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기 셈법 다른 남·북·러 가스관 프로젝트>
"아시아 에너지 시장 선점 둘러싼 치열한 경쟁"
(서울=연합뉴스) 안수훈 기자 = 북한을 통과하는 파이프라인을 통해 러시아산 가스를 한국이 공급받는 프로젝트가 관련국들간에 논의되고 있어 성사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물론 수년째 검토돼온 사안이지만 이명박 대통령이 최근 높은 관심을 보이고, 여기에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지난 8월 시베리아에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과 이 문제를 논의하면서 논의에 탄력이 붙고 있다.
남-북-러 연결 가스관 프로젝트가 관심의 초점으로 부상한 배경에는 우선 아시아 에너지 시장을 선점하려는 각국의 치열한 경쟁이 작용하고 있다.
한국은 8천억달러의 경제규모를 유지하면서 에너지의 96%를 해외에서 수입중인 가운데 중동석유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러시아의 천연가스 수입에 관심을 갖고 있다.
한국은 특히 작년 에너지 수입의 15%를 차지하는 170억달러 규모의 가스수입을 모두 탱커를 이용한 액화천연가스(LNG)로 수입함에 따라 파이프라인을 통해 러시아산 가스를 싼값에 수입하는 방안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허버그 연구원은 "한국은 중동으로 부터의 석유수입 의존도를 낮추기위해 20년간 에너지 수입원 다변화를 위해 애써왔다"면서 "이 차원에서 남북러 가스관 사업에 오랜기간 관심을 가져왔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남북러 가스관 사업에 대한 관심은 에너지 수입원 다변화 뿐 아니라 한반도 평화 등 동북아시아의 평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도 작용하고 있다.
한국정부 고위관계자는 "가스관 사업은 3국간 경제협력 뿐 아니라 동북아시아의 평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면서 다만 최대장애는 북한의 예측불가능성이며, 이에 따라 사업 성사를 위해서는 이 프로젝트에 대한 북한의 확고한 안전보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경제난 타개를 위해 부심하고 있는 북한으로서는 가스관 사업으로 통관료 수입을 올릴수 있고, 여기에 대외경제관계에 있어 과도하게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카드로 활용할수 있는 장점이 있다.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교수는 현금이 필요한 북한 지도부에게 가스관 사업은 개혁·개방 정책을 필요로 하지도 않고, 외국조류가 북한 내부로 흘러 들어올 염려도 없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사업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많은 분석가들은 북한이 이 가스관 사업을 정치·경제적 이익을 위한 지렛대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영국 왕립국제문제연구소 연구위원인 백근욱 박사도 그 문제가 매우 심각한 위협이 될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러시아 입장에서는 가스 수출국으로서 안정적인 수입원을 확보할 수 있는데다 동아시아 지역에서의 영향력을 증가시킬수 있는 장점이 있다.
특히 러시아산 가스의 주요 수입국인 중국이 최근 중·러간 가스가격 협상에서 자기 입장을 굽히지 않음에 따라 러시아는 남·북·러 가스관 사업을 이용한 한국카드를 중국 압박용으로 활용할 여지도 크다.
중국은 지난 6월 러시아와의 가스가격 협상이 깨진데 이어 지난 8월 북-러 정상회담에서 가스관 문제가 논의되자 세계 4번째 가스 보유국인 투르크멘으로 부터의 대규모 가스 수입을 발표하는 등 반격에 나서고 있다.
이에 맞서 러시아의 가스프롬은 한국가스공사와의 협상에 속력을 내고, 북한의 부채를 청산해주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허버그 연구원은 한국이 수입할 러시아 가스의 양이 대규모가 아니라는 점을 지적하면서 한국이 핵심 변수가 되지는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러시아는 중국시장을 움직이고 싶어하지만 중국은 가스공급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로볼때 러시아는 약간 과도한 플레이를 해온 느낌"이라고 꼬집었다고 영국 BBC뉴스 인터넷판이 26일 전했다.
ash@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11/09/26 16:16 송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