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FC챔스리그 > 포항 `한국 천적' 넘고 정상에
우승 트로피를 높이 치켜든 포항 스틸러스(AP=연합뉴스)

(도쿄=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프로축구 포항 스틸러스가 2009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 한국 클럽팀으로 지난 2006년 전북 현대 우승 이후 3년 만에 타이틀을 차지하며 사우디아라비아의 강호 알 이티하드와 질긴 `악연'을 끊었다.

   포항은 7일 오후 일본 도쿄 국립경기장에 열린 알 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노병준의 프리킥 선제골과 김형일의 결승 헤딩골에 힘입어 한 골 만회에 그친 알 이티하드를 2-1로 제압하며 다음 달 열릴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출전권을 따냈다.

   포항의 우승은 `한국 천적' 알 이티하드에 기분 좋게 설욕했기에 가치가 더욱 크다.

   1927년 제다를 연고로 창단한 알 이티하드는 사우디아라비아 리그에서 알 힐랄(11회)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8차례나 우승을 차지했고,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2004년과 2005년 거푸 챔피언에 오른 강호다.

   K-리그와 알 이티하드의 악연은 199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전남은 그해 4월 일본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1998-1999 아시안 컵위너스컵 결승에서 알 이티하드를 만났다. 아시안 컵위너스컵은 각국 FA컵 우승팀이 참가하는 대회다.

   당시 전남은 노상래가 두 골을 터트리는 등 선전했지만, 연장 전반 14분 골든골을 내줘 2-3으로 졌다.

   전반 36분 수비수 마시엘이 퇴장당하고 박철우 등 골키퍼 2명이 차례로 다쳐 후반 9분부터는 수비수 주영호가 골문을 지키는 등 우여곡절 속에서 결국 무릎을 꿇었다.

   아시안 클럽선수권과 아시안 컵위너스컵, 아시안 슈퍼컵을 통합해 지난 2002년 8월 첫발을 내디딘 AFC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알 이티하드의 훼방은 계속됐다.

   K-리그 팀들은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아시아 무대 최강자로 군림했지만 유독 AFC 챔피언스리그에서는 우승과 인연이 없었는데, 알 이티하드가 한 몫 단단히 했다.

   성남 일화와 전북 현대가 출전한 2004년. 두 팀은 조별리그에서 각각 1위로 8강에 올랐으나 전북은 준결승에서, 성남은 결승에서 잇달아 알 이티하드에 덜미를 잡혀 우승이 좌절됐다.

   이듬해인 2005년에도 부산 아이파크가 4강에 올라 알 이티하드 앞에 섰지만 홈에서 0-5로 대패하고 나서 원정경기에서도 0-2로 져 결국 결승에 오르지 못했다.

   알 이티하드는 2년 연속 K-리그 팀을 꺾으며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이후 주춤했던 알 이티하드는 4년 만인 올해 다시 결승까지 올라왔다.

   아르헨티나 출신의 가브리엘 칼데론 감독이 이끄는 알 이티하드와 브라질 태생의 세르지오 파리아스 감독이 지휘하는 포항은 특유의 공격 축구로 불꽃 튀는 결승 대결을 펼쳤지만 우승컵은 결국 포항의 차지였다.

   포항이 마침내 한국 팀들을 중요한 순간마다 괴롭혔던 알 이트하드의 벽을 허물며 아시아 최강으로 우뚝 서는 순간이었다.

   chil8811@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09/11/07 21:05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