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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년전 세계 최고 수준에 올라섰던 조선 천문학

김담이 제작한 것으로 전해지는 천문도
김담이 제작한 것으로 전해지는 천문도 (서울=연합뉴스) 조선 세종 시대의 천재 수학자이자 천문학자인 문절공 김담(1416∼1464)의 탄생 600주년을 앞두고 24일 서울 동대문구 고등과학원에서 기념 학술회의가 열린다. 김담은 문신 겸 천문학자인 이순지와 함께 당시 국립천문대에 해당하는 '간의대'에서 천체를 관측하고 독자적인 역법을 확립했다. 그림은 김담이 제작한 것으로 전해지는 천문도. 2015.9.23 photo@yna.co.kr
조선 천재 천문학자 김담 탄생 600주년…한양 기준의 독자적 역법 구축
내일 고등과학원서 기념 학술회의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 내년은 조선 세종 시대의 천재 수학자이자 천문학자인 무송헌(撫松軒) 김담 선생(1416∼1464)이 태어난 지 600년이 되는 해다.

일반인에게는 생소한 이름이지만 그는 이미 600년 전에 우리 천문학의 깊이와 정교함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린 천문학자다.

김담은 19세에 집현전 학사가 된 뒤 문신 겸 천문학자인 이순지와 함께 당시 국립천문대에 해당하는 '간의대'에서 천체를 관측하고 독자적인 역법(曆法)을 확립했다.

우리 민족 최초의 자주적 천문학 체계를 수립한 것이다.

어릴 때부터 천재 소리를 들었던 김담은 19살 때 형 김증과 함께 문과에 급제해 형제가 같이 집현전 정자(正字·정9품)에 임명됐다. 집현전 학사 중 형제가 나란히 선발된 유일한 경우였다.

김담의 총명함은 곧 세종의 눈에 띄었고 천문학과 수학에 정통한 그는 이순지와 함께 문과 급제자로는 예외적으로 과학 발전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김담은 천문학 외에도 세법, 측량, 제방 축조 등 수학 지식이 필요한 분야에서 크게 활약했다.

세계 과학사가 중에는 "14세기가 원의 곽수경, 16세기가 폴란드의 코페르니쿠스의 시대였다면 15세기는 세종의 시대였다"고 평가하는 사람도 있다.

세종은 1434년(세종 16년) 간의대(지금의 천문대)를 설치하고 이순지를 책임자로 임명했다. 이순지 모친상을 당해 자리를 비웠을 때 김담이 이를 대신 맡는데 이때 출중한 능력을 여실히 드러내 이후로도 이순지와 함께 일을 하게 된다.

김담은 이순지와 함께 '칠정산(七政算) 내편'과 '칠정산 외편'을 비롯한 많은 천문역서를 교정·편찬했는데 이 칠정산은 우리가 독자적으로 만든 최초의 역법이었다.

이전까지는 통상 중국의 역서를 수입해다 그대로 쓰는 데 그쳤지만 칠정산은 중국의 수시력과 대통력에 기반하면서도 베이징이 아닌 한양을 기준으로 제작됐다. 당시 전 세계에서 독자적인 지방시를 시행한 유수의 나라들에 조선이 이름을 올린 것이다.

그 결과 당시 김담 등은 한양의 일출·일몰 시각과 밤낮의 길이를 구했고, 한양의 동짓날 낮의 길이가 위도가 높은 베이징에 비해 14분 이상 길다는 것도 밝혀냈다.

또 이미 당시 1년의 길이가 365.2425일(실제 365.2422일), 한 달의 길이가 29.530593일라는 것까지 정교하게 계산해냈다.

심지어 세종 29년(1447년) 8월에는 그달 그믐에 있었던 일식과 보름에 있었던 월식을 예측하고 관측한 뒤 예측치와 관측치의 차이를 기록해 놓기도 했다.

'칠정'은 태양[053620]과 달, 수성[084180], 금성, 화성, 목성, 토성 등 '7개의 움직이는 별'을 가리키며, 칠정산은 이를 이용해 날짜와 절기 등을 계산하는 법이란 뜻이다.

칠정산 편찬 과정에 사용된 정밀한 천문관측기구인 혼천의와 간의 등을 당시 세종과 조선학자들이 직접 제작했고, 이를 이용해 한양의 경·위도와 동·하지점의 위치를 정확히 측정했다는 점도 놀라운 일이다.

박창범 고등과학원 교수는 "김담 등이 확립한 천문학은 한양을 기준으로 태양과 오행성을 계산할 수 있는 독자적인 체계였다는 점에서, 그리고 그 정확성이 동시대 다른 천문 연구보다 앞선다는 점에서 세계적 수준이었다"라고 평가했다.

김담이 체계화한 우리나라 천문학적 지식은 150년가량이 지난 뒤 또 한번 빛을 발했다.

태양계가 속한 우리 은하에서 가장 최근에 관측된 초신성에 대한 인류의 가장 정교하고 풍부한 관측 데이터가 조선왕조실록에 남아 있기 때문이다.

우리 은하에서 가장 최근에 관측된 초신성은 1604년에 관측됐다. 400년째 우리 은하에서는 초신성을 구경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1604년의 초신성은 독일의 천문학자 요하네스 케플러에 의해 관측돼 '케플러 초신성'이라고도 불리지만, 케플러의 관측 데이터보다 더 상세하고 풍부한 기록이 조선왕조실록에 실려 있다.

특히 조선왕조실록의 기록에는 초신성의 밝기를 추정할 수 있는 자료가 담겨 있어 이 초신성이 어떤 유형인지 파악할 수 있는 단서가 되고 있다.

고등과학원은 한국천문학회 부설 소남천문학사연구소 및 한국과학사학회와 함께 24일 서울 동대문구 고등과학원에서 김담 탄생 600주년 기념 학술회의를 개최한다.

이 자리에서 김담의 후손이기도 한 김제완 서울대 명예교수(물리학)는 '케플러와 조선의 1604년 초신성 관측 비교'란 논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다음 달 10일에는 과천국립과학관이 '천문학자 김담의 밤'이란 주제로 김담의 생애와 업적에 대한 강연회를 연다. 내년 10월에는 과학문화진흥원이 주최하는 '김담 탄생 600주년 천문학 국제학술대회'가 김담의 고향인 영주의 동양대에서 개최된다.

박창범 고등과학원 교수는 "조선왕조실록의 초신성 관측 데이터는 케플러의 데이터가 담지 않은 정보를 제공해 이 초신성이 어떤 유형인지 밝혀낼 수 있게 해준다"며 "또 이는 초신성이 어떻게 진화하는지 연구하는 데 결정적인 데이터"라고 말했다.

sisyphe@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5/09/23 17:38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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