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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기 추락 당시 선자령의 기상상황은?>(종합)
기체 잔해 수색 중인 군 장병들
(평창=연합뉴스) 유형재 기자 = 지난 2일 훈련 중 F-5 전투기 2대가 추락한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 선자령의 현장 부근에서 3일 군 장병들이 기체 잔해 등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2010.3.3
yoo21@yna.co.kr
http://blog.yonhapnews.co.kr/yoo21/

유족들 "악천후 훈련 강행"vs軍 "작전기상 조건에는 맞는 날씨"

(평창=연합뉴스) 이재현 이상학 기자 = 지난 2일 F-5 전투기 2대가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 선자령 정상에서 훈련 중 추락한 가운데 3일 "악천후 속 훈련 강행으로 사고가 났다"는 주장이 순직 조종사들의 유족들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어 당시 기상상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대관령 황병산에서 1㎞ 가량 떨어진 선자령의 기상상황은 전투기 추락사고의 원인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사고 당시 해발 1천157m 고지 '선자령(仙子嶺)'의 기상은 어땠을까?
추락 전투기에 대한 사고원인 규명에 나선 군 당국은 공군 제18전투비행단 소속의 F-5E/F 전투기 2대가 훈련 중 공중 충돌, 기상 악화, 조종 미숙, 엔진결함 등으로 추락했을 가능성을 열어 두고 조사중이다.

   사고 당일 낮 12시 20분께 강릉기지를 이륙한 전투기 2대는 5분 만에 강릉시 서쪽 20㎞ 상공에서 갑자기 레이더에서 사라졌다.

   이후 낮 12시 33분께 선자령 정상 부근에서 '꽝~'하는 굉음을 들었다는 등산객의 신고가 119 등에 접수됨에 따라 이륙한 지 10~13분 만에 사고가 난 것으로 추정된다.

   항공기상청 관측자료에 따르면 사고 직전인 낮 12시께 강릉 날씨는 초속 5.5m의 바람이 불고 있었고 사람이 육안으로 볼 수 있는 시정 거리는 10㎞, 구름은 관측지점에서 1천200m 상공에 옅게 깔려 대체로 양호한 기상상태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같은 시간 강릉시 서쪽 상공 즉, 백두대간 마금루(능선)인 황병산 인근 선자령은 순간 최대풍속 15.5m/s의 서풍(영동-> 영서)이 불고 있었다.

   시정은 황병산이 9㎞, 대관령이 7㎞인 것으로 관측됐다. 일반적으로 10㎞ 미만의 시정은 악기상에 해당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게다가 당시 선자령 일대는 관측지점에서 120m 상공까지 구름층도 형성돼 있었다.

   이 영향으로 선자령 능선의 등산로에 간간이 내리던 눈발은 강풍을 만나 심한 눈보라가 치는 악기상이었다는 게 기상청의 설명이다.

   이처럼 사고 당일 강릉지역과 황병산, 선자령 일대의 기상은 백두대간의 높은 고도차 탓에 극과 극의 변화무쌍한 날씨를 보였다.

   결국 강릉기지의 기상 여건은 대체로 양호했지만 해발 1천m가 넘는 백두대간은 강풍과 눈보라, 구름이 뒤엉킨 악천후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게다가 영서와 영동을 잇는 백두대간 주능선인 선자령 자락은 갑작스런 상승·하강 등 난기류가 잦아 수십 년의 비행 경력을 갖춘 베테랑 조종사들도 난색을 보이는 코스 중 하나다.

   강원경찰청 항공대 한 관계자는 "인근 지역이 맑은 날씨였다 하더라도 백두대간의 기후는 눈.비가 내릴 만큼 기후변화가 워낙 심하다"며 "자욱한 구름에 뒤덮이는 날이 많다 보니 여러 경험상 구름 속에서 사고가 났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전투기 추락 사고 현장을 찾은 유족들은 기상 악화로 인한 사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고 최보람(27) 중위의 삼촌인 곽규백(48) 씨는 "사고 당일 어 대위가 출격 전 전화를 통해 지인들에게 '악천후에 비행을 하는 게 이해가 안된다'며 불만을 토로했다는 말을 들었다"며 "이는 부대 측이 악천후 속에 훈련을 강행하다 사고가 발생했다고밖에 볼 수 없는 만큼 모든 수단을 동원해 실상을 밝히겠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공군 관계자는 "훈련 당시 공중의 시정은 4마일이었고 구름이 일부 있었지만 훈련비행하는 작전기상 조건에는 맞는 날씨였다"며 "현재 사고 원인을 여러 가지로 분석하고 있지만 아직 원인을 단정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군 당국은 전투기 추락사고에 대한 원인 규명을 위해 블랙박스 또는 음성기록 장치 수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jlee@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10/03/03 18:12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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