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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중재안' 제시…한노총 18일 노사정 복귀하나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노동시장구조개선특위 회의장
"일반해고·취업규칙 중장기 과제로"…지도부 일부 수용 의사
금속노련 등 산별노조 반발이 '변수'

(서울=연합뉴스) 안승섭 기자 = 한국노총의 노사정 대화 복귀 여부가 18일 판가름난다.

정부는 노동계가 극도로 반발하는 해고요건 완화 등을 중장기 과제로 돌려 원론적인 선언에 그치게 하겠다는 중재안을 내놓았다. 한노총 지도부 일부는 이를 수용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금속노조 등 일부 산별노조가 강경하게 반대하고 있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 정부 중재안에 한노총 내부 동조 움직임

16일 노동계와 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한노총의 노사정 대화 복귀 여부를 결정할 18일 한노총 중앙집행위원회(중집) 개최를 앞두고, 노총 측에 중재안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집은 한노총 임원 11명과 25개 산별노조 위원장, 16개 지역본부 의장 등 52명이 모여 노총 내 주요 정책을 결정하는 기구다.

중재안은 노동계가 극도로 반발하는 일반해고 지침과 취업규칙 변경에 관한 것이다.

일반해고 지침이 만들어지면 저성과자나 근무불량자를 해고할 수 있는 '일반해고'가 도입된다. 취업규칙 변경은 근로자에게 불리한 사규를 도입할 때 근로자 동의를 받도록 한 법규를 완화하는 것을 말한다.

한노총은 두 사안을 노사정 의제에서 배제해야만 노사정 대화에 복귀하겠다는 입장이었다. 이에 정부는 두 사안을 의제에 포함하되, 대신 중장기 과제로 돌리겠다는 중재안을 노총 측에 제시했다.

이기권 고용장관, 노사정 '先복귀' 강조
이기권 고용장관, 노사정 '先복귀' 강조 (세종=연합뉴스) 배재만 기자 =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이 10일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 기자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노사정 대화 재개해 모든 것 논의하자"고 말하고 있다. 2015.8.10 scoop@yna.co.kr http://blog.yonhapnews.co.kr/f6464

올해 내 타결을 목표로 추진하는 노사정 합의안에는 '일반해고 지침 등은 노사정 대화와 합의로 추진한다' 정도의 선언적 문구만 포함한 후, 실태 조사나 연구용역 등의 중장기 과제로 추진하겠다는 안이다.

이는 정부가 일반해고 지침 마련과 취업규칙 변경을 서두르지 않고, 비정규직 보호, 통상임금 범위 결정, 근로시간 단축 등 협상 가능한 사안들을 우선 논의해 합의안을 끌어내겠다는 얘기다.

노동계의 반발을 최대한 무마하면서도, 노동시장 공정성과 유연성을 추진한다는 정부의 명분도 살리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한노총 지도부 일부는 정부의 중재안이 현실적으로 정부가 내놓을 수 있는 마지막 대안 아니겠느냐며 받아들이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중집에 참여할 한 간부는 "원칙을 관철시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노사정 대화의 틀 내에서 노동계의 이익을 지켜내는 것도 필요하다"며 정부 중재안을 수용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다른 간부도 "한노총 내에서 노사정 복귀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것은 사실"이라며 "18일 중집에서 지도부가 내놓는 안이 수용 가능하다고 여겨지면 노사정 대회 재개가 결의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 금속노련 등 "중장기 과제라도 결국 추진" 강력 반발

한노총 지도부 일부가 정부의 중재안에 동조할 움직임을 보이자, 금속노조 등 일부 산별노조는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천막 농성 중인 김동만 한국노총 위원장
천막 농성 중인 김동만 한국노총 위원장 (서울=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 김동만 한국노총 위원장이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 옆에서 천막 농성을 하고 있다. 한국노총 지도부는 '정부의 일방적인 노동시장 개악을 중단하라'며 이달 13일부터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다. 김 위원장은 30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일반해고 지침과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요건 완화라는 두 가지 의제를 정부가 협상 대상에서 제외한다면 노사정위원회에 복귀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2015.7.30 hihong@yna.co.kr

일반해고 지침과 취업규칙 변경을 중장기 과제로 추진한다고 하지만, 결국에는 두 사안 모두 정부가 밀어붙이겠다는 뜻이라는 주장이다. 이들은 중재안 수용에 절대 반대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김만재 전국금속노련 위원장은 "일반해고 지침이 마련되면 기업에 '해고 면허장'을 주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두 사안을 노사정 의제에서 배제하겠다는 보장도 없이 어떻게 복귀할 수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금속노련은 조합원 수가 13만명에 육박하는 한노총 내 최대 산별노조다. 조직력과 투쟁력도 세서 한노총 내에서 발언권이 강하다.

다만, 금속노련 등 일부 산별노조가 반발하더라도 총 52명에 달하는 한노총 중집 내 구성원 수로 따지면 비중이 크지 않아, 이들의 반발을 무릅쓰고 노사정 복귀가 결의될 가능성도 있다.

이에 금속노련 등 일부 산별노조는 산하 조합원 등을 동원해 중집 개최를 물리적으로 막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어 파장이 예상된다.

이들의 반발을 무릅쓰고 노사정 대화를 재개하더라도 한노총 내에서 극심한 내분이 벌어질 수 있어, 노총 지도부가 산별노조의 반발을 어떻게 무마하느냐가 노사정 대화의 순탄한 추진에 최대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18일 중집에서 노사정 대화 재개가 결정되면, 한노총은 올해 4월 8일 노사정 대화 결렬 선언 후 4개월여 만에 노사정위원회에 복귀하게 된다.

복귀가 무산되면 한노총은 이달 22일 조합원 3만여명이 참가하는 '노동시장 구조개악 저지를 위한 전국노동자대회' 등 하투(夏鬪)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ssahn@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5/08/16 05:55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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