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약2010> 노사관계…대립에서 상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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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고속, 노사상생협력 공동협약 체결(자료사진) 금호고속, 노사상생협력 공동협약 체결 (서울=연합뉴스) 4일 구로아트밸리 예술극장에서 노동부 주최로 열린 '노사브라보 한마음 대회'에서 금호고속 이원태 사장(왼쪽)과 이재덕 노동조합 위원장이 노사상생협력 공동협약을 체결 후 손을 맞잡고 있다. 이날 행사에서는 최준섭 서울지방노동청장이 참석한 가운데 '노사상생 양보교섭 우수사례발표회'와 '양보교섭 인증서 수여식'이 진행됐으며 금호고속은 63년 무분규 사업장을 만들어갈 수 있었던 사례를 중심으로 발표해 노사상생의 해법을 제시했다. 2009.12.5 photo@yna.co.kr |

노사 대승적 차원서 인식전환 선결과제
(서울=연합뉴스) 국기헌 기자 = 세계화와 지식정보화 흐름이 거세지면서 노사간 신뢰와 협력, 작업장 혁신과 고용안정 등 노사 상생 협력 모델을 구축하는 것이 기업 생존의 필수조건이 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여전히 노사분규로 말미암은 근로손실 일수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의 2배에 달하는 등 주요 선진국보다 많은 사회적 비용을 지출하는 것이 현실이다.
새해에도 노조법의 구체적 시행방안을 놓고 갈등과 대립할 여지가 여전히 많기는 하지만, 안정적인 노사관계를 바탕으로 생산성 향상과 경쟁력 강화에 집중함으로써 국력 낭비를 막고 여진(餘震)이 계속되는 글로벌 금융위기에 효과적으로 대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노사 협력 없이는 기업 경쟁력도, 근로자 고용안정도 없다는데 인식을 같이해 갈등의 소지를 미리 해결하는 식으로 노사관계 패러다임의 전환이 절실한 시점이다.
◇ 신(新) 노사문화 토대 '복수노조ㆍ타임오프' = 2009년 국내 노동계는 비정규직 고용기간 제한, 복수노조 허용, 노조 전임자 무임금 등 3가지 쟁점을 놓고 노사,노정, 노노 간 갈등과 내홍이 끊이질 않았다.
비정규직 근로자의 고용기간을 제한하는 기간제법의 7월 시행과 복수노조 허용 및 노조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 조항이 담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의 내년 시행을 앞두고 혼란을 막는다는 명목으로 각 주체가 내놓은 해법이 첨예하게 부딪혔던 한 해였다.
노사정이 2012년 7월부터 복수노조를 허용하고 내년 7월부터 합리적인 노조활동이 위축되지 않도록 노조 전임자에게 유급 근로시간 면제제도(타임오프)를 적용하기로 최근 합의하면서 노동운동과 산업현장에 대변화가 예고된다.
공이 정치권으로 넘어간 뒤 여전히 공방이 이뤄지고 있기는 하지만, 법이 노사정 합의대로 개정되든, 정치권이 합의에 실패해 내년 1월부터 이들 조항이 자동시행되든 새해 벽두에는 복수노조 허용과 노조 전임자 무임금을 둘러싸고 각 주체 간 힘겨루기가 여전히 이어질 공산이 크다.
현재로선 한나라당이 노사정 합의를 토대로 노조법 개정안을 마련했지만 일부 조항을 두고 해석의 여지가 분분하기 때문.
노사정 각 이해주체가 내년 4월까지 이뤄질 시행령 제정 과정에서 조금이라도 유리한 조항을 포함하려 한 치 양보 없는 싸움을 벌일 태세다.
노사정 합의에 참여하지 않았던 민주노총이 총파업 등 장외투쟁을 벌이고 노조법 시행령 제정 과정에 불만을 품은 노사 중 한 세력이 노사정 합의를 전면 부정하는 사태도 전혀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복수노조 허용과 노조 전임자 무임금제 시행을 앞두고 극적인 합의를 이끌어 낸 노사정이 그간 쌓아온 신뢰를 바탕으로 합리적인 노조법 시행령을 제정, 선진 노사문화 정착의 기틀을 마련할 것이라는 기대도 적지 않다.
13년간 해묵은 숙제로 남아있던 복수노조와 전임자 무임금 문제를 풀고 노사관계 대전환의 물꼬를 튼 만큼 선진 노사문화의 틀을 갖추기를 바라는 국민적 요구가 그 어느 때보다 크다.
◇ 노사협력 희망의 싹 보였다 = 2009년 한해 쌍용자동차와 철도노조의 파업으로 노사관계가 극히 불안정했던 것처럼 비칠 수도 있지만 노사협력을 위한 희망의 싹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의 대량실업 경험을 토대로 지난 2월 도출된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민정 합의가 대표적이다.
노동계가 경제위기 극복 기간에 파업을 자제하고 임금동결, 반납 또는 절감을 실천하겠다고 선언하자 경영계는 부당노동행위를 근절하고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를 자제해 기존의 고용수준을 유지하겠다고 화답했다.
정부 역시 노사의 고통분담을 통한 일자리 유지 및 나누기 노력을 적극 지원하기로 약속했다.
중앙 단위의 합의 이후 16개 시도에서도 노사민정 협력 선언이 잇따랐다.
이에 따라 작년 11월까지 2천680건이었던 노사간 양보 교섭과 협력 선언이 올해 같은 기간에는 6천375건으로 2.4배 증가했다.
11월 현재 임금동결 및 삭감 사업장 수도 작년 464건에서 올해 2천120건으로 무려 356.9%나 급증한 점도 경제 위기 시대 공생공존을 도모하는 노사협력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노동부가 지난 7월 외부 분석기관에 의뢰해 전국 만 20∼65세 성인 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벌인 인식조사에 따르면 노사관계가 `대립적'이라는 응답자가 51.1%로 부정적인 인식이 우세했다.
그러나 노사관계의 변화를 예측하는 질문에서는 `협력적'으로 바뀔 것이라는 답이 29.7%로 더 부정적으로 변할 것이라는 대답(28.5%)보다 많았다.
◇ "이제는 상생과 협력으로" = 노동계 전문가들은 대립과 투쟁의 노사관계에서 벗어나 선진화된 상생ㆍ협력 관계를 구축하려면 이해 당사자 모두 대승적 차원에서 인식 전환에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노사가 법과 원칙의 준수 외에도 권리와 의무를 약속하는 협력적 동반자로 서로 존중하는 자율적 노사관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정부도 노사 자율이라는 대전제 아래 복수노조 허용과 노조 전임자 무임금 제도가 노동 현장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제도적 틀을 마련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최영기 경기개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사회적으로 책임 있는 노사관계 전환의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는 인식이 팽배해 있다"며 "노사정은 선진화된 노사관계로 나아가려면 법과 원칙의 준수 외에도 자율적 노사관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노사와 함께 내년 상반기 복수노조 및 타임오프제 시행과 관련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과정에서 두 제도가 적용된 이후의 노사관계 변화를 예측해 제도변화를 이끌어가야 한다"며 "정부의 정책 선도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은수미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노사정이 상생과 협력이라는 노동현장의 새로운 룰을 만들면서 최대한 헌법에 보장된 노동3권이 실질적으로 적용되도록 해야 한다. 복수노조 허용과 타임오프제를 시행하면서 노사정 합의의 효력이 공평하고 공정하게 작동돼야 노사관계 선진화가 앞당겨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노동시장에서의 불평등이 심화된 상황에서 노동시장의 공정성을 높이려면 사회안전망을 최대한 확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penpia21@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09/12/23 06:03 송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