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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퇴임하는 송상현 국제형사재판소 소장

송상현 ICC 소장 퇴임 환송 리셉션 연설
송상현 ICC 소장 퇴임 환송 리셉션 연설 (헤이그=연합뉴스) 송병승 특파원 = 송상현 국제형사재판소(ICC) 소장이 4일(현지시간)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퇴임 환송 리셉션에서 연설하고 있다.
"국제형사정의 인류 보편가치 전력투구 보람"

(헤이그=연합뉴스) 송병승 특파원 = 송상현 국제형사재판소(ICC) 소장은 '국제형사정의'라는 인류 보편적 가치에 전력투구할 수 있었던 것에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10일 퇴임하는 송 소장은 4일(현지시간) ICC 소재지인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가진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국제형사 사법기구 재판관으로서, 소장으로서의 경험과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다음은 송 소장과 일문일답.

-- 2003년 3월 ICC 초대 재판관 선임 이후 12년 간 재판관과 소장으로 근무했다. 그동안의 소회와 보람은.

▲ 국제사회에서 새롭게 제기된 국제형사정의라는 인류 보편적 가치에 전력투구했다. 재판관과 소장으로서 이 가치를 위해 최선을 다한 것에 자부심과 성취감을 느낀다.

그러나 재판소장은 도전이 많은 자리다. 국제 역학관계를 고려해 항상 조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긴장과 격무의 연속이었지만 형사사법정의를 확립하겠다는 원칙을 지키려 노력했다.

-- 아쉬운 점과 후임 정창호 재판관에게 조언한다면.

▲ ICC는 지난 12년간 상당히 자리를 잡았다. 그러나 아직 과제와 할 일이 많은 기관이다. 재판 효율성을 제고해야 한다. 행정 시스템, 대외관계 등 개선해야 할 사항도 많다. 조직을 정비하는 일이 하루아침에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후임자들이 더욱 분발할 것을 당부한다.

정 재판관은 판사 경력 20년 이상 경험을 쌓은, 검증된 분이다. 능력을 잘 발휘할 것으로 기대한다.

-- 유엔안전보장이사회는 지난해 12월 북한 인권문제를 정식 안건으로 채택했다. 북한 지도자 처벌 가능성은.

▲ 국제사회의 여론 압박이 중요하다. 북한이 ICC에 가입할 가능성이 없는 상황에서 유엔 안보리가 제소하지 않으면 현실적으로 북한 지도자를 ICC 법정에 세울 수 있는 방법이 없다. 하지만 유엔 등 국제기구가 북한 인권 문제를 지속적으로 다루면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의 안보리 비상임이사국 임기가 지난해 말 종료된 것이 아쉽다. 안보리 뿐 아니라 유엔 인권이사회 등을 통해 북한 인권문제를 계속 제기하면 안보리가 결단을 내릴 수도 있을 것이다.

-- ICC가 진행중인 재판의 피고가 아프리카 국가 지도자에 집중돼 있다. 아프리카 국가들이 '인종차별적인 아프리카 사냥'이라는 비판도 제기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ICC의 입장은.

▲ 잘못 이해된 것이다. 아프리카 8개국 지도자가 ICC의 조사와 재판을 받고 있다. 이중 5개국은 내전을 겪고 있는 정부 스스로 학살 책임자 등을 직접 제소한 것이다. ICC 설립을 위한 로마협약 비가입국인 리비아와 수단은 유엔 안보리가 제소했다. 케냐만 ICC가 인지해서 조사하고 기소했다. 이 사안은 국제사회가 타당성을 인정하고 있다.

선진국이 ICC를 내세워 아프리카 국가를 탄압하고 있다는 주장은 전혀 근거 없다.

-- 한국 전쟁 당시 납북자 문제와 천안함·연평도 피격 사건 등도 ICC에서 다루는 방안은.

▲ 한국의 납북피해자 단체들이 ICC에 찾아와서 한국 전쟁 당시 북한에 납치된 사람들이 아직 북한에 있기 있기 때문에 시효가 만료되지 않았으며 현행범으로 처벌할 수 있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그러나 단체나 개인은 ICC 소송 당사자적격이 없다. 이 방안은 법률적, 정치적으로 쉽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천안함·연평도 피격 사건에 대한 ICC의 예비조사가 지난해 6월 종결됐다. 전쟁 범죄 혐의가 없다는 것이 아니라 증거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새로운 증거가 나오면 재조사가 가능하다.

-- 한국 사법부의 국제사법기구 진출 전망은

▲ 한국 정부가 ICC에 내는 분담금에 비해 한국인 직원 수가 적다. 현재 한국인 인턴과 스태프 일부가 있다.

재판관 뿐 아니라, 검찰, 경찰, 그리고 일반직, 심지어 전산직도 필요하다. 젊은 인재들이 더 많이 지원할 필요가 있다. 세계를 보면서 열린 마음으로 준비해야 한다. 물론 어학 실력도 중요하다. 영어나 불어를 잘하면 된다.

-- ICC 소장 퇴임 후 계획은.

▲ 일단 쉬고 싶다. 수십년 간 쉬지 않고 달려왔다.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 한국위원회 회장으로서 활동에 집중할 것이다.(송 소장은 2012년 3월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회장으로 선임됐다). 지속적으로 봉사활동에 관심을 가져왔다. 나는 평생 유니세프맨이고 내 아내는 적십자 봉사활동을 해왔다. 봉사와 자선이 남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국내외에서 벌써 강연요청이 들어오고 있는데 시간과 건강이 허락할지 모르겠다.

지금까지 일기 등을 기록해왔다. 여력이 되면 그동안의 경험과 생각을 책으로 내는 방안도 생각해 보겠다.

songbs@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5/03/06 06:1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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