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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스트롱 '황제의 귀환'..8번째 우승?>
랜스 암스트롱(AP=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 세계 최대의 도로일주 사이클 대회인 투르 드 프랑스가 4일(이하 한국시간) 개막해 모나코, 프랑스 등을 돌며 화려하게 펼쳐지고 있다.

   대회에는 유럽, 미국 등 세계 최고의 기량을 갖춘 20개 프로 사이클팀이 참여했다. 2007년 대회 우승자인 알베르토 콘타도르(스페인) 등 180명의 선수가 개인 종합 1위에게 돌아가는 '옐로 저지'를 차지하려고 경쟁한다.

   전 세계의 미디어와 팬들은 이 중에서도 '사이클 황제' 랜스 암스트롱(38.미국)의 일거수일투족에 주목하고 있다. 1999년-2005년 사상 처음으로 이 대회 7년 연속 우승을 차지한 암스트롱이 올해 또다시 정상에 도전했기 때문이다.

   ◇초반부터 '잘 달린다'
암스트롱은 세간의 관심에 호응이라도 하듯 초반부터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암스트롱은 8일 대회 4구간에서 소속팀 아스타나에 구간 독주 경기 우승을 안기며 개인 종합 순위에서도 간발의 차이로 1위를 쫓고 있다.

   암스트롱은 이날 현재 개인 종합 순위에서 1위를 달리는 스위스의 파비앙 캉셀라라(10시간38분7초)를 0.2초 차로 추격하고 있다. 2구간까지 개인 종합 10위에 머물렀던 암스트롱은 3구간부터 박차를 가해 3위로 뛰어올랐고 이제 정상을 눈앞에 두고 있다.

   4구간은 팀 타임트라이얼(구간 기록 측정 독주 경기) 형태로 진행됐다. 선수들은 한꺼번에 뭉쳐서 달리지 않은 대신 시간 차이를 두고 출발해 몽펠리에 인근 39㎞를 차례로 달렸고, 아스타나가 46분29초로 1위를 차지했다.

   암스트롱은 "투르 드 프랑스는 아주 긴 레이스"라며 "이제 나에게는 한 번 남은 경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암스트롱은 또 "12개월 전 나는 옐로 저지를 꿈꿨고 쉽게 가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며 "하지만 6개월 전부터는 '내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근 발간한 책에서 수 차례 우승한 개인 경험을 내세우며 지난해 대회 우승자 카를로스 사스트레(스페인)를 깔본 것에 대해 사과했다. "지난해 투어에서 인상적인 경기를 펼친 사스트레에게 무례를 범한 것은 잘못한 일"이라고 밝혔다.

   ◇8번째 우승하나
이번 대회는 27일까지 21구간에 걸쳐 펼쳐진다. 이탈리아, 스페인, 스위스 등 총 3천500㎞를 달려야 하는 '대장정'이라 벌써부터 섣불리 우승 가능성을 점치기에는 이르다.

   또 중후반에 펼쳐지는 산악 구간도 변수다. 해발 2천473m의 콜 뒤 그랑 생 베르나르산을 포함해 알프스 산맥, 피레네 산맥, 보주 산맥 등에 걸쳐진 20개 봉우리를 넘어야 한다.

   암스트롱은 7년 연속 우승하며 강철같은 체력을 과시했지만 마지막 우승컵을 안은 지 이미 4년이나 흘렀다. 30대 후반의 나이에 접어든 암스트롱이 경기 중후반 '세월의 무게'를 이겨 낼 수 있을지 미지수다.

   또 암스트롱은 이 대회에서 팀 리더를 맡지 못했다. 대신 콘타도르가 리더로 나섰다.

   리더를 맡으면 동료의 도움을 받아 페이스를 조절하며 체력을 비축할 수 있는 등 여러 이점이 있다. 암스트롱으로서는 오히려 콘타도르와 눈에 보이지 않는 경쟁을 하며 레이스를 펼쳐야 하는 상황을 맞은 셈이다.

   암스트롱은 지난 3월 경기 도중 빗장뼈가 부러졌다. 투르 드 프랑스를 앞두고 작은 대회에 출전하며 경기 감각을 익히려고 애쓴 암스트롱이 부상 후유증을 완전히 이겨냈는지도 지켜봐야 할 일이다.

   이런 변수를 고려해도 암스트롱은 우승 가능성이 가장 높은 선수로 꼽힌다. 워낙 우승 경험이 많아 경기 운영 능력이 탁월한데다 체력도 일반 선수들보다 훨씬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삶의 역경을 딛고
암스트롱의 삶은 한 편의 드라마 같다. 7년 연속 투르 드 프랑스에서 우승하며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이면에서는 고환암과 싸우는 등 큰 어려움을 겪었다.

   암스트롱은 1996년 고환암이 폐와 뇌까지 번졌다는 진단을 받았다. 암 3기라 생존 확률이 희박하다는 판정이었지만 한쪽 고환과 일부 손상된 뇌조직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으며 삶의 의지를 불태웠다.

   이후 그는 폐기능이 크게 떨어져 선수생명이 끝날 수 있는 위험을 무릅쓰고 화학요법 치료까지 받았다. 고된 재활훈련을 거쳐 1998년 사이클에 복귀했고 1999년부터 투르 드 프랑스를 7연패하는 신화를 만들었다.

   2005년 은퇴한 암스트롱은 뉴욕 마라톤과 보스턴 마라톤에 참가했고, 자신의 이름을 딴 암 퇴치 재단을 설립해 암과 싸우는 데 앞장서 왔다. 2007년에는 한국을 찾아 난치병 환자를 만났고 투르 드 코리아 대회도 참관했다.

   암스트롱은 지난해 8월 미국에서 열린 산악자전거(MTB) 대회에 출전하면서 도로사이클 복귀를 결심했다.

   당시 암스트롱은 "이 대회가 나의 엔진을 다시 뛰게 만들었다"며 "8번째 투르 드 프랑스 우승에 도전하고 싶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암스트롱은 지난해 9월 현역 복귀를 선언하면서 "올해에만 세계적으로 800만 명이 암으로 숨졌다"며 "사이클을 통해 전 세계에 암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싶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cool@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09/07/08 11:04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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