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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위기'에서 '평화의 길'을 찾다…남북관계 새출발(종합)

악수하는 김관진과 황병서
악수하는 김관진과 황병서 (서울=연합뉴스) 김관진 국가안보실장(오른쪽)과 북측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이 25일 오전 판문점에서 '무박4일' 마라톤 협상을 마치고 악수하고 있다. << 통일부 제공 >> toadboy@yna.co.kr
北 지뢰도발 유감-南 확성기 방송 중단 극적 합의
박근혜 정부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탄력 전망
오는 10월 장거리 로켓 발사 가능성도 암초도 있어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기자 = 남북이 25일 판문점 고위급접촉에서 북측의 비무장지대(DMZ) 지뢰 및 서부전선 포격도발 유감 표명과 남측의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에 합의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일촉즉발의 한반도 군사적 긴장이 해소 국면에 들어갔다.

대화를 통해 군사적 충돌 위기에서 벗어남에 따라 경색국면을 면치 못하던 남북관계도 박근혜 정부 임기 5년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획기적으로 개선될 가능성이 커졌다.

◇ '무박 4일' 마라톤 협상…6개항 공동보도문 합의

남북고위급접촉 대표단은 지난 22일부터 '무박 4일' 간의 피말리는 협상을 이어간 끝에 북측이 최근 DMZ 지뢰도발과 서부전선 포격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남측이 북한의 DMZ 지뢰도발을 계기로 대북 심리전의 일환으로 재개한 확성기 방송을 중단하는 내용의 공동보도문에 합의했다.

김관진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새벽 2시 청와대에서 이러한 내용이 담긴 공동보도문을 발표했다.

남북 공동합의문 발표하는 김관진 국가안보실장
남북 공동합의문 발표하는 김관진 국가안보실장 (서울=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김관진 국가안보실장이 25일 오전 청와대에서 남북 공동합의문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은 홍용표 통일부 장관.

공동보도문에 따르면 남북은 당국회담을 서울 또는 평양에서 빠른 시일 내에 개최하며 앞으로 여러 분야의 대화와 협상을 진행하기로 합의했다.

북측은 최근 DMZ 남측지역에서 발생한 지뢰 폭발로 남측 군인들이 부상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고, 남측은 비정상적인 사태가 발생하지 않는 한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모든 확성기 방송을 25일 정오부터 중단하기로 했다.

남북은 또한 올해 추석을 계기로 이산가족 상봉을 진행하고, 앞으로 계속하기로 했으며, 이를 위한 적십자 실무접촉을 다음 달 초에 가지기로 했다.

이 밖에도 남북은 다양한 분야에서 민간 교류를 활성화하기로 했다.

◇ 당국회담·민간교류 활성화…'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결실 맺나

뉴스 시청하는 연천 중면사무소 직원들
뉴스 시청하는 연천 중면사무소 직원들 (연천=연합뉴스) 노승혁 기자 = 김관진 국가안보실장이 남북고위급접촉을 마치고 25일 경기도 파주시 통일대교를 건너는 뉴스를 연천군 중면사무소 직원들이 바라보고 있다.

이번 합의로 경색된 남북관계가 해빙기에 접어들면서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인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도 결실을 볼 기회를 얻게 됐다.

박근혜 정부는 출범 초기부터 남북 간 대화와 협력을 통해 신뢰를 쌓아 나아간다는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대북정책 기조로 내세우며 남북관계 개선을 모색했지만 큰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었다.

박 대통령은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드레스덴 선언', '통일 대박론' 등 대북 구상을 잇따라 내놓았지만 북한의 반응은 차가웠다.

올해 광복 70년·분단 70년을 계기로 꽉 막힌 남북관계에 돌파구가 마련될 것이라는 기대가 컸지만, 북한이 지난 4일 DMZ 지뢰도발에 이어 20일 우리 군의 대북 확성기를 겨냥한 서부전선 포격 도발까지 감행하면서 오히려 군사적 긴장이 급상승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북한 도발의 악순환 고리를 끊겠다는 원칙을 견지하면서도 남북 대화를 통해 안보위기를 극복함에 따라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는 탄력을 받게 됐다.

우리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DMZ 세계평화공원 조성과 경원선 복원 사업 등도 남북 당국 간에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

북측이 희망하는 금강산관광 재개와 5·24 대북제재 조치 완화 문제도 향후 빠른 시일 내에 개최될 당국 회담에서 논의될 전망이다.

◇ 남북관계 획기적 개선 기대…암초도 만만치 않아

이번 남북고위급접촉 합의는 남북관계 개선의 새로운 출발점으로도 평가받고 있다.

극적 합의를 이끌어 낸 남측 김관진 국가안보실장·홍용표 통일부 장관, 북측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김양건 당 비서의 최고위급 '2+2 회담'이 남북 대회채널로 굳어질 가능성도 있다.

장관급 이상의 남북 대화채널이 상시 가동되면 정치·군사 분야의 난제는 물론 교류·협력 과제도 상대적으로 쉽게 풀릴 수 있다.

게다가 이번에 박근혜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남북 대표단에 훈령을 보내면서 '간접대화' 기회를 가졌다는 점에서 남북관계 개선 여하에 따라 남북 정상회담 논의도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남북관계가 장애물 없이 순탄하게 풀릴 것으로 기대하는 대북 전문가는 그리 많지 않다.

남북 사이에는 천안함 피격사건에 따른 5·24 대북제재 조치 등 풀기 어려운 문제들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언제든 한미 연합 군사훈련 등을 빌미로 남북대화의 문을 닫을 가능성도 있다.

특히 북한이 오는 10월10일 노동당 창건일을 전후로 위성발사를 명분으로 장거리 미사일 발사라는 전략적 도발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과거 전례로 볼 때 북한의 핵·미사일 변수는 모처럼 조성된 한반도 화해 국면을 일순간에 대결 국면으로 바꿔놓을 수 있는 변수로 꼽힌다.

hojun@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5/08/25 02:52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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