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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약2010> 기부를 사회 건전성 보루로
'기부천사' 김장훈(자료사진)

아직 `1회성 기부' 주류
`파이' 키우는 기부문화 선진화 모색해야

(서울=연합뉴스) 김태균 김승욱 기자 = 김장훈, 문근영씨 등 연예인의 숨은 선행과 고(故) 김수환 추기경의 각막 기증 등을 계기로 올해는 기부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예전보다 한층 높아졌다.

   그러나 나눔의 문화가 우리 사회의 버팀목이 되기에는 아직 역부족이란 지적이 많다.

   기부 문화의 토대가 되는 개인 기부가 부진하고 연말연시 일회성 쾌척이 지나치게 많다는 얘기다.

   평범한 사람들이 어려운 이웃을 위해 지갑을 열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 기부의 '파이'를 키워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제안이다.

  
◇ '기업 의존' 기부도 성장 한계 =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1999년부터 2008년까지 집계된 모금 총액에서 개인 기부금은 36.3%에 그쳤다.

   통상 개인과 기업 기부가 7대 3 비율을 이루는 선진국과 달리 60%가 넘는 비중을 기업에만 의존해 성장 가능성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공동모금회에 모인 기부금은 1999년 213억원에서 2002년 1천17억원, 2005년 2천177억원, 지난해 2천900여억원(잠정) 등으로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다.

   그러나 최근 3년만 봐선 상황이 달라진다. 2007년 2천673억원, 2008년 2천703억원 등 2천억원 후반대를 오르내리는 정체가 계속됐다.

   모금회의 김효진 홍보실장은 "2천억원대를 넘기면서 전체 증가세가 크게 둔화했다. 새로운 기부원을 만드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기업 기부는 경기에 큰 영향을 받는 게 단점.

   한양대 경영학과 전상경 교수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코스피와 코스닥에 상장된 국내 기업 1천618곳의 평균 기부액은 2008년 8억원에서 경기 불황이 심해진 작년 상반기엔 6억9천200만원으로 하락했다.

  
◇ 한사람 한사람 기부가 산을 이룬다 = 무엇보다 제도를 개선해 개인의 상시 기부를 늘려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부유한 사람이 주식이나 부동산을 사회에 환원할 때 세제 혜택을 많이 주고 노인들의 기부 결정을 돕는 상담 프로그램 등을 마련해 기부 수요를 늘려야 한다는 것이다.

   정무성 숭실대 사회복지대학원장은 "편법 증여 수단으로 기부를 악용하던 일부 부유층에 대한 불신으로 선의의 기부를 막진 말아야 한다"며 "개인이 자선재단을 만드는 것도 적극적으로 장려해야 개인기부가 늘어난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은 노인에게 의사나 변호사가 건강 및 법률 상담을 해주면서 기부 절차를 설명하는 관행이 정착돼 있다"며 "이런 길을 터야 소극적인 사람들이 기부에 관심을 돌리는 선순환이 일어난다"고 덧붙였다.

  
◇ 기부 공로 인정해야 = 부자나 기업의 기부 사례를 두고 '다른 꿍꿍이가 있다'며 깎아내리는 문화를 고쳐야 한다는 지적도 많다.

   박태규 아름다운재단 기부문화연구소 소장(연세대 상경대 학장)은 "한국은 무엇보다 돈을 어떻게 벌었느냐를 많이 따지는데, 재산을 사회에 환원한다면 일단 그 결정에 손뼉을 쳐줄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가족의 반대와 개인적 욕망에 맞서 기부를 결정한 공적은 긍정적으로 인정해 기부자와 후손에게 더욱 많은 존경과 배려를 보장해야 한다는 것.

   한양대 전상경 교수는 대기업이 사회공헌을 하면 국내 소비자들은 이를 얄팍한 상술로 보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렇게 되면 회사가 공헌해도 고객의 호감을 사기 어렵다고 판단, 기부를 꺼리는 상황이 빚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전 교수는 "사실 기부도 이윤창출을 위해 벌이는 일종의 상술이지만 그런 목적을 자연스럽게 이해해야 한다. 오히려 공헌을 많이 하는 기업의 상품을 조금이라도 더 사주는 분위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재미있는 기부 캠페인 만들자 = 올해를 '기부 마케팅' 원년으로 삼자는 제안도 나온다.

   사회 이슈에 맞는 기획 캠페인과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응용 프로그램)을 응용한 모금 등 색다른 '기부 상품'을 개발해 모금 참여율을 높이자는 것이다.

   예컨대 아름다운재단은 작년 11월 '희망은 지지 않습니다'는 문구가 새겨진 낙엽 1만여장을 서울 시내에 뿌려 기부를 장려하는 이색 계절 캠페인을 벌였다.

   또 서울 강남구청은 거리의 터치스크린을 누르면 휴대전화 인증으로 손쉽게 소액 기부를 할 수 있는 미디어 폴(Media Pole)을 선보여 호평을 받기도 했다.

   예종석 한양대 경영대 학장은 "사람들의 선의만 기다려선 안된다. 대학과 기부 단체가 '비영리 마케팅'에 대한 공동연구를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조흥식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자신의 재능을 이웃을 위해 쓰거나, 재해 현장에서 봉사하는 등의 활동을 장려해 기부란 의미의 범위를 넓혀야 한다"며 다양화의 원칙을 강조하기도 했다.

   tae@yna.co.kr
kind3@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09/12/23 06:03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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