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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쿼터제가 '입양아 적체현상' 부추긴다
서울의 한 사회복지회 일시보호소에서 직원 및 자원봉사자들이 입양을 기다리는 아기들을 돌보고 있다. (자료사진)

해외쿼터제가 '입양아 적체현상' 부추긴다
임시양육 아동수 급증..보호시설行 증가 우려
유보제로 입양기회 상실..별도 심의위 구성 필요

(서울=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정부가 2007년부터 해외입양 쿼터제를 도입해 해외입양 아동수를 인위적으로 해마다 10%씩 줄이고 있으나 국내입양은 제자리 걸음하고 있어 쿼터제가 입양아동 적체현상만 부추긴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입양을 기다리는 아동들이 양부모를 찾지 못하면 결국 고아원 등 보호시설로 보내지기 때문에 해외입양 쿼터제가 입양이 성사될 수 있는 아동들을 자칫 고아원 등 보호시설로 가게하는 부작용을 낳는다는 지적도 있다.
입양 알선기관에 맡겨진 아이는 5개월간 국내입양을 먼저 추진한 뒤 양부모를 찾지 못할 경우에 해외입양을 알선하는 5개월 유보제도 당초의 좋은 뜻과는 달리 실효성이 떨어져 해외입양 기회만 놓치게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10일 보건복지가족부에 따르면 국내입양 활성화를 통해 '아동수출국'이라는 오명을 벗고자 도입했던 해외입양 5개월 유보제와 쿼터제 시행 이후에도 국내 입양은 사실상 제자리 걸음하고 있다.

   제도 시행 첫해인 2007년 국내입양은 1천388명으로 전년보다 4% 증가했지만 이후 2008년 1천306명으로 줄었고 2009년엔 1천314명으로 거의 늘지 않았다.

   반면 해외입양은 쿼터제와 유보제로 2007년 1천264명으로 전년보다 30% 이상 줄었고 올해까지도 매년 감소하고 있지만, 국내 입양조건이 좋지 않은 아이들의 해외 입양이 늦어지고 해외에 입양 가정이 정해진 경우에도 아이들의 출국이 늦어지는 등 부작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입양기관 A 복지회 관계자는 "기관에 온 지 5개월이 지나 해외입양을 진행해 해외에 양부모가 정해져 서류 작업까지 끝났는데 쿼터제에 걸려 입양 절차가 늦어져 다음해까지 기다려야 하는 경우가 있었다"며 "아이를 빨리 입양하고 싶은 해외 양부모가 자초지종을 물으며 기관과 대사관에까지 전화해 문의했었다"고 말했다.

   국내입양이 늘지 않는 상황에서 정부가 인위적으로 해외입양을 제한하면서 아이들이 해외 가정으로 입양될 기회를 잃고 임시양육가정에 위탁됐다가 결국 보호시설로 옮겨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한 입양기관에서 임시양육하는 아동수는 2006년 318명에서 제도가 시행된 2007년에는 483명으로 50% 이상 늘었고 2008년 469명, 2009년 534명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또 입양을 원하는 국내 부모의 경우 건강한 여자 아이를 선호하는 현상이 뚜렷해 5개월 동안 국내에서 입양을 기다리는 유보제는 실효성이 낮다는 지적도 있다.

   입양기관 B 복지회 담당자는 "남아 아이거나 장애가 있는 아이, 친모가 임신 중 음주·흡연 이력이 있는 아이들은 국내에서 입양 선택을 받는 게 쉽지 않은 현실"이라며 "국내 입양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되는 아이는 해외의 부모라도 서둘러 찾아줘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아이를 위해서 더 좋은데 쿼터제와 유보제가 이를 막고 있다"고 말했다.

   한림대 사회복지학과 허남순 교수는 "국내에서 먼저 부모를 찾아주겠다는 정책의 취지에는 공감한다"면서도 "아이들 입장에선 하루라도 빨리 부모 품에 안겨 보살핌을 받고 안정을 취하는 게 바람직한데 이 제도로 희생되는 아이들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허 교수는 "별도 심의위원회를 만들어 국내 입양이 어렵다고 판단되는 아이는 5개월 유보 규정에 얽매이지 않고 해외입양을 추진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생각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보건복지가족부 담당자는 "우리 사회에는 해외입양에 관한 다양한 입장과 목소리가 존재하지만 정부에서는 국내입양 활성화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만큼 국내입양 활성 방안에 최대한 초점을 맞춰 정책을 펼 것"이라고 말했다.

   dkkim@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10/02/10 08:01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