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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리뷰> 이 시대 '베토벤 교향곡'의 모범

이반 피셔, 로열 콘세르트허바우 오케스트라 내한공연

(서울=연합뉴스) 최은규 객원기자 = 처음부터 파격의 연속이었다.

대개 무대 오른쪽 뒤에 놓이곤 하는 더블베이스들이 금관악기 뒤쪽에 자리 잡았고 트롬본 주자들은 더블베이스 섹션 양옆과 뒤쪽 중앙에서 기립한 채 힘찬 저음을 뿜어냈다. 그토록 이상한 자리 배치와 기립 연주는 무슨 까닭인지 고개를 갸웃거릴 필요는 없었다. 그 모두가 음악을 위한 이유 있는 선택이었으니까.

금관악기 중 가장 소리가 큰 트롬본이 더블베이스 가까이 서서 연주하니 저음은 더욱 충실하고 강해져 교향곡 5번의 클라이맥스는 더욱 폭발적이었다. 고지식하게 악보에 얽매이지 않고 음악을 위해선 그 어떤 일도 서슴지 않는 이반 피셔의 파격이 설득력을 얻을 수 있는 그것이 음악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기 때문이리라.

<<빈체로 제공>>

지난 20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이반 피셔가 이끄는 로열 콘세르트허바우 오케스트라(이하 'RCO')는 베토벤 교향곡 전곡 시리즈의 첫 번째 공연을 선보였다.

새롭지만 이상하지 않고, 자유분방하지만 지나치지 않은 그들의 연주는 이 시대 청중이 원하는 베토벤 교향곡의 이상적인 모범이라 할만 했다.

고악기 연주 스타일을 반영해 현악기의 비브라토를 절제하는 한편 곡의 템포 자체는 그리 빠르지 않은 그들의 연주 전략은 자칫 지루해질 위험도 있었다.

그러나 적절한 악센트와 다이내믹의 대조를 통해 악절 하나하나의 묘미와 선율의 방향성을 잘 살려낸 섬세한 연주 덕분에 베토벤의 잘 알려진 교향곡들은 새롭고 참신하게 다가왔다.

<<빈체로 제공>>

아마도 베토벤 교향곡 중 가장 아슬아슬한 부분이라 할 만한 교향곡 1번 4악장의 서주에서 피셔가 이끄는 RCO는 지극히 여린 음으로 긴장감을 고조시킨 뒤 빠른 제1주제로 미끄러지듯 진입하며 탁월한 합주력을 자랑했다.

자칫 활기를 잃기 쉬운 베토벤 교향곡 제2번 2악장에선 서정적인 선율의 흐름이 규칙적인 리듬의 맥박 속에 생기 있게 표현되어 인상적이었고, 4악장에서 하이든의 '놀람' 교향곡을 방불케 한 갑작스런 포르티시모(매우 세게) 부분에선 재치와 유머감각마저 느껴졌다.

무엇보다 휴식 후 연주된 베토벤 교향곡 제5번이야말로 이번 공연의 백미였다. '운명이 문을 두드리는 소리'라고 알려진 1악장의 제1주제가 서로 쫓고 쫓기며 얽혀드는 과정은 손에 땀을 쥐게 할 만큼 긴박감에 넘쳤고 4악장의 광명이 찾아오기 직전에 고요하게 들려오는 팀파니의 의미심장한 소리에 숨조차 쉴 수 없었다.

<<빈체로 제공>>

특이하게도 이번 공연에선 교향곡 5번 4악장에서만 연주하는 트롬본 주자들과 콘트라바순 주자가 2악장이 끝난 후에 따로 입장했다.

대개 트롬본 주자들은 다른 연주자들과 함께 입장한 후 1,2,3악장 내내 무대 위에서 기다렸다가 4악장에서 악기를 연주하곤 하지만 이번 공연에선 트롬본 주자들의 이례적인 중간 입장이 있었다. 그 덕분에 이후에 펼쳐질 연주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고조됐고, 마침내 4악장에서 트롬본 주자들이 일제히 기립해 연주하는 장면은 더욱 벅찬 감동을 불러 일으켰다.

이번 음악회는 베토벤 교향곡 전곡 연주회인 만큼 이반 피셔와 RCO는 앙코르 없는 깔끔한 마무리로 청중이 오로지 베토벤 교향곡에 집중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이반 피셔와 RCO는 21일과 22일, 23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음악회에서 베토벤의 나머지 교향곡들을 모두 연주할 예정이다.

<<빈체로 제공>>

herena88@naver.com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5/04/21 15:22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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