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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군위안부 과거사인정' 촉구 역사학자성명 전문

세계 역사학자 187명 집단성명 "아베 '위안부' 과거사 왜곡말라"
세계 역사학자 187명 집단성명 "아베 '위안부' 과거사 왜곡말라" (워싱턴=연합뉴스) 노효동 장재순 김세진 특파원 = 퓰리처상을 받은 허버트 빅스(미국 빙엄턴대학), 디어도어 쿡·하루코 다야 쿡(미국 윌리엄 패터슨 대학), 존 다우어(미 매사추세츠공과대학)를 비롯해 에즈라 보겔(하버드대), 브루스 커밍스(시카고대), 피터 두스(스탠포드대) 등 세계적으로 저명한 역사학자들이 6일(현지시간)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게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한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지 말고 정면으로 인정할 것을 촉구하는 집단성명을 발표했다. 이 성명은 외교경로를 통해 아베 총리에게도 직접 전달됐다. 사진은 공개서한 일부 캡처.

(워싱턴=연합뉴스) 다음은 6일(현지시간) 저명 역사학자 187명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게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역사적 사실을 인정하라며 공동 발표한 성명이다.

「이 서한에 서명한 일본 연구자들은 아시아에서 제2차 세계대전에 대한 정확하고 공정한 역사를 추구하는 일본의 용기있는 역사학자들과의 연대를 표합니다. 일본은 우리에게 있어 연구 대상일 뿐 아니라 제2의 고향이기 때문에, 우리는 일본과 동아시아의 역사를 연구하고 기념하는 방식에 대한 공통의 우려를 이 서한에 담았습니다.

우리는 또한 일본과 이웃나라 사이에 70년간 이어진 평화를 올해라는 중요한 기념의 해에 축하하기 위해 이 서한을 작성했습니다. 전후 일본에서 이뤄진 민주주의의 역사와 자위대에 대한 문민통제, 원칙 있는 경찰 운영 및 정치적 관용은 과학에 대한 기여와 다른 나라에 대한 관대한 원조와 함께 모두 축하해야 할 일들입니다.

그러나 역사 해석의 문제는 이런 성과를 축하하는 과정에 장애물이 되고 있습니다. 그중 가장 첨예한 문제의 하나로 이른바 '위안부' 제도가 있습니다. 이 문제는 일본뿐 아니라 한국이나 중국의 민족주의적 공격에 의해 너무도 왜곡돼 정치인이나 언론인뿐 아니라 연구자들조차도, 인도적 조건의 이해와 그것을 향상시키려는 노력이라는 역사적 탐구의 기본 목적을 상실한 상태입니다.

브루스 커밍스 교수(연합뉴스 자료사진)
브루스 커밍스 교수(연합뉴스 자료사진)

'위안부' 피해자들의 고통을 피해 국가에서 민족주의적인 목적 때문에 악용하는 일은 국제적인 문제 해결을 어렵게 하고 피해 여성의 존엄을 더욱 모독하는 일입니다. 반면 피해자들에게 있었던 일을 부정하거나 무시하는 일 또한 똑같이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20세기에 있었던 수많은 전시 성폭력과 군 주도의 성매매 사례 중에서도 '위안부' 제도는 방대한 규모와 군 차원의 조직적 관리, 그리고 일본에 점령됐거나 식민 지배를 받았던 지역의 어리고 가난하며 취약한 여성을 착취했다는 점에서 특히 두드러집니다.

'올바른 역사'를 위한 쉬운 길은 없습니다. 제국주의 일본군의 기록 중 상당수는 파기됐습니다. 일본군에 여성을 공급한 현지 포주에 대한 기록은 아예 없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역사학자들은 일본군이 여성의 이송이나 위안소의 관리에 관여했음을 증명하는 수많은 자료들을 발굴해 왔습니다. 피해자들의 증언 역시 중요한 증거입니다. 비록 피해자들의 이야기가 다양하고 일관성 없는 기억의 영향을 받았다 하더라도, 피해자들이 제공하는 총체적인 기록은 설득력이 있으며 공식 문서와 병사 또는 다른 사람들의 증언에 의해 뒷받침되고 있습니다.

역사학자들 사이에서 '위안부'의 정확한 숫자에 대한 견해는 다르고, 아마도 영원히 정확한 숫자가 파악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확실한 피해자 수를 추정하는 일은 중요합니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숫자가 수만 명이든 수십만 명이든 일본 제국과 일제의 전장에서 착취 행위가 진행됐다는 사실이 바뀌지는 않습니다.

