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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영 "'도가니' 수위 실제론 네 배">

영화 시사회 뒤 관객과 대화..배우ㆍ감독과 한자리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도가니'를 쓰고 2년이 지난 지금 영화화되면서 2년 전보다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분들이 공감해주시는 것을 보고 작가로선 행복하고 시민으로선 아주 불행한 상태입니다."
오는 22일 개봉하는 영화 '도가니'의 원작자 공지영은 19일 저녁 용산 CGV에서 인터파크 도서 주최로 열린 시사회 뒤 관객들과 대화를 갖고 "세 번째 봤는데도 또 울었다"며 이런 소감을 밝혔다.

   그는 "어느 정도 민주화된 사회에서 상류층이 형성하는 침묵의 카르텔, 서로 조금씩 봐주기가 우리 사회의 큰 문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썼는데, 그때보다 지금 훨씬 더 많은 분들이 여기에 공감하는 것 같다"며 우리 사회가 실제로 그렇게 된 것이 시민으로서 불행하다고 했다.

   소설 '도가니'는 교직원들이 청각장애 학생들을 성폭행한 '광주 인화학교 성폭력 사건'을 토대로 쓰였고 영화는 원작의 줄거리를 거의 충실히 반영하면서도 성폭력 묘사의 수위는 원작에 비해 낮다.

   공지영 작가는 "어느 법정 스케치를 다룬 신문 기사에서 발견하고 사건을 캐러 들어갔을 때 늪 속으로 빠져드는 것처럼, 무심히 한 발 디뎠는데 규모가 너무 엄청난 사건에 맞닥뜨린 기분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실제 사건은 영화의 수위보다 네 배 정도로 광범위하고 야만적이고 잔인해서 인권위 조사관이 혐오감에 치를 떨 정도였다"며 "그것을 다 쓰자면 내 소설이 너무 후지게 될까봐 많이 줄이고 피해자 수도 몇 명으로 줄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 영화가 불편한 영화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신이 인간에게 자동적으로 혐오라는 감정을 주었는데, 이런 점을 이용해서 가해자들이 약자를 철저하게 짓밟고 있단 걸 알게 하고 아무리 혐오스러워도 우리가 보고 있다고 말해주는 것이 이런 폭력을 막을 수 있는 방법 아닌가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도가니' 외에도 그의 작품 중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이 앞서 영화화한 바 있다. 국내 소설가 중 가장 많은 작품을 영화화시킨 작가다.

   그는 "내 작품이 스토리텔링이 강하기 때문이긴 한데, 잘 생각해보면 영화화하기에 녹록한 작품이 아니다. 송해성('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연출) 감독도 나중엔 나보고 심각하게 욕하더라(웃음)"라며 "아무래도 스토리텔링보다는 사회적으로 생각해 볼 만한 주제를 소설화하기 때문에 그렇게(영화화)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세 영화 중 뭐가 제일 마음에 드냐는 질문에 "첫 작품은 처음이라 좋았고 두 번째는 강동원이란 잘 생긴 배우가 나와서 좋았는데, 이번 '도가니'는 감독이 내 의도를 정확히 파악한 점과 공유란 배우의 발견이란 점에서 좋았다"며 "'도가니'가 세 작품 중 가장 마음에 든다"고 답했다.

   이날 시사회 뒤에는 주연배우 공유와 정유미, 황동혁 감독이 함께 참석해 관객들에게 인사했다. 영화의 주연배우와 감독, 원작자까지 모두 한 자리에 모인 것은 처음이었다. 공지영 작가는 배우들과 감독에게 만족감을 표시하며 먼저 악수를 청하기도 했다.

   영화가 개봉 전인데도 유료시사회만으로 벌써 9만 명에 달하는 관객을 동원한 데 대해 황동혁 감독은 "흥행을 생각하고 만든 영화는 아니지만 혹시라도 너무 안 들어서 묻혀버리면 이 실화와 관계되신 분들과 원작자에게 '내가 너무 영화를 못 만들어서 그런가' 싶을까봐 두려움이 항상 있었고 지금도 있는데, 아직까지는 조금 반응해 주시는 것 같아서 다행"이라고 안도했다.

   배우 공유 역시 "다 같이 진정성을 갖고 진실한 마음을 갖고 만든 영화이고, 메시지라고 하면 거창하고 그저 우리가 느낀 이런 것들을 함께 하고 싶었는데, 다행히 많은 분들이 함께 해주시고 있어서 누구보다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mina@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11/09/19 23:55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