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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해고·취업규칙, 가이드라인 아닌 법제화해야"(종합2보)

김대환, 노사정 쟁점토론회 개회사
김대환, 노사정 쟁점토론회 개회사 (서울=연합뉴스) 전수영 기자 =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김대환 위원장이 7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노동시장 구조개선 관련 쟁점토론회'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노사정 토론회 개최…'일반해고' 추진 반대 의견 많아
양대 쟁점 절충으로 노사정 대타협 이룰지 주목

(서울=연합뉴스) 안승섭 기자 = 노사정 대화의 최대 쟁점인 '일반해고'와 '취업규칙 변경요건'을 정부 가이드라인(행정지침)이 아닌 입법 형태로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정부가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현장에서 적용하더라도 법적 다툼 등 분쟁의 소지가 많은 만큼 실효성을 높일 수 있도록 입법화하자는 것이다.

◇ "일반해고·취업규칙 변경, 행정지침 아닌 법으로 추진해야"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는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노동시장 구조개선 관련 쟁점토론회'를 개최했다.

김대환 위원장은 개회사에서 "노동시장 구조개선의 마지막 능선을 넘기 위한 결단의 시기에 일반해고와 취업규칙의 두 가지 쟁점은 치명적 이슈(killer issue)가 아니며, 이를 둘러싼 공방은 이미지만을 놓고 극단적으로 대립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오늘 토론회에서 그동안의 오해를 이해로 바꿔 두 쟁점을 합리적으로 풀어나가는 물꼬를 터주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일반해고는 저성과자나 근무불량자를 해고하는 것으로, 현행 근로기준법에서는 허용치 않고 있다. 취업규칙 변경요건 완화는 근로자에게 불리한 사규를 도입할 때 근로자 동의를 받도록 한 법규를 완화하는 것을 말한다.

김 위원장은 청년고용 확대를 위한 금융그룹 최고경영자(CEO)의 연봉 30% 반납 등 '기득권 내려놓기'가 공직사회에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런 기득권 내려놓기가 입법, 사법, 행정부의 고위공직자들 사이에서 일어나기를 기대한다"며 "고위공직자의 솔선수범 자세가 국민을 감동시켜 각계의 동참을 요원의 불길처럼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토론회 주제발표자로 나선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법적 구속력이 없는 등 한계가 있는 가이드라인만으로는 노동개혁의 목적 달성을 위한 실효성 있는 개선 방안을 마련하기 어렵다"며 "노동개혁은 미래지향적인 변화를 공고히 할 수 있는 법령의 개폐를 통해 이뤄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노동개혁은 단기간에 포괄적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며 "중요도와 긴급성을 고려해 타협을 위한 우선 순위의 개혁과제를 정하고, 이후 중장기적 개혁과제를 도출하는 '단계적 개혁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방향으로 전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동시장 구조개선 관련 쟁점토론회'
'노동시장 구조개선 관련 쟁점토론회'

그는 "취업규칙 변경과 해고제도의 법제화는 노사정과 학계의 공동연구를 통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이를 바탕으로 개혁방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치밀하게 준비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 "일반해고, 노사갈등 부추길 가능성 커" 우려 목소리

박 교수의 주제발표에 대해 토론자로 나선 학계 전문가들도 공감을 나타내면서, 일반해고 도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권순원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가이드라인 활용 방안은 법적 다툼 발생시 실효적 기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낮고, 법원 판결이 가이드라인에 부합하지 않을 경우 기업에 막대한 비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권 교수는 "정부주도형 노동시장 개혁은 이해관계자간 갈등 조정보다는 갈등의 확대재생산을 초래할 가능성이 더 크다"며 "양대 사안은 법률 개정으로 확정돼야 하며, 이를 위해 노사정위를 통한 사회적 공론화 및 조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반해고에 대해서는 "평가의 신뢰성과 타당성에 대한 수용도가 낮은 상황에서 평가 결과를 둘러싼 다툼이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며 "의도한 효과는 없이 해고를 둘러싼 분쟁, 팀워크 저해, 기업내 조직몰입 저해 등 비용만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고 비판했다.

