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폰트확대
  • 폰트축소
  • 인쇄
  • 트위터
  • 페이스북
  • 요즘
  • 미투데이
<'사상 최대 과기 프로젝트' 과학벨트란>
기초과학硏·중이온가속기 핵심…'과학·문화 융합 국제도시'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기자 = '창조적 연구환경 조성을 통해 세계적 두뇌가 모이고, 기초과학과 비즈니스가 융합된 국가성장네트워크.'
지난 2009년 정부가 마련한 '국제과학비즈니스과학벨트(이하 과학벨트) 종합계획'에 기술된 과학벨트의 개념이다.

   5조2천억원이 넘는 투자로 선진국 수준의 기초과학연구원과 대형연구시설인 중이온가속기를 짓고 중대형·융복합 기초과학연구를 진행하되, 과학·문화·예술이 함께 숨쉬는 국제적 정주 환경도 갖춰 세계적 석학들까지 끌어들이겠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연구 성과와 비즈니스를 연계, 결국 장기적 관점에서 국가 성장 잠재력을 키우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는 게 정부와 과학기술계의 설명이다.

   ◇기초과학연 50개 연구단 미래 원천기술 개척…단장이 연구 전권 = 기초과학연구원은 과학벨트의 핵심으로, 그 필요성은 우리나라 과학기술의 질적 수준이 양적 성과에 비해 아직 미흡하다는 반성에서 비롯됐다.

   실제로 2008년 기준 우리나라의 SCI(과학기술논문 인용색인)급 논문 수는 12위인데 비해, 논문 인용 정도는 30위 수준에 불과하다. 기초연구 역량 부족은 노벨상 수상 실적에서도 드러난다. 이웃나라 일본은 지금까지 15명의 노벨 과학상 수상자를 배출한 반면 우리는 전무하다.

   모델은 이미 20세기 초 선진국들이 설립한 종합 기초과학연구기관들이다.

   일본은 1917년 이화학연구소(RIKEN)를 세웠고, 2009년 현재 3천100여명의 인력이 산하 10개 연구소(해외 5개)에서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이 연구소에서만 무려 9명이 노벨상을 받았다.

   1948년 세워진 독일 막스플랑크연구협회(MPG)도 무려 19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냈다. 2008년 현재 1만3천600여명이 80개 연구소(해외 4개)에서 또 다른 노벨상 수상을 준비하고 있다.

   연구원은 원장과 이사회, 과학자문위원회를 중심으로 운영된다. 특히 연구분야 및 연구단장을 선임하는 과학자문위원회의 절반은 해외 석학으로 채워진다.

   연구원 산하에는 연구 테마 중심으로 독립적인 연구단들이 운영되는데, 본원에 절반 정도를 두고 나머지는 국내외 역량 있는 대학·연구기관 등에 사이트랩(Site-Lab) 형태로 배치된다.

   각 연구단은 연간 100억원 안팎의 연구비를 최장 10년 동안 지원받고, 특히 연구단장에게는 인력선정·평가·처우·연봉 등 연구 관련 전권이 부여된다.

   외국인 연구자 비율을 장기적으로 30% 수준까지 높이고, 박사후 연수과정생(Post-Doc)이나 대학원생 등 우수 신진 연구자를 적극 참여시킨다는 게 연구원 인력 운용의 기본 원칙이다.

   대덕특구에 기초과학연구원 본원이 들어서면 연구인력 확보 차원에서 한국과학기술원(KAIST),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 등과의 협력도 가능할 전망이다
◇새 원소 찾는 중이온가속기…노벨상 도전 = 기초과학연구원 본원과 함께 과학벨트 거점지구에 들어설 중이온가속기는 국제적 연구 네트워크 구축과 우수 인력 유치의 구심점이다.

   가속기는 기존 과학기술의 한계를 넘는 '프런티어 연구'에 꼭 필요한 장비로, 역대 노벨 물리학상 수상 연구의 20%가 이를 기반으로 이뤄졌다. 2009년 과학벨트 종합계획 확정에 앞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가장 많은 과학기술인이 과학벨트에 필요한 대형연구시설로 '가속기'를 꼽았다.

   중이온가속기는 원소번호 1, 2번인 수소와 헬륨보다 무거운 원소의 이온(중이온)을 가속하는 장치를 말한다. 빛에 가까운 속도에 이른 이온이 표적과 부딪히면 희귀한 동위원소(양성자 수는 같지만 중성자 수가 다른 원소)를 얻을 수 있다.

   최근 완성된 과학벨트기획단의 중이온가속기 개념설계 보고서에 따르면 과학벨트 중이온가속기(KoRIA)는 원형 및 선형 두 개의 가속기가 연결된 형태가 될 전망이다.

   KoRIA는 1.08㎢(약 32만평) 부지에 지름 10m의 원형가속기(사이클로트론)와 길이 약 700m의 선형가속기로 구성된다. 원형 및 선형 가속기는 모두 지하 약 10m 깊이에 설치된다.

   특히 세계 가속기 가운데 유일하게 원형과 선형을 이어, 원형가속기에서 생성된 희귀 동위원소를 다시 선형가속기에서 충돌시키면 또 다른 희귀 동위원소를 얻을 수 있게 설계된다.

   원형가속기는 70㎾(이온빔의 세기)로 양성자를 가속하고, 선형의 경우 400㎾ 출력으로 우라늄 같은 중이온을 가속한다. 이처럼 원소번호 1번 수소의 양성자부터 원소번호 92번의 우라늄까지 원소 주기율표상 모든 이온을 가속할 수 있는 것도 KoRIA의 장점이다.

   특히 대덕단지 내 원자력연구원, 핵융합연구소, 표준연구원,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등은 중이온가속기의 활용과 밀접한 기관들이다.

   중이온가속기 건설에는 6년 동안 약 4천600억원이 투입되고 운영비만 연간 5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완공은 2018년께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첨단 산업단지, 글로벌 정주환경 조성 = 과학벨트 거점지구에는 자족적 성장을 위해 첨단 산업단지도 조성된다. 특히 생명공학(BT)·정보통신(IT)·환경(BT)·나노(NT) 기술 등 연구·개발(R&D) 중심의 지식기반 산업과 기업을 집중 유치한다.

   과학고·자율형 사립고, 국내 우수 대학, 외국대학 분교, 산학연 연계대학원 등 수준 높은 교육환경도 갖춰 기업과 인력의 유입을 뒷받침한다.

   해외 우수 인력이 장기간 체류할 수 있도록 글로벌 정주환경을 조성하는 것도 과학벨트 성패의 주요 관건이다. 이를 위해 새 외국인학교를 짓거나 해당 지역 기존 외국인학교에 대한 지원을 늘리고, 외국인에게 주택을 특별공급하는 방안도 마련된다.

   과학벨트 거점도시는 과학자·연구자·기업 등 지식창조 주체들이 유비쿼터스 환경 속에서 자유롭게 정보를 주고받는 첨단정보도시(U-City)인 동시에, 친환경 교통수단과 함께 신재생에너지의 테스트 베드(시험대)로서 저탄소·녹색도시의 면모를 갖출 예정이다.

   아울러 과학문화카페·미술관·박물관·전문공연시설 등 국제적 수준의 문화예술 공간도 함께 갖춰 과학자·예술가·기업가들의 창의적인 발상과 소통을 유도한다.

  
<과학벨트에 들어설 중이온 가속기 조감도>
shk999@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11/05/16 11:36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