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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플루보다 무서운 `수업일수'>(종합)
춥다 추워
(광주=연합뉴스) 형민우 기자 = 2일 광주전남 지역에 한파주의보가 내려져 쌀쌀한 날씨를 보인 가운데 광주 광산구 신창동의 한 초등학교에 학생들이 비를 피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2009.11.2
minu21@yna.co.kr

방학 단축될 듯…휴반결정 철회 해프닝까지
"학생 건강보다 수업 몇시간이 더 중요한가"

(서울=연합뉴스) 이준삼 기자 = 교육당국이 신종플루 확산에 따른 휴업(휴교) 기준을 제시하는 등 새로운 대책을 내놨지만, 강화된 휴업 기준과 법정 수업일수 부족 문제 등이 일선 학교의 혼란을 부채질하고 있다.

   특히 휴업 등으로 수업일수를 채우지 못하게 된 학교는 겨울방학을 단축하는 계획까지 수립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서울의 일부 학교는 환자가 속출하자 휴반을 결정하고서도 수업일수를 채우지 못할 것을 우려해 뒤늦게 결정을 취소하는 소동도 빚었다.

   ◇"휴업 지침 현실성 없어" = 2일 교육당국에 따르면 전국 16개 시ㆍ도교육청은 한 학급에서 확진환자가 10∼20% 또는 확진ㆍ의심환자가 25∼30% 이상 발생하면 학교장이 휴반 등의 조치를 하도록 하는 내용의 지침을 마련해 시행 중이다.

   그러나 이 기준에 따르면 부분휴업 혹은 전체휴업할 수 있는 학교는 극히 제한되는 것으로 지적됐다.

   서울시교육청의 `신종 인플루엔자 발생 및 조치 상황'(10월23일 오후 1시 기준)을 보면, 당일 기준으로 부분 또는 전체휴업을 결정한 학교는 모두 91곳이지만 이들의 평균 전체 확진환자수(누적집계)는 11.5명에 불과했다.

   전체 확진환자가 10명이 채 안 되는데도 대부분 부분휴업했고 확진환자가 20명 이하임에도 전체휴교를 결정한 학교가 10여 곳에 달했다.

   시교육청이 지난달 31일 새로 내놓은 휴업 기준인 `확진환자 10% 이상 혹은 의심환자 25%' 기준에 따르면 휴업 자체가 사실상 불가능한 셈.

   기준에 미달해도 `학교장 자율에 따라 휴업을 정할 수 있다'는 단서를 달기는 했지만, 기준을 벗어나 휴업을 결정할 수 있는 학교는 거의 없을 것이라는 게 교육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감염내과 전문의 사이에서는 학급당 10∼20% 이상 확진환자가 발생한 다음 휴반, 휴교 등의 조치를 취하는 것은 감염 확산 방지에 효과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각 교육청의 휴업 지침이 신종플루 확산 방지보다는 오히려 감염 확산에 따른 수업 결손 방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수업 부족 학교 방학단축 `위기' = 초중등교육법에 따르면 초ㆍ중ㆍ고교의 법정 수업일수는 연간 220일이 원칙이며 주5일 수업, 천재지변, 연구학교 운영 등에 따라 10%까지 감축할 수 있다.

   따라서 198일은 어떤 경우에도 수업해야 하며 이를 채우지 못하면 방학 단축 등의 방법을 써서라도 수업 날짜를 확보해야 한다.

   사이버학습으로 수업을 보충하는 방안은 개별학생이 수업을 빠질 상황에 해당하는 것이어서 전체 학년이나 학교 휴업에는 적용될 수 없다는 게 교육당국 입장이다.

   특히 서울시교육청은 내부지침으로 관내 학교가 채워야 할 수업일수를 `205일 전후'로 규정해, 현재 시교육청이 시행령에 규정된 `마지노선'인 198일까지 낮추려 관련 지침 개정 작업에 착수했다.

   교과부 관계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198일을 못 채우는 학교는 대부분 방학을 단축하는 계획을 세우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적지않은 학교에서 겨울방학 단축이 현실화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 관계자는 "겨울방학과 봄방학을 합치면 38일 정도 된다. 그것도 다 까먹는 심각한 상황이 오리라고는 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수업일수 부족에 휴업 취소 소동도 = 일부 학교에서는 휴반을 결정했다가 수업일수 부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뒤늦게 취소하는 소동도 벌어졌다.

   최근 서울 송파구 A중학교에서는 학년별로 3개 학급에서 확진환자가 속출하자 해당 학급의 휴반을 결정했다가 뒤늦게 교사회의를 통해 취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A중 교장은 "수업시수 보강이 어렵다고 교사들이 호소해왔다. 건강한 아이까지 쉬게 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많아 휴업 당일 오전 귀가시켰다가 오후 다시 등교시켰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해당 학교의 한 학부모는 "한 학급 30명 중 10명 정도가 집으로 돌아가는 상황에서 애들이 불안해 수업이 제대로 되겠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일선 고교에 근무하는 한 여교사는 "최근 한 담임교사가 신종플루에 걸려 일주일 내내 수업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했는데, 주변 교사들은 건강을 걱정하기보다는 오히려 수업진도를 나가지 못하게 된 점을 안타까워했다"고 전했다.

   모 중학교 교장은 "한 번 휴업 조치를 했다가 부족한 수업 날짜를 채우느라 크게 고생했는데 또 문을 닫으면 대책이 없다"며 교원단체에 하소연하기도 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김동석 대변인은 "미국 등은 천재지변시 수업일수 확보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피해 방지에 주력하고 있다"며 "학교가 수업일수 부담으로 휴교를 꺼리는 현상이 나오는 만큼 조속히 통일된 대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js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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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09/11/02 17:06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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