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석학들이 보는 금융위기 '탈출구'>
세계지도자포럼서 다양한 해법 제시(서울=연합뉴스) 이정진 유현민 기자 = 건국60주년을 기념해 30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세계지도자포럼에서 전 세계의 경제석학들은 리더십 회복, 감독체제 확립 등 세계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나름의 해법을 제시했다.
또 지금의 경제위기가 아시아, 특히 한국에는 제대로 대응하면 국제 금융시장에서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라는 의견을 제시하는 이들도 많았다.
다음은 석학들의 발언 요지.
◇ 존 쏜튼 미 브루킹스 연구소 이사장(전 골드만삭스 회장) = 금융위기는 리더십의 위기라고 생각한다. 특히 민간분야의 금융기관에서 더욱 그렇다. 금융위기에서 아직도 존재하는 문제가 은행이 대출을 받을 것이냐 마느냐는 것인데 미국의 은행을 보면 미국 정부가 시장에 자금을 투입하고 이를 보증해도 은행은 대출을 꺼리고 있다. 유연하지 않은 것이다. 은행은 사회의 진보라는 공공목적을 위해 존재하니 은행의 지도자는 정부 관료와 비슷한 역할을 해야 한다. 미국의 새 대통령이 선출되고 재무장관을 임명했을 때 `아, 이 사람이면 되겠구나'라는 확신이 생겼으면 좋겠다. 지도자가 너무 늦게 움직여서는 아무런 발전이 있을 수 없다. 위기가 있을 때는 행동하지 않을 여유가 없다.
◇ 데이비드 노트 두바이 금융감독청장 = 한국이 현 상황을 방치해 1998년과 같은 금융위기가 재현되도록 해서는 안 된다. 한국의 금융위기 대처 전략에 있어 독립적인 감독제도를 만드는 것이 중심축이 돼야 한다. 효과적인 감독제도가 만들어지면 증권시장을 안정화하는데 기여할 것이다. 국가적 합의를 통해 규제체제를 다듬어야 한다. 일부 국가에서는 규제가 시중 은행에만 집중돼 있고 투자은행이나 헤지펀드 등에는 손길이 닿지 않는다. 리스크를 총체적으로 볼 가능성을 앗아가는 것이다. 세계적 금융기구도 은행, 보험 등 분야가 달라 총체적인 그림을 보지 못하고 있다. 모든 부분을 총괄할 수 있는 감독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금융위기가 한국에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효과적으로 대응한다면 한국 경제는 더 탄탄해질 수 있을 것이다.
◇ 데이비드 에드워즈 SC제일은행장 =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전략과 인재가 필요하고 리더십이 적시에 발현돼야 한다. 한국은 지난 외환위기에서 얻은 교훈 때문에 신중하며 그렇기 때문에 경제 건전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지금의 금융위기가 한국에는 국제 금융시장에서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기회다. 이번 위기로 한국과 아시아는 금융시장을 발전시키고 개선할 기회를 가지게 됐다. 한국은 이미 금융체제 재편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한국과 아시아는 세계 금융에 통합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얻게 됐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지금은 힘의 균형이 서양에서 동양으로 이동하는 시기라고 생각한다.
이번 금융위기에서는 몇 가지 배울 점이 있다. 리스크 평가방안이 개선돼야 하며 중장기적으로 새로운 금융체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과제를 깨닫게 해줬다. 또 금융 감독은 감독은 최대로 하되 규제는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효율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미래에 어떤 규제와 감독이 필요할지 전향적으로 보는 것도 필요하다.
◇ 티에리 드 몽브리알 프랑스 국제관계연구소장 = 경제위기가 점점 심화된다면 정치적으로도 큰 어려움에 빠질 수 있다. 중국 공산당 정권의 정당성은 경제성장으로 유지된다고 볼 수 있는데 그렇지 못하다면 정치적으로도 생각하지 못할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최근 몇 개월간의 상황을 보면 시장경제에 대한 신뢰가 손상됐고 이는 민주주의에 대한 신뢰가 손상됐음을 의미한다. 리더십이 중요하기는 하지만 리더 한 두 명이 잘한다고 지금의 상황을 타개하지 못하며 시스템이 잘 돌아가야 한다.
세계의 체제는 다변화돼 더 이상 조지 부시 미 행정부가 이끄는 일방주의적 세계 체제는 유지될 수 없다. 국제통화기금(IMF)과 유엔의 역할이 강화될 것으로 생각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지역차원에서의 공조체제가 필요하다.
◇ 수린 핏수완 아세안 사무총장 = 10년 전 금융위기가 아시아 전 지역을 휩쓸고 갔다. 우리는 당시 함께 대응해야 한다는 것을 배웠으며 위기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 같다. 우리가 공동으로 뭉쳐서 서로 팔짱을 끼고 우리 지역을 수호하고 방어하는 것이다.
앞서 여러분이 말씀하신 것처럼 우리 지역에 기회가 왔다. 지난 몇 년간 아세안+3 국가의 정상들이 모여 통화를 스와프해 위기에 대응하기로 하고 그 한도를 800억달러로 정했다. 이뿐만 아니라 전체 13개국의 외환보유고의 일부를 모아 유동성을 공급하는데 사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아마 2천억 달러 이상의 규모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서구에서 온 쓰나미를 잘 견뎌야 한다. 아시아의 궁극적인 과제는 계속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국제체제에서 더 많은 책임을 지는 것이다. 이제는 세계에 우리가 어떻게 기여할 것인가를 고민할 때다.
◇ 장 핑 아프리카연합 집행위원장 = 60년전 한국은 가나를 비롯한 아프리카 국가와 비슷했지만 짧은 기간에 세계 12위 경제 대국으로 성장했다. 일관성 있는 정책과 그 정책에 대한 합의, 정책에 대한 개방적 자세 때문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현재 빈곤국가들이 처한 상황은 하루 아침에 해결할 수 없으며 금융위기로 더 큰 어려움에 처했다. 식량위기와 석유위기 등이 개발도상국, 특히 아프리카 국가들에게 더 큰 부담이 되고 있다. 개발도상국 처지에서 봤을 때 앞으로 적절한 조치를 취해 투자와 일자리를 더 창출해서 경제성장을 이루고 빈곤을 경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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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08/10/30 17:06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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