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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EU 눈엔 한국이 '조세 비협조적 지역'이란 말인가

(서울=연합뉴스) 유럽연합(EU)의 '조세 비협조적 지역'(non-cooperative jurisdiction) 블랙리스트에 한국이 올라가 논란이 일고 있다. EU는 5일 28개 회원국 재무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재정경제이사회를 열어, 한국 등 역외 17개국(일부 자치령 포함)을 조세 비협조적 지역으로 지정했다. 여기에는 한국 외에 파나마, 몽골, 마카오, 나미비아, 미국령 괌 등이 포함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이 블랙리스트에 오른 것은 한국이 처음이다. 대부분 경제 규모가 작은 나라나 자치령 섬 지역 등이 오른 이 블랙리스트에 세계 10위권 경제국인 한국이 들어갈 것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조세 비협조적 지역은 외국인 투자자에게 과도한 세제 혜택을 부여해 국제적으로 부당한 조세 경쟁을 유발하는 곳을 말한다. 불법성이 없다는 점에서 위법하게 조세를 피해 가는 조세회피처(tax haven)와 구별된다.

EU는 한국의 외국인투자지역과 경제자유구역에서 외국 기업에 부여하는 소득세와 법인세 감면 혜택이 내·외국인을 차별하는 '유해(preferential) 조세 제도'에 해당한다고 봤다. 감면 혜택의 투명성이 부족하다는 점도 고려했다고 한다. EU가 블랙리스트 국가들에 어떤 제재를 취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그 자체로도 국가 브랜드와 신인도에 타격을 줄 수 있다. 실제로 이날 중동 정세 불안까지 겹치면서 서울 외환시장의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7.9원 오른 1,093.7에 거래를 마쳤다.

EU의 블랙리스트 논의가 1년 넘게 진행됐고, 유사한 제도를 가진 주요 국가 중 한국만 리스트에 올랐다는 점에서, 정부가 소홀히 대응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나 기획재정부는 "이번 EU 결정은 국제적 기준에 부합하지 않고 국제 합의에 위배되며 조세 주권 침해의 우려도 있다"고 밝혔다. 지난 9월 OECD와 G20(주요 20개국)의 'BEPS(조세 관련 금융정보 교환) 프로젝트'에서도 우리의 외국인 투자지원 제도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결론 났다. EU는 지난 2월 두 기구의 평가 결과가 나오면 그대로 받아들이기로 했는데, 이번에 다른 결정을 내렸다고 한다. 하지만 비슷한 나라가 많은데 왜 유독 한국만 EU의 타깃이 됐는지에 대해 정부는 분명한 답변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EU의 평가 자료도 확보하지 못한 채 이제부터 알아보겠다고 하니 충실히 대응했다고 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EU는 지난해 말 블랙리스트 후보로 92개국을 선정한 뒤 해당 국가에 조세정책 평가에 필요한 세부 내용을 알려 달라고 했다고 한다. 그 과정에서 EU가 요구한 대로 세법 개정을 약속한 47개국은 블랙리스트보다 한 단계 낮은 '그레이 리스트'로 분류됐다. 반면 세법 개정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은 나라는 블랙리스트에 올랐다는 게 기재부 설명이다. EU는 외국 기업에 대한 조세정책에 문제가 있는 일부 회원국들은 블랙리스트에 올리지 않았다. 이런 정황을 종합하면 EU의 이번 블랙리스트 발표는 우리나라의 조세 주권을 침해한 것일 수 있다. 정부는 EU 결정이 내려진 경위와 배경부터 정확히 파악해야 할 것이다. 물론 부당한 사실이 드러나면 외교적으로 엄정히 대응해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아야 한다. 하지만 혹시라도 의사소통이 충분하지 않았거나 잘못 이해한 부분이 있다면 지금이라도 우리 입장을 충분히 설명하는 것이 현명한 자세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7/12/06 22:26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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