의 박빙 승부였다. 승자는 야당인 김대중, 노무현 후보였고, 패자는 두 번 다 이회창 후보였다. 이런 정도의 미세한 승부에선 인구 구조의 변화가 큰 변수로 작용한다. 지속적인 젊은 층 감소 추이는 당장 만 18세 선거인단이 투표층으로 편입되면 어느 정도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 지난 총선에서 인구 구조의 득을 본 여당이 왜 참패했을까. 총선 뒤 그 결과를 분석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계의 패권 공천에 따른 보수층의 실망감이 표의 이반으로 드러난 영향이 컸다. 하지만 20대의 표심이 결정타였다. 당시 새누리당에 표를 준 20대는 15.7%에 불과했다. 더민주당 58.2%, 국민당 17%, 정의당 1.3%로 야권이 무려 76.5%를 가져갔다. 여당에 집중 반기를 든 20대의 앵그리 보터(angry voter)적 투표 성향은 노동시장에서의 좌절이 주된 원인이 됐던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청년 실업률이 10%를 넘나드는 최악의 상황에서 20대는 취업 실패자이거나, 취업을 했다 하더라도 눈높이를 낮춰 성에 차지 않는 직장을 골랐을 가능성이 크다. 30대 가운데 적지 않은 경우도 이에 해당한다는 관측이다. 청년들의 사정이 별반 나아지지 않은 올해 대선도 이런 기류가 적용될 소지가 있다. 여기에다 '최순실 파문' 이후 그 여파로 보수 성향 대통령보다 진보 성향 대통령에 대한 선호도가 올라간 것도 변수로 꼽힌다. 기존에 진보-보수 간 거의 팽팽한 균형을 이뤘던 구도가 바뀌었다는 조사들이 나오고 있다. 보수 진영의 일부 이탈이 있었던 데다, 이념에서 비교적 자유로웠던 중립지대 층의 진보화가 미친 영향이다.

그렇지만 어쩌면 이번 대선의 경우 이런 분석들이 큰 의미가 없을지도 모르겠다. 민심의 변화 진폭이 워낙 커 계량화된 예측 범위내에 들어오지 않을 것 같아서다. '대선에서 누가 이길 것 같으냐'고 가끔 묻는 이들이 있는데, 그 대답은 '그 어려운 것을 누가 알겠느냐'다. 다만 여러 변화된 상황에 따라 후보들 간 유·불리가 동시에 있는 만큼 유리한 점을 극대화하고 불리한 점은 극소화하는 전략이 필요한데, 그러기 위해선 결국 민심의 향배를 정확히 파악하고 대처하는 기본기에 충실해야 하는 게 핵심이라고 할 수 있겠다.

hjw@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7/01/10 09:3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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