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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내년 지방선거 개헌' 약속, 누가 헌신짝 버리듯 하나

(서울=연합뉴스)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개헌특위)가 아무런 결론도 내지 못한 채 활동을 마감할 위기에 처했다. 여야는 지난 22일 정세균 국회의장 주재로 3당 원내대표 회동을 열어 연말로 활동시한이 끝나는 개헌특위 연장 문제를 논의했으나 타협점을 찾는 데 실패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는 회동에서 '2월 말까지 (개헌안) 성안에 최선을 다한다'는 부대조건을 달아 자유한국당의 6개월 연장 요구를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제시했다. 반면 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개헌특위 활동시한을 6개월 연장하되 개헌은 내년 6월 지방선거 후 국회의 충분한 논의를 거쳐 내년 말까지 하자고 맞섰다.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가 개헌특위와 정개특위를 합해 6개월 시한을 연장하되 특위 위원의 수를 줄여 속도를 내자는 중재안을 제시했으나 협상은 끝내 결렬됐다.

민주당과 한국당은 성탄절인 25일에도 협상 결렬의 책임을 상대방에게 떠넘기며 공방을 벌였다. 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내년 지방선거·개헌 국민투표 동시 실시'가 여야 3당의 공통 대선공약이었다는 점을 상기시킨 뒤 내년 12월 말까지 개헌을 하자는 한국당에 대해 "적반하장" "개헌을 하겠다는 소리냐, 안 하겠다는 소리냐"고 비판했다. 우 원내대표는 또 감사원장·대법관 후보자 임명동의안 처리 등을 위해 반드시 올해 안에 본회의를 개최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완주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한국당은 지방선거와 개헌 국민투표를 동시 진행하자던 자당의 대선공약마저 헌신짝처럼 내팽개쳤다"면서 "내년 말 개헌을 운운하는 것은 민의를 저버린 시간끌기용 꼼수이자 최경환 방탄국회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반면 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여권의 '내년 지방선거·개헌 국민투표 동시 실시' 추진에 대해 "땡처리 패키지 여행상품 다루듯 몰고 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내년 6월 지방선거와 개헌 국민투표 동시 실시를 통해 자신들의 정치적 목적만 달성하고자 혈안이 돼 있는 '문재인 개헌'은 즉각 중단돼야 한다"며 "한국당은 반드시 내년 12월 31일 이내에 국민 참여를 통한 사회적 논의 속에서 개헌을 끌어내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여야의 입장이 팽팽하게 맞섬에 따라 지난 1년간 진행된 국회 차원의 개헌 논의는 표류할 가능성이 커졌다.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지방선거 때 개헌 국민투표는 19대 대선 당시 민주당 문재인, 한국당 홍준표, 국민의당 안철수, 바른정당 유승민 등 주요 대선후보 모두의 공통공약이었다. 국민에 대한 약속은 당리당략을 떠나 지켜야 한다. 무엇보다 한국당은 '내년 말까지 개헌'으로 입장을 바꾼 데 대해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 개헌특위 연장 주장에 앞서 자기 당 대선후보의 공약을 뒤엎은 데 대해 국민에게 납득할 만한 이유를 설명하거나 사과를 해야 한다. 개헌 국민투표를 지방선거 투표와 함께하면 지방선거 투표율이 올라가 한국당에 불리할 것이라는 판단을 하는 듯하지만, 이는 당리당략적, 정치공학적 셈법이 아닐 수 없다.

민주당도 대통령 주도의 개헌 카드로 야당을 압박하기에 앞서 국회 주도의 개헌이 이뤄질 수 있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 개헌은 국민의 대의기관인 국회가 주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통령이 개헌안을 발의하더라도 개헌안을 국민투표에 부치기 위해선 국회 재적 의원 3분의 2의 동의가 필요하므로 115석을 가진 한국당이 반대하면 개헌은 불가능하다. 여당은 또한 개헌의 최대 쟁점인 권력구조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밝혀 개헌추진의 진정성을 보일 필요가 있다. 여야는 정치력을 발휘해 조속히 개헌특위 연장 문제를 풀고, 국회 차원의 단일안 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아울러 내년 1월 9일까지 회기인 임시국회에서 본회의를 열어 주요 법안과 최재형 감사원장 후보자, 안철상·민유숙 대법관 후보자에 대한 인준안을 처리하길 바란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7/12/25 18:0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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