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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기준금리 8개월째 동결 이유는…"더 지켜보자"

2월 기준금리는(?)
2월 기준금리는(?) (서울=연합뉴스) 서명곤 기자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기준금리는 작년 6월 연 1.75%에서 1.50%로 떨어지고 나서 올 1월 금통위까지 7개월 연속 만장일치로 동결됐다. seephoto@yna.co.kr
인하 때 자금유출·가계부채 악화 등 부작용도 우려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올 2월에도 기준금리 동결 카드로 신중한 행보를 이어갔다.

한은 금통위는 16일 기준금리를 연 1.5% 수준에서 8개월째 동결했다.

이는 통화정책 운용에 큰 변화를 주기에 부담이 적지 않은 대내외 현실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최근 금융시장에서는 기준금리를 내려 경기 부양을 뒷받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지만, 금통위원들은 결국 상황을 좀 더 지켜보는 쪽을 선택했다.

무엇보다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증폭되면서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후폭풍이 우려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배럴당 20달러대로 떨어진 국제유가와 중국 경제의 불안 확산에 미국, 일본, 유럽의 증시와 국채 금리가 급락하는 등 선진국 금융시장까지 크게 출렁이고 있다.

특히 중앙은행이 마이너스 기준금리를 최초로 도입한 일본의 닛케이지수는 지난 주 폭락 후에 15일엔 7% 이상 폭등하는 '롤러코스터'를 탔다.

여기에 국제금융시장의 불안 고조로 엔화 등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지속되는 분위기다.

북한의 장거리 로켓(미사일) 발사에 이은 개성공단 폐쇄 등 북한발 리스크도 한국 경제의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는 자칫 국내에 들어온 외국인 자금의 유출을 촉발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았다.

김정식 연세대 교수는 "세계 금융시장의 혼란과 북핵 등 정치적 문제로 한국은행의 금리 정책을 둘러싼 여건이 지난 1월과 많이 달라졌다"며 "국내 경기 부양도 중요하지만 자본 유출을 더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기준금리가 더 떨어지면 1천200조원을 넘은 것으로 추정되는 가계 부채 문제가 악화할 수 있다.

올해 1월 은행의 가계 대출은 2조2천억원 늘었다. 월간 증가액은 작년 12월(6조9천억원)보다 크게 줄었지만 1월 기준으로는 한국은행이 2008년 통계 편제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이번 기준금리 동결 결정에는 당장 기준금리를 추가로 내려야 할 정도로 국내 경기가 침체되지 않았다는 인식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월 수출액이 작년 동기 대비 18.5% 급감한 데 이어 2월 들어 10일까지 수출액이 27.1% 줄었고 민간소비 심리도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2월 금통위
2월 금통위 (서울=연합뉴스) 서명곤 기자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기준금리는 작년 6월 연 1.75%에서 1.50%로 떨어지고 나서 올 1월 금통위까지 7개월 연속 만장일치로 동결됐다. seephoto@yna.co.kr

한국 경제에 경고등이 들어온 것은 분명하지만 통화정책 방향을 결정할 때는 수출, 물가 등 거시적 측면과 금융안정 문제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게 한은의 일관된 입장이다.

한은은 그동안 내수가 소비를 중심으로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불황은 아니라고 강조해 왔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한은은 아직 금리를 인하할 경기 상황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며 "수출이 많이 위축됐지만 예상한 일이고 소비도 어느 정도 괜찮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기준금리 인하가 현 경기 상황을 부양하는 데 얼마나 효과를 낼지 불확실하다는 의구심도 동결 쪽에 힘을 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세계 주요 국가들이 경기 부양을 위해 자국의 통화가치를 떨어뜨리는 '환율전쟁'을 벌이고 있지만 뚜렷한 성과 없이 금융시장의 혼란만 가중시키고 있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일본은행이 전격적으로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했음에도 엔화 가치가 상승하는 이상현상까지 나타났다.

우리나라가 겪는 수출 부진은 세계 경기의 둔화 등 대외적 변수의 영향이 크고 기준금리 조정으로 극복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한은이 2014년 8월부터 작년 6월까지 4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1.0% 포인트 낮췄지만 실물경제에 미친 효과는 뚜렷하지 않다는 평가도 있다.

이번에는 동결됐지만 기준금리 동결 구도가 언제까지 유지될지 예상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민간소비와 수출 등 국내 경기와 국제금융시장 상황,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 등 금리 결정에 영향을 줄 만한 변수들이 널려 있기 때문이다.

이근태 연구위원은 "지난해 정부의 정책 효과가 줄어들면서 소비 활력이 낮아지고 수출 부진이 심화되면 아무래도 기준금리를 내려야 한다는 압력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의 추가적인 금리 인상은 세계 경기 둔화의 영향으로 애초 예상했던 경로보다 더뎌질 공산이 커졌다.

한은으로서는 미국의 기준금리를 좇아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부담이 줄어든 것이다.

하지만 기준금리를 내리면 외국인 자금 유출과 가계 부채 등의 우려가 여전하기 때문에 한은의 고민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nojae@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6/02/16 10:16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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