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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블랙리스트 의혹 신속히 규명하고 사법개혁 나서야

(서울=연합뉴스) 이른바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을 조사 중인 대법원 추가조사위원회가 관련 문서 파일이 저장된 것으로 추정되는 법원행정처 컴퓨터를 열어 보기로 했다. 그동안 조사위원회는 법적 논란을 피하고자 해당 컴퓨터를 사용한 법관들의 사전 동의를 구하려고 했으나 결국 실패했다. 결과적으로 조사위의 직권 조사가 될 것 같다. 조사위는 대신 사생활 침해 등 논란을 고려해 개인적 문서와 이메일은 제외하고, '사법행정과 관련해 작성된 문서'만 열람하기로 했다. 또 문서 파일의 생성·저장 정보를 먼저 살펴본 뒤 의혹과 관련이 있을 법한 문서만 열어 보고, 당사자 참여와 의견 진술 기회도 최대한 보장한다고 한다.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은 올해 초 불거졌다.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이, 대법원장이나 사법부에 비판적 시각을 가진 판사에 관한 정보를 자료로 관리해왔다는 것이 핵심이다. 법원 내 학술모임인 국제인권법연구회가 법관들을 상대로 '사법독립과 법관인사 제도'에 관한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관련 학술행사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행정처 간부가 행사 축소를 지시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블랙리스트 의혹도 커졌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인 지난 4월 대법원은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조사했으나 결론은 "사실이 아니고 근거도 없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전국 판사회의에서 추가 조사를 요구했고, 김명수 대법원장이 11월 3일 이를 수용해 추가조사위를 가동했다.

전임 대법원장 때 활동했던 진상조사위는 근본적으로 일선 판사들의 신뢰를 받는 데 한계가 있었다. 블랙리스트 관여 의혹을 받던 판사들이 대부분 법원행정처 출신이기 때문이다. 이인복 전 대법관을 위원장으로 한 당시 진상조사위는 실제로 핵심 물증인 법원행정처 컴퓨터를 조사하지 않았다. 그러니 '사실무근'이라는 발표를 해도 의혹이 수그러들 리 없었다. 새 정부가 출범하고 새 대법원장이 취임한 이후에도 그런 불신이 사법부 내에 퍼져 있었다면 추가 조사는 불가피했을 것이다. 헌법으로 독립성을 보장받는 판사들을 대상으로 개인 성향 등이 담긴 자료를 만든 게 사실이라면 그냥 덮고 넘어갈 수 없는 일이다.

다만 추가조사위가 컴퓨터 사용자의 동의 없이 파일을 열람하는 것에도 분명히 논란의 소지가 있다. 사생활 침해, 법원기밀 유출 등 위법 시비가 벌어질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 법원 일각에서도 그런 취지의 지적이 나온다고 한다. 추가조사위 입장에서는 사용자 동의를 받으려고 한 달 넘게 조사의 진도를 나가지 못했다. 이번 열람 결정도 고육지책이었을 것이다. 기왕에 열람 조사 방침을 정했다면 세부 원칙을 더 섬세히 다듬는 것이 좋다고 본다. 예컨대 '사법행정과 관련해 작성된 것'이라는 기준도 충분히 구체적이지 못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수 야당 등이 검찰에 고발할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할 것이다. 더 중요한 과제인 사법개혁도 생각해야 한다. 김명수 대법원장 취임 이후 공정한 재판과 법관 인사제도 개선 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사법부가 블랙리스트 의혹 조사를 신속히 매듭지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너무 이 일에 골몰하다간 사법개혁의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7/12/27 18:54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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