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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홍영표 새 원내대표의 첫 임무는 국회 정상화다

(서울=연합뉴스) 밖으로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 정세가 숨 가쁘게 돌아가고 안으로는 청년실업 등 민생 현안이 산더미인데 국회는 '딴 세상'이다. 네이버 댓글 여론조작 사건인 일명 '드루킹 사건'의 특검 문제로 국회가 한 달 넘게 공전하는 개점휴업 상태를 두고 하는 말이다. 정세균 국회의장이 국회 정상화 시한으로 못 박은 8일 오후 2시를 넘기고도 여야는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여야의 대치는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 폭행사건까지 불거져 나오면서 더 첨예해진 형국이다. 한국당을 비롯한 야권은 특검법을 조건 없이 수용하라며 한껏 여권을 압박하고 있다. 민주당도 굽히지 않고 더 강경한 자세로 맞서고 있다. 여야는 국회 파행의 책임을 서로 떠넘기기에 급급한 모습이다. 이제 국회는 국민의 따가운 눈총을 받으면서 '식물 국회', '실종 국회'란 말까지 듣게 됐다.

꽉 막힌 정국 속에서도 국면을 전환할 계기가 마련됐다. 집권여당의 원내사령탑이 교체되면서 정국 타개의 돌파구가 열릴 조짐이 보인 것이다. 민주당은 11일 열린 의원총회에서 홍영표 3선 의원을 새 원내대표로 뽑았다. 홍 의원은 원내대표 경선이 끝나자마자 곧바로 국회 본관 앞에서 9일째 단식 농성 중인 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를 찾았다. 바람직하다. 야당과 소통하고 나아가 협치를 하려면 집권여당이 먼저 포용력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홍 원내대표는 "국가적으로도 굉장히 중요한 시기니 빨리 국회를 정상화하는 방향으로 함께 노력하자"고 했고, 김 원내대표도 "같이 노동운동을 한 사람으로서 대화와 타협으로 못 풀 게 없다"고 화답했다고 한다. 홍 원내대표는 노사 투쟁의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노동운동가 출신이다. 김 원내대표는 한국노총 사무총장을 역임했다. 두 원내대표는 모두 노동계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또 둘은 지난 19대 국회 환경노동위에서 각각 여야 간사를 맡아 손발을 맞춰본 경험도 있다.

이번 국회에서 시급하게 처리해야 할 사안은 6·13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국회의원의 사직 처리다. 광역단체장에 나서는 박남춘(인천시 남동갑)·양승조(충남 천안병)·이철우(경북 김천)·김경수(경남 김해을) 의원의 사직서가 오는 14일까지 국회에서 처리되지 않으면 이들 지역의 국회의원 보궐선거는 지방선거와 함께 치르지 못하고 내년으로 넘어간다.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내년으로 미뤄져 공백기가 길어지면 국회가 국민의 참정권을 제한하는 반민주적, 반헌법적 행태를 보였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된다. 청년 일자리 확보와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한 추가경정예산안,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소상공인지원법, 미세먼지 대책 등 민생과 경제 관련 현안도 쌓여있다.

국회 정상화의 일차적 책임은 집권여당인 민주당에 있다. 야당의 협조가 없으면 원만한 국정 운영은 기대하기 어렵다. 홍 신임 원내대표는 취임 일성에서 "국정을 주도하는 책임 여당의 원내대표가 되겠다"며 집권여당으로서 책임을 강조했다. 더불어 "국회가 이렇게 계속 파행으로 가선 안 된다"며 국회 정상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밝혔다고 한다. '식물 국회'에 대한 국민의 따가운 시선을 의식한 발언으로 보인다. 홍 원내대표는 꼬일 대로 꼬인 정국의 실타래를 풀어내는 과제를 안고 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8/05/11 15:39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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