일부 역사가는 제국주의 일본군이 얼마나 관여했는지, 여성이 '위안부' 노릇을 하도록 강요받았는지를 다른 주장을 내기도 합니다. 하지만, 수많은 여성이 자신의 의사에 반해 붙잡힌 채 끔찍한 야만행위의 제물이 됐다는 증거는 분명합니다. 피해자의 증언에 의문을 제기하려고 특정한 용어 선택이나 개별적인 문서에 집중된 법률적 논쟁을 벌이는 일은 피해자가 당한 야만적 행위라는 본질적 문제와 피해자들을 착취한 비인도적인 제도라는 더 큰 맥락을 모두 놓치는 일입니다.

알렉시스 더든 교수(연합뉴스 자료사진)
알렉시스 더든 교수(연합뉴스 자료사진)

일본의 동료들과 마찬가지로 우리도 과거의 모든 흔적에 대한 신중한 저울질과 맥락에 따른 평가를 통해서만 공정한 역사를 세울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그러려면 민족 또는 성별에 의한 편견에 저항해야 하는 것은 물론 정부의 조작, 검열, 개인적인 협박으로부터도 자유로워야 합니다. 우리는 역사 연구의 자유를 옹호하며, 모든 정부도 같은 입장을 보이도록 요구합니다.

많은 국가에서 과거의 불의를 인정하는 일은 여전히 어렵습니다. 미국 정부가 제2차 세계대전 기간에 일본계 미국인을 강제 수용한데 대해 보상하기까지는 40여 년이 걸렸습니다. 미국에서 흑인들에 대한 평등의 약속은 노예제도가 폐지되고도 한 세기가 더 지나서야 이뤄졌고, 미국 사회에서 인종 문제는 여전히 깊이 잠재해 있습니다. 미국과 유럽 국가들, 일본을 포함해 19세기와 20세기에 제국주의 열강으로 자리잡았던 나라들 중 인종주의와 식민주의, 전쟁, 그리고 그들이 전 세계의 다른 수많은 사람들에게 가했던 고통에 대해 충분히 할 일을 했다고 주장할 수 있는 국가는 없습니다.

오늘날 일본은 가장 취약한 처지의 사람을 비롯해 모든 사람의 생명과 권리를 존중합니다. 지금의 일본 정부라면 국내외를 막론하고 군의 '위안소'같은 제도로 여성을 착취하는 행위는 용납할 수 없을 것입니다. 당시에도 도덕적 이유로 저항에 나선 일부 관리들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전시 정권은 개인들에게 국가에 절대적으로 봉사하도록 강요했고, 그로 인해 다른 아시아 사람들은 물론 일본인 자신 역시 큰 고통을 받았습니다. 아무도 그런 상황을 다시 경험해서는 안됩니다.

일본 정부에 있어 올해는 말과 행동 모두를 통해 일본의 식민 지배와 전시 침략 행위를 다룸으로써 일본의 지도력을 보일 기회가 됩니다. 지난 4월 미국 의회에서의 합동연설을 통해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인권이라는 보편적 가치와 인도적 안전의 중요성, 그리고 일본이 다른 나라들에 가했던 고통에 직면하는 문제에 대해 언급했습니다. 우리는 이런 정서에 대해 칭찬을 보내며 총리가 이 모든 문제에 대해 더 대담하게 행동하도록 촉구합니다.

에즈라 보겔 교수(연합뉴스 자료사진)
에즈라 보겔 교수(연합뉴스 자료사진)

과거의 잘못을 인정하는 과정은 민주사회를 더 강하게 만들고 다른 나라와의 협력을 증진합니다. 평등권과 여성의 존엄이라는 문제가 '위안부' 문제의 핵심에 있는 만큼, 그 해결책은 일본과 동아시아, 그리고 전세계에서 양성 평등을 위한 역사적인 발걸음이 될 것입니다.

우리의 강의실에서는 일본과 한국, 중국 그리고 다른 나라 출신 학생들이 이런 어려운 문제를 상호 존중과 진실성에 기초해 논의하고 있습니다. 학생 세대는 우리가 물려주는 과거의 기록과 함께 생활하게 됩니다. 그들이 성폭력이나 인신매매로부터 자유로운 세계를 만들도록 돕기 위해, 그리고 아시아에서 평화와 우의를 증진하도록 돕기 위해, 우리는 최대한 과거의 잘못에 대한 편견 없고 완전한 기록들을 남겨야 합니다」

서명, 대니얼 올드리치 퍼듀대 정치학과 교수 제프리 알렉산더 위스콘신-파크사이드대 교수 (중략) 브루스 커밍스 시카고대 역사학과 교수 (중략) 알렉시스 더든 코네티컷대 역사학과 교수 (중략) 노마 필드 시카고대 동아시아학과 명예교수 (중략) 에즈라 보겔 하버드대 명예교수

등 모두 187명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5/05/06 09:54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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