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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거듭된 "2선후퇴·퇴진'주장에 與일각 "차라리 탄핵해라"

野, 靑 제안 거부하고 장외투쟁…"대통령 퇴진" 강경기조
與 "야당 하야 탄핵정국 원하는가"…靑 "총리 어서 추천해달라"

(서울=연합뉴스) 홍정규 기자 = '트럼프 변수'의 부상으로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는 와중에도 '최순실 정국'이 좀처럼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여야 합의로 추천받은 국무총리 후보자를 임명하고 내치(內治)를 맡겨 국정을 운영토록 하겠다는 구상을 밝혔지만, 야 3당은 "2선 후퇴 입장을 밝히지 않는 한 일고의 가치도 없다"며 일축함에 따라 정치권의 총리 추천 협상은 첫 단추도 꿰지 못한 상태이다.

청와대 정연국 대변인은 10일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정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국회에서 조속히 총리 후보자를 추천해 주시길 바란다"고 거듭 촉구했다. 각료 임명제청권과 해임건의권을 명실상부하게 행사하는 '책임총리제' 구현과 거국중립내각 구성에 다시 한번 방점을 찍었다.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은 이날도 '국회 추천 총리' 제안 거부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박 대통령이 국정에서 완전히 손을 떼고 새누리당을 탈당하는 게 선행돼야 한다고 다시 역설했다.

야3당은 특히 박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하는 오는 12일 촛불집회에 맞춰 대규모 장외투쟁에 돌입한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실제로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는 박 대통령 하야·탄핵 여론이 지난달 25일 42.3%에서 이달 2일 55.3%, 9일 60.4%로 상승 추세라고 이날 발표했다.

야당이 생각하는 2선 퇴진도 대통령이 내치(內治)는 물론 외치(外治)에서도 물러나는 것이다. 사실상 총리에 전권을 넘겨준 '식물 대통령'을 의미한다.

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전날 군 통수권과 계엄 선포권을 포함한 국정의 전반적 권한을 총리에게 넘기는 게 진정한 2선 퇴진이라고 주장했고, 이날도 박 대통령이 국정에서 손을 떼는 '애국적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추미애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대통령은 이제 더이상 외치든 내치든 자격이 없다"며 '2선 후퇴. 전권 이양'을 촉구하고 있다.

야당 의원들 사이에 대통령 퇴진 촉구 서명은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이는 박 대통령 입장에서 받아들이기 어려운 주장이라는게 청와대와 여권의 인식이다.

헌법에 규정된 대통령의 책무를 스스로 포기하는 '위헌적 결단'을 강요하는 셈이라는 게 청와대의 시각이다.

야당의 진짜 목적은 박 대통령이 제 발로 물러나는 하야에 있다고 새누리당은 지적했다. 그래서 "차라리 탄핵절차를 밟으라"는 얘기가 여권에서 나오고 있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야당이 만들고 싶어하는 건 하야 정국, 탄핵 정국 아니냐"며 "겉으로 드러나는 움직임이 그렇게 가고 있다"고 말했다.

하태경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만약 청와대가 탄핵안에 반대하지 않는다면 국회 탄핵 추진이 현 정국을 타개하는 쾌도난마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하야는 청와대가 수용하기 어렵고 거국내각은 혼란만 가중될 뿐이라면 탄핵이라는 헌법적 절차가 난국 타개 묘안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며 "단 탄핵에 대한 헌재 판결이 나오면 모든 당사자들이 깨끗이 승복한다는 전제로 말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진태 의원도 지난 4일 의원총회에서 "나는 탄핵에 반대하지만 야당이, 또 우리 당에서 원하는 분들이 있으면 그렇게 해서 탄핵안이 통과돼 새로 대통령을 뽑으면 인정하겠다"면서 "만약 그렇게 할 수 없다면 대통령을 인정하라"고 주장했다.

원내 과반을 차지한 야당이 국정 정상화에 손을 놓고 투쟁 일변도로 나설 바에야 '발톱'을 숨기지 말고 정식으로 박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발의하라는 것이다.

여기에는 박 대통령이 하야할 가능성이 작다는 관측과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 동의가 필요한 탄핵 추진은 야당이 '역풍'을 맞을 것이라는 계산이 깔렸다.

탄핵안이 의결돼도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이 진행되는 동안 대통령 권한이 정지되는 만큼 국정 공백이 현실화한다는 점도 야당에 정치적 부담이라는 것이다.

또 지난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때처럼 탄핵을 추진하는 쪽이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점도 노리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야당은 박 대통령 스스로 물러나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당 지도부는 공식적으로 탄핵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하고 있다.

추 대표는 이날 의총에서 "진실규명 및 책임자 처벌에 집중하자는 것"이라며 "그 나머지 정치적 상상과 제안은 이러한 문제가 풀린 뒤 국민주권의 원리에 따라 국민이 결정할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추 대표는 당내 '국회 추천 총리' 논의 움직임에 대해 "민주당은 작은 실수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며 총리 추천 협상이 여지조차 차단하고 있다.

여야가 박 대통령 2선 후퇴와 총리 후보자 추천을 두고 정치권이 이견을 좁히지 못할 경우 정국 정상화 논의는 청와대와 여야 사이에서 공전만 거듭할 전망이다.

결국 '하야하라'는 야당과 '못 하겠다'는 청와대, '차라리 탄핵하라'는 여당과 탄핵은 부담스러운 야당이 각자 목소리만 높이는 공방전으로 흐를 가능성이 제기된다.

zheng@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6/11/10 18:44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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