그는 근로시간 단축·통상임금·임금체계 개편·대중소기업 상생·사회안전망 강화 등 현안 이슈들에 집중하고, 경영상 해고제도의 보완 등은 전문가그룹을 중심으로 중장기 이슈로 다루자고 제안했다.

박수근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사용자가 근로자의 업무능력을 평가하고, 저성과자에 대해 합리적인 인사와 적정한 임금을 지급하는 것에 대한 공정한 평가기준과 구체적 절차를 법과 제도로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저성과자 해고를 법이나 지침에 명시한다면 그 기준의 상대성과 내용의 추상성으로 인해 새로운 분쟁이 발생하고, 노사에게 도움이 되기보다는 남용되거나 악용될 가능성이 높아 불필요하다고 여겨진다"며 일반해고 도입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노동계와 재계 대표도 가이드라인 형태의 노동개혁에 대한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한국노총 정문주 정책본부장은 "정부의 행정지침 및 가이드라인은 상위법의 범위를 넘어서 노사관계 및 노동시장의 혼란과 분쟁의 원인이 되고 있다"며 "취업규칙 변경 및 일반해고 관련 지침 마련 방침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노총, '노동개악 토론회 규탄' 기자회견
민노총, '노동개악 토론회 규탄' 기자회견 (서울=연합뉴스) 전수영 기자 = 민주노총 가맹조직 대표 및 임원 등이 7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열린 '쉬운해고 도입 위한 노동개악 토론회 규탄' 기자회견 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날 오후 노사정위원회는 정부서울청사에서 '노동시장 구조개선 관련 쟁점토론회'를 개최한다.

한국경영자총협회 이형준 노동정책본부장은 "취업규칙 변경과 근로계약 해지 등 제도화에는 찬성하지만, 정부 지침보다는 입법적 해결로 합리성·명확성을 제고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고용노동부 정지원 근로기준정책관은 "법률과 판례를 바탕으로 취업규칙 변경 관련 지침을 우선 마련하고, 업무 부적응자에 대한 공정한 인사관리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근로계약 해지제도의 법제화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정부가 그 동안에 손 놓기는 힘들다"며 "현행 판례 등을 통해 기업 현장의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조속히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정부 입장"이라고 밝혔다.

권혁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쉬운 해고'는 사회안전망을 무너뜨리는 것이므로 노동개혁의 방향과 모순된다"며 "노동개혁의 핵심 과제인 청년고용도 궁극적으로 고용이 안정된 일자리의 창출에 있으므로, 해고보호 법리를 본질적으로 완화하는 식의 접근은 타당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 참석자들의 의견대로 일반해고와 취업규칙 변경이 입법 형태로 추진되면, '대화와 합의로 추진한다' 정도의 원론적인 선언 후 중장기 과제로 미루는 방안이 유력하다.

노사정위원회 관계자는 "일반해고와 취업규칙 변경 관련 결정은 간사회의에서 내리기 힘든 만큼, 토론회 이후 4인 대표자회의를 열어 결정을 내릴 방침"이라고 말했다.

4인 대표자회의에는 김동만 한국노총 위원장과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 박병원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김대환 노사정위원장이 참석한다.

이날 토론회는 당초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민주노총의 반대로 정부서울청사로 옮겨 열렸다.

민주노총은 이날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일반해고와 취업규칙 변경을 중장기 과제로 전환하는 것은 해법이 될 수 없으며, 법제화를 포함한 더 강력한 '쉬운 해고' 도입을 위한 디딤돌이 될 뿐"이라며 이날부터 정부청사 앞에서 노동개악 저지를 위한 농성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ssahn@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5/09/07 18:37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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