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선동열(49) KIA 감독이 일본프로야구 시절 '라이벌'이었던 사사키 가즈히로(44) 일본 TBS 야구해설위원과의 13년 만의 맞대결에서 완승을 거뒀다.
선 감독은 2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넥센타이어 한·일 프로야구 레전드 매치 2012' 경기에서 한국팀의 선발 투수로 나서 1이닝 동안 1안타 1볼넷을 내줬지만 삼진 2개를 곁들여 무실점으로 깔끔하게 틀어막았다.
최고 시속은 130㎞에 불과했지만 매 타자에게 초구 스트라이크를 던질 정도로 공격적인 피칭은 변함없었고, 전매특허인 명품 슬라이더는 여전히 위력적이었다.
첫 타자 이시게 히로마치를 유격수 앞 땅볼로 돌려세운 선 감독은 2번 토마시노 겐지에게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내줬다.
이어 3번 코마다 도쿠히로에게는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를 허용하며 1사 1, 2루의 위기에 몰렸다.
타석에는 통산 525홈런에 빛나는 일본의 전설적인 타자 기요하라 가즈히로가 들어섰다.
그러나 위기에서 '국보급 투수'의 위력이 드러났다.
선 감독은 4번 기요하라에게 초구에 스트라이크(124㎞)를 꽂아넣은 뒤 볼카운트 1B(볼)-2S(스트라이크)에서 바깥코스 낮은 쪽으로 크게 휘어져 나가는 슬라이더를 구사했고, 가즈히로의 방망이는 여지없이 허공을 갈랐다.

- 선발투수 사사키
- (서울=연합뉴스) 임병식 기자 = 20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넥센 한일 프로야구 레전드 매치 2012에서 1회말 일본팀 사사키 가즈히로가 공을 던지고 있다. 2012.7.20 andphotodo@yna.co.kr
반면 전날 기자회견에서"선 감독에게는 지지 않겠다"며 뜨거운 라이벌 의식을 드러냈던 사사키는 한국 타선에 4안타를 맞고 2실점했다.
사사키는 1번 이종범과 2번 전준호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한 뒤 3번 양준혁의 2루수 앞 땅볼로 선취점을 내줬다.
4번 이만수의 2루수 앞 땅볼로 이어진 2사 3루에서는 5번 김기태가 쳐낸 2루수 방면 깊은 타구가 내야 안타가 되면서 1점을 추가로 내줬다.
라이벌인 선 감독에게 지지 않을 정도의 실력을 보여주겠다는 공언했지만 몸이 따라주지 않았다.
두 선수의 라이벌 구도는 선동열 감독이 한국프로야구 무대를 평정한 뒤 일본 주니치 드래곤스에 진출한 1996년부터 형성됐다.
1996년 첫해 적응에 실패한 선 감독은 생존을 위해 터득한 포크볼성 싱커가 위력을 발휘하면서 1997년부터 폭발적인 세이브 행진을 이어갔다.
결국, 그해 두 선수는 모두 38세이브를 올려 센트럴리그 공동 1위에 올랐지만 구원승(3승)에서 앞선 사사키가 1승에 그친 선 감독을 제치고 구원왕 타이틀을 가져갔다.

- 한일 레전드 투수의 만남
- (서울=연합뉴스) 임병식 기자 = 20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넥센 한일 프로야구 레전드 매치 2012 사인회에서 한국팀 선동열 감독(왼쪽)과 일본팀 사사키 가즈히로(오른쪽)가 웃으며 대화하고 있다. 2012.7.20 andphotodo@yna.co.kr
1999년에는 선 감독이 28세이브로 19세이브에 그친 사사키보다 좋은 성적을 거두기도 했다.
사사키는 2000년에는 미국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아 시애틀 매리너스 소속으로 37세이브를 올리며 아메리칸리그 신인왕을 차지했고, 4년간 129세이브를 올렸다.
2000년 당시 선 감독은 메이저리그 진출과 일본에서의 선수 생활 연장 사이에서 고민하다 전격 은퇴, 둘의 경쟁도 끝이 났다.
그리고 13년이 흐른 지금 두 선수는 이번에는 역할을 바꿔 마무리가 아닌 선발투수로서 이날 한·일 레전드 매치에서 격돌했고 결과는 선 감독의 완승이었다.
한편 이날 경기 개시를 알리는 시구는 아시아 최초의 3천안타 주인공 장훈(하리모토 이사오) 레전드 일본팀 단장이 맡았다.
시타는 현 고양 원더스 감독인 '야신' 김성근 레전드 한국팀 단장이 담당했다.
시구자와 시타자 모두 각각 타자와 투수로서 야구판을 주름잡은 선수들이지만 한·일 프로야구 간의 특별한 행사가 열린 이날만큼은 역할을 바꿨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2/07/20 19:39 송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