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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송민순 공개 문건, 즉각 진상 규명하라

(서울=연합뉴스) 노무현 정부 말기인 2007년 11월 유엔이 북한인권결의안을 표결에 부치기 직전 정부가 북한 측 반응을 타진했는지를 놓고 진위 논란이 다시 불거졌다. 당시 대통령비서실장이던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그런 사실이 없다며 의혹을 부인해 왔다. 문 후보는 최근 KBS 주최 TV토론에서도 "국정원이 북한에 직접 물어봤다는 게 아니라 국정원의 해외정보망 등을 통해 북한이 어떤 태도를 취할지 파악해 본 것"이라고 주장했다.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가 "그게 북한에 물어본 것과 무슨 차이가 있느냐"고 질문하자 문 후보는 "여러 정보망을 통해 북한의 태도를 가늠해본 것"이라며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지난해 10월 회고록 '빙하는 움직인다'에서 '사전 타진' 주장을 제기한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은 당시 정부가 유엔 결의안 표결에 기권하기에 앞서 북한 입장을 파악해 정리한 것이라며 문건을 공개했다. A4용지 한 장인 이 문건에는 "남측이 반(反) 공화국 세력들의 인권결의안에 찬성하는 것은 북남선언에 대한 공공연한 위반으로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면서 "인권결의안 표결에서 책임 있는 입장을 취해주길 바란다. 우리는 남측의 태도를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적혀 있다. 문건 하단에는 '18:30 전화로 접수(국정원장→안보실장)'이라는 내용도 부기돼 있다. 김만복 당시 국정원장이 백종천 청와대 안보실장에게 전달한 것을 백 실장이 문건 형태로 정리해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보고한 것으로 추측된다.

송 전 장관은 21일 기자들에게 "문 후보가 직접 공개방송에서 책의 내용이 틀렸다고 했기 때문에 지금 공개한 것이다. 사실관계를 다 호도하고 부인하기 때문에 진실성에 관한 문제"라고 문건 공개의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대해 문 후보는 "지난 대선 때 엔엘엘(NLL) 같은 비열한 색깔론, 북풍공작"이라며 "잘못된 이야기에 대해 송 전 장관에게 책임을 묻겠다. 절대 좌시하지 않겠다"고 강하게 반박했다. 그러면서 "국정원에도 자료가 있을 것이다. 대통령기록물관리법에 저촉되지 않는다는 법적 판단이 내려지면 언제든 자료를 제출할 수 있다"고 했다.

양측 주장이 맞서면서 논란도 확산일로다. 손금주 국민의당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송 전 장관이 말한 대부분이 사실일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당에서 어떻게 추가 조치를 할지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바른정당은 이미 문 후보를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검찰에 고발해 놓고 있다. 당장 누구 말이 맞는지 단언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대선이 불과 18일 남은 점을 고려하면 즉각적인 진상규명이 필요하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1위인 후보의 정직성과 직결되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북한 주적' 논란 등으로 보수층 유권자들이 불안해하는 문 후보로서도 사실이 아니라면 공연히 시중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불필요한 오해를 살 이유가 없다. 각 정당과 후보가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는 데 모두 동의하고 있는 만큼 서둘러 그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당장 국정원 등의 관련 자료를 열람하는 방법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국회 차원의 진상조사위를 구성해 김 전 국정원장을 포함한 관련 인사들을 집중적으로 조사하는 것도 한 방법일 것이다. 송 전 장관이 자신의 주장을 입증한다며 청와대 문건까지 공개한 마당에 또 유야무야로 넘어갈 수는 없는 일이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7/04/21 17:36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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