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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현영철 처형 이유는 졸고 지시 불이행한 탓"

'불경죄 처형' 북한 현영철, 김정은 옆에서 졸았나
'불경죄 처형' 북한 현영철, 김정은 옆에서 졸았나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지난달 30일 '불경죄'로 숙청한 현영철 전 인민무력부장(좌측 첫 번째)이 같은 달 24∼25일 김 제1위원장이 주재한 조선인민군 제5차 훈련일꾼대회에서 조는 듯한 모습이 포착돼 눈길을 끈다. 사진은 노동신문이 지난달 26일 보도한 것으로 김 제1위원장이 회의를 진행 중인 가운데 현 전 부장이 눈을 감고 몸을 앞으로 기울이고 조는 듯이 앉아 있어 꼿꼿한 자세로 정면을 응시하는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과 대조된다.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기자 = 북한 내 군 서열 2위인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이 최근 반역죄로 숙청됐다는 첩보가 입수됐다고 국가정보원 고위 관계자가 13일 밝혔다.

현 무력부장은 평양의 강건군관학교에서 수백 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고사포로 공개 처형됐다는 첩보도 입수됐다.

이 관계자는 "현 무력부장은 지난달 24~25일 열린 군 일꾼대회에서 조는 모습이 적발되고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지시에 대꾸하고 불이행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다음은 국정원 고위 관계자와의 일문일답 요지.

-- 현 무력부장은 지시 불이행 때문에 숙청된 것인가.

▲ 추적하고 있는데 구체적인 내용 파악되지 않았다. 군 관련 지시를 불이행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 현 무력부장을 처형한 것으로 확정하는가.

▲ 처형을 단정할 수는 없다. 북한이 발표를 안 했고 현영철이 기록영화에 계속 등장하기 때문이다.

-- 죄목이 장성택보다 더 늘어난 것인가.

▲ 죄목은 들어온 첩보로 판단한 것이다. 북한이 발표하지 않았기 때문에 당 유일적 영도 체계 조항으로 우리가 판단했다.

훈련일꾼 대회에서 눈감은 현영철 북한 인민무력
훈련일꾼 대회에서 눈감은 현영철 북한 인민무력 (서울=연합뉴스) 북한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이 불경죄로 총살됐다고 13일 국정원이 밝혔다. 국회 김광림 정보위원장과 여야 정보위 간사들은 13일 오전 국회에서 이 같은 내용에 대해 취재진에게 브리핑을 했다. 사진은 2015 4월 24일과 25일 인민군 훈련일꾼 대회에서 눈을 감은 채 고개를 숙이고 있는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왼쪽 원안)과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가운데),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오른쪽)의 모습.

-- 첩보라고 했는데 녹음이나 사진 자료가 있는가.

▲ 구체적인 출처는 밝히기 곤란하다. 다양한 출처에서 입수됐다. 발표가 늦어진 것은 교차 검증 및 사실 여부 검증, 배경 확인에 시간이 걸렸기 때문이다.

-- 간부들 사이에서 김정은 지도력 회의적 시각이 확산된다고 했는데.

▲ 김정은이 폭압 통치 과정에서 간부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한다. 간부들이 항상 긴장하고 있다. 간부들이 사적인 대화에서 조금 속내를 표출하는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그런 정황이 많이 포착되고 있다. 속내를 표출하다가 숙청당한 사례가 확인된 경우도 많이 있었다.

-- 불경죄일 가능성이 크지 않느냐고 추정했는데 모반 정황은.

▲ 북한에선 그런 동향을 보이기는 어렵고 그런 모의를 하면 내부 밀고자에 의해 발각된다. 그런 가능성보다는 김정은에 대한 불만 표출로 역적으로 취급된 것으로 보인다. 불경은 유일 영도체제에 대한 반역이다. 북한 체제에서 모반 가능성이 상존하지만 (실제 발생하기는) 어려운 구조로 보인다. 4월 26일자 노동신문을 보면 훈련일군대회(4.24~25)에서 현 무력부장이 조는 모습이 보인다. 눈을 내리까는 모습이 포착됐다. 김정은이 연설하는데 졸고 있다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 김정은이 공개적으로 졸지 말라고 회의 석상에서 지시한 적이 있다. 졸았다고 강등된 사례로, 최경성 전 특수군단장이 상장이 소장으로 강등됐다. 김영철도 같은 이유로 대장에서 상장으로 강등됐다. 조는 것에 대해서 김정은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같다.

-- 변인선 총참모부 작전국장, 마원춘 국방위 설계국장의 경우는.

▲ 올해 1~2월 해임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변인선은 대외군사협력 관련 김정은 지시 불이행이고 마원춘은 건설 관련 지시를 했는데 이행하지 못해서 처벌을 받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마원춘은 순안공항을 김정은 지시대로 건설하지 않았다.

-- 마원춘도 처형했나.

▲ 죽이지 않고 혁명화 교육을 받도록 했다. 변인선도 처형되지는 않았다. 변인선은 김정은이 외국과의 군사협력 관련 지시를 했는데 이견을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 현영철 숙청 후에도 기록영화 등장
북한, 현영철 숙청 후에도 기록영화 등장 (서울=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지난달 30일 숙청한 것으로 전해진 현영철 인민무력부장(붉은 원)이 5월에 방영된 기록영화에 그대로 등장하고 있어 '처형' 여부가 주목된다. 사진은 지난 11일 조선중앙TV가 방송한 기록영화 '경애하는 최고사령관 김정은동지께서 인민군대사업을 현지에서 지도 주체104(2015).3'의 한 장면이다. 국가정보원은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현영철의 기록영화 등장으로 미뤄 처형을 단정할 수는 없다는 의견을 밝혔다. 2015.5.13 nkphoto@yna.co.kr

-- 현영철 제거한 것이 당 조직지도부 작품인가.

▲ 기본적으로 인민무력부장이니까 우리의 국방장관과 비슷하다. 군 보위사령부와 당 조직지도부가 같이 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아직 권력 내부 다툼이나 균열은 보이지 않고 있다.

-- 처형되고도 기록 사진이나 영화에서 삭제되지 않고 나온 적이 있나.

▲ 이영호 총참모장은 해임 발표 6일 뒤 사진이 삭제됐다. 장성택은 처형 5일 전에 삭제했다. 일반 간부들은 시간 지나고 삭제하는 경우도 있다. 대상 인물이 따라 다르다.

-- 김정은이 러시아 방문 불발이 현영철 숙청과 관련이 있는지.

▲ 그런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그 밖에도) 여러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봐야 한다. 김정은 러시아 방문시 핵 문제 논의가 부담스럽고, 양자 접촉과 달리 김정은 의전이나 경호 문제도 있었다. 여러 가지를 고려해서 마지막 단계에서 안 가는 것으로 김정은이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 일부 언론에선 김정은 러시아 방문 불발이 러시아가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하지 않아서라고 보도했는데.

▲ 기본적으로 북한은 핵보유국 지위에 큰 의미를 두지 않은 것으로 본다. 사실상 핵보유국이라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러시아와 북한 간에는 핵 문제 와 관련해서는 이견이 있을 수 있다. 김정은이 러시아를 방문하면 핵 문제에 대해 얘기해야 하는데 그런 점도 김정은으로서는 부담스러운 면이 있다. 답변이 궁색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hojun@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5/05/13 11:13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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