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글리츠 "감세, 美경기부양에 도움 안돼"
(서울=연합뉴스) 이연정 기자 = 차기 미국 행정부가 집행할 8천500억달러 규모의 경기부양책 중 상당부분이 감세를 통해 이뤄질 것으로 보이자 저명한 경제학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미 컬럼비아대 교수가 16일 감세 반대 입장을 밝혔다.2001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이기도 한 스티글리츠 교수는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에 "감세로 미국의 경기진작 기회를 놓치지 말자"는 제목의 기고문을 실어 감세보다는 직접적인 재정 투자를 통해 경기 부양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이 기고문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인은 지난주 '감세가 사회 기반시설에 대한 투자보다 비효율적일 수 있다'고 말하면서도 경기부양책의 40%를 감세로 채울 것이라고 발표했다"며 오바마 정부가 감세 정책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가계 부채가 산더미처럼 늘어난데다 퇴직 연금도 줄어들고, 집값이 바닥을 모르고 추락하는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는 감세→소비 증가→경기 활성화로 이어지는 선순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또 그레그 맨큐 전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을 포함한 부시 행정부의 경제 자문단이 '놀랍게도' 감세가 경기 부양에 효과가 있다고 믿어왔지만, 그 근거자료로 사용된 크리스티나ㆍ데이비드 로머 UC 버클리대 교수의 논문은 오래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것이어서 현 상황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단언했다.
따라서 오바마 행정부는 재정적자만 늘린 부시 행정부의 감세 정책을 이어받기보다는 사회기반시설 및 교육ㆍ기술 개발에 대한 투자, 재정적자에 시달리는 주(州)정부에 대한 구제금융, 실업자 지원 대책 강화 등을 통해 경기부양에 나서야 한다고 스티글리츠 교수는 충고했다.
일례로 실업자에 대한 수당 인상, 건강 보험 혜택 강화를 단행하면 생계 곤란으로 붕괴될 위험에 처한 많은 가정을 구할 수 있으며, 생활고에 따른 주택 압류 처분(포어클로저)을 줄일 수 있게 되는 등 다양한 부가 효과가 생긴다는 것이다.
또 재정적자에 시달리는 주정부에 대한 구제금융을 단행할 경우 구제금융 규모의 30% 정도는 주세 인상을 늦추는 데 쓰인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도 그는 소개했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감세 정책이 효과를 발휘하는 경우는 극빈층을 상대로 할 때와 감세로 절감한 비용을 투자로 돌리는 조건으로 기업에 감세 혜택을 제공할 때뿐이라면서, 차기 정부가 교육ㆍ기술 투자와 같은 '미래의 생산성을 높이는 사업'에 투자해야 한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rainmake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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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09/01/16 15:42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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