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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민 150만 시대의 그늘> ③ 방치되는 이주아동(끝)

국회 이주아동 권리보장 기본법 제정 공청회
국회 이주아동 권리보장 기본법 제정 공청회 (서울=연합뉴스) 국회인권포럼(대표의원 새누리당 황우여)과 국회다정다감포럼(대표의원 새누리당 이자스민), 20개 시민단체가 모여 결성한 '이주아동권리보장기본법 제정 추진 네트워크'는 3일 오전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이주아동 권리보장 기본법 제정 공청회'를 열었다. 2014.4.3 <<이자스민 의원실 제공>> <저작권자 ⓒ 2014 연 합 뉴 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의료·교육 제대로 못 받아…버려지는 아이도 많아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외국인·이주민 정책 중 가장 취약한 부분으로 이주아동 문제가 꼽힌다.

특히 한국에 이주노동자로 왔다가 불법체류하거나 난민으로 입국해 체류하게 되면 자녀 역시 등록이 안 된 상태에서 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여 마땅히 누려야 할 의료, 교육 등 기본 권리를 박탈당한다.

우리나라가 1991년 비준·가입한 유엔아동권리협약은 이 세상 어린이 누구나 안전한 주거지에서 살아갈 권리, 기본적인 보건 서비스를 받을 권리, 교육받을 권리 등을 보장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아무런 잘못 없이 부모의 '불법체류'라는 출생의 굴레 때문에 인류의 보편적인 권리를 누리지 못하고 방치된 아이들에게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 미등록 이주아동 5천 명 넘는 것으로 추산

국내 미등록 상태인 이주아동이 얼마나 되는지에 대한 공식 통계는 없다. 불법체류자 또는 미등록 이주여성이 출산하면 출생 등록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이주민·인권단체들은 이주아동을 위한 출생등록 제도를 만들고 법적 지위를 보장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의 통계에 따르면 10월 기준으로 불법체류자는 20만60명이다. 이 중 19세 이하는 6천1명이며, 이 가운데 14세 이하는 전체의 2%, 15∼19세 전체의 1%를 차지한다.

이를 토대로 추산하면 유엔아동권리협약과 국내 아동복지법의 적용 대상인 18세 미만 인구는 최소 5천 명에 이른다.

여기에 출입국 기록이 아예 없는 국내 출생 아동을 고려하면 1만∼2만 명에 달한다는 주장도 있다.

게다가 국내 체류하는 이주노동자와 결혼이민자들의 수가 많아지면서 동거 중 원하지 않는 임신을 하거나 결혼이 파탄 났을 때 아이를 낳고도 버리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런 상황까지 고려하면 미등록 이주아동 수는 더 늘어난다.

◇ 의료·교육 혜택 못 받는 경우 많아

부모가 미등록 불법체류 신분이면 직장이나 지역 건강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아 그 자녀인 이주아동도 보험 적용을 받을 수 없다. 미등록 이주아동은 의료급여 혜택 대상이 아니어서 병이 걸려도 민간 의료구호단체의 지원으로 근근이 치료를 받는 실정이다.

또 이주노동자들이 원치 않은 임신으로 아이를 낳으면 한국 국적이 아니기 때문에 국내 미혼모센터의 지원을 받을 수 없고, 심지어 버려지는 아이를 맡아줄 기관이나 시설조차 없다.

최근 이주민 지원단체인 지구촌사랑나눔은 이주민 미혼모와 자녀를 위한 출산·양육시설을 설립하겠다고 나서기는 했지만, 아직 시작 수준이다.

미등록 이주아동은 학교도 제대로 다니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국가인권위원회의 2011년 '이주아동 교육권 실태조사' 보고서를 보면 2009년 기준으로 취학 연령 아동 4만3천649명 중 40.4%인 1만7천634명이 공교육 기관(초·중·고등학교)에 다니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상당수가 미등록 이주아동일 것으로 추정된다.

원칙적으로 교육기본법은 의무교육 대상을 '국민'으로 한정하고 있으며, 외국인일 경우에는 외국인 등록에 관한 사실 증명 서류를 내야 한다. 이 때문에 미등록 이주아동은 초·중등학교 입학이 아예 불가능했던 시절도 있었다.

이를 지적한 유엔 권고에 따라 정부는 2003년과 2010년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개정해 미등록 이주아동이라도 거주사실 확인 서류를 제출하면 초·중등학교에 입학할 수 있게 했다.

하지만 그 이후에도 불법체류자 자녀를 통해 부모의 신원과 거주지를 파악, 단속을 벌여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았다. 그런 이후 법무부는 학생을 통한 불법체류자 단속은 하지 않기로 했다.

2012년에는 불법체류 신분인 몽골인 고교생이 학교에서 싸움을 말리다 참고인으로 경찰 조사를 받던 중 신분이 드러나 홀로 강제 추방된 사건이 발생해 인권단체들의 거센 비판을 받았다.

게다가 미등록 이주아동은 불법체류자라는 신분이 알려져 학교에 가서도 따돌림을 받거나 적응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인권단체들은 전했다.

◇ 이주아동 권리 보장 법제화 움직임

수년째 이주아동의 권리 보장을 위한 정책과 제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국회에서도 법제화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새누리당 이자스민 의원 측은 불법체류자라 하더라도 한국에서 태어난 자녀의 출생 신고를 가능토록 하는 '이주아동권리보장기본법안'을 발의한다고 밝혔다. 법안에는 이주아동이 계속 한국에 머물 수 있도록 특별체류 자격을 부여하고, 부모 역시 출입국관리법상 강제퇴거 대상이더라도 자녀의 특별체류 기간이 끝날 때까지 강제퇴거를 유예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긴다.

앞서 지난달 새정치민주연합 정청래 의원 등이 미등록 이주아동의 자녀도 의료급여와 의무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아동복지법 일부 개정안'을 발의했고, 이어 같은 당 소속 임수경 의원도 의무교육을 받는 기간에는 부모 중 한 명은 강제 퇴거하지 않을 수 있도록 하는 '출입국관리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하지만 이들 법안에 대한 반대 여론이 만만치 않아 법안 통과에 진통이 예상되고 있다.

인터넷에서도 "국가가 범법자를 왜 보호해야 하느냐"라거나 "혈세로 불법체류자 자녀를 도와주는 것은 부당하다"는 등의 반대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아동구호단체인 세이브더칠드런 김희경 권리옹호부장은 "이주아동에게 가장 시급한 건 의료서비스 접근권과 교육받을 권리, 체류 허가"라면서 "교육권이 보장돼도 체류 허가를 명시하지 않으면 단속에 걸려 추방될 위험도 있고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없어 국제 수준에 맞는 이주아동권리보장에 관한 기본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mina@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4/12/18 11:19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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