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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의 풍경에서 느낀 향수…유미리 방북기>

'평양의 여름휴가' 출간 기념 방한

(서울=연합뉴스) 백나리 기자 = 재일조선인 작가 유미리(柳美里)는 기회 있을 때마다 이야기했다. 자신은 태어나면서부터 '데라시네(Deracine. 뿌리없는 풀)'였다고.

여동생과 남동생이 일본인과 결혼해 귀화했지만 유미리는 한 번도 귀화를 생각하지 않았다. 유미리는 45년간 살아온 땅에서 자신의 말마따나 '외국인'이다.

그러던 그녀가 2008년 처음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온 뒤 "마음이 조국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고 고백한다. 2010년 두 차례의 방북기까지 합쳐 출간한 '평양의 여름휴가'에서다.

한국을 열 번 정도 찾았던 작가가 북한을 첫 방문부터 조국으로 느낀다는 것에 대해서 한국 독자들은 서운함을 넘어 원망을 느낄 수도 있다. 6일 출판간담회차 한국을 찾은 작가의 대답은 이렇다.

"한국 방문 목적은 전부 업무였습니다. 천천히 산책하는 정도의 시간 여유도 없었습니다. 북한에 갔던 세 번은 모두 관광이었고 대동강 산책로를 걷거나 모란봉에서 곤충채집을 하거나 묘향산과 백두산을 오르며 시간을 신경 쓰지 않고 관광을 할 수 있었습니다."

남도 북도 아닌 일본에서, 그마저도 외국인으로 살아야 했던 작가의 인생에 북한이 '조국(祖國)'으로 스민 건 풍경 때문이기도 했다. 작가는 '풍경에 향수를 느끼다'라는 문장으로 답했다.

"한국은 방문할 때마다 풍경이 바뀌고 있지만 북한은 옛날의 풍경이 많아 조부모와 부모가 살던 당시의 조선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런 풍경 속을 걷고 있는 사이에 이국 생활 60년 세월의 차이가 묻히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수많은 방북기를 통해 우리는 가보지 않고도 북한의 곳곳을 알고 있다. 유미리의 방북기는 남도 북도 일본에도 속하지 못했던 재일조선인이 조국을 인지하고 경험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을 보여준다. 조국을 갖고 태어나는 평범한 행운도 없이 한반도 바깥에서 차별을 견디며 살아온 재일조선인에게 '당신의 조국이 남이냐 북이냐'를 따져 묻는 건 가혹해 보인다.

작가는 이렇게 말한다. "가교(架橋)라는 말이 있죠? 남과 북, 일본과 대한민국, 일본과 북한 사이에, 그 가교에 내 거처가 있는 것을 아닐까 생각하게 됐습니다. 가교는 조망이 좋고 어느 쪽으로도 오갈 수 있지만 바람과 파도의 영향을 그대로 받는 위험한 장소이기도 합니다. 가교에 서 있는 것은 나의 숙명이며 사명이어서 안전한 장소를 구하기 위해 다리에서 내려오려 생각하지 않습니다."

두 번째 방북 때 재회한 북측 안내자들은 첫 번째 방문 때의 송별회 때처럼 명태를 찢어 가장 맛있는 곳을 작가의 손바닥에 올려준다. 누가 봐도 조선인처럼 생겨서 일본에서 사는 내내 '데라시네'임을 자각했던 작가가 조선인들 사이에 섞여서 느낀 미묘한 떨림을 통해 모두에게 외면당해온 재일조선인의 역사를 생각하게 된다.

도서출판615. 318쪽. 1만5천원.

nari@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1/06 15:29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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