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실시간뉴스]

최종업데이트YYYY-mm-dd hh:mm:ss

검색

최신기사

뉴스 홈 > 최신기사

이승만·박정희 독재, 의미 설명보다 '있었던 일' 나열(종합2보)

친일 관련 내용 검정교과서보다 줄어…'친일파' 대신 '친일세력' 표현
경제성장 성과는 자세히…한계는 추상적으로 표현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교육부는 28일 공개한 국정 역사교과서 현장검토본에서 역대 정부의 독재를 '사실대로 서술하고 경제 성장의 성과와 한계를 균형 있게 서술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있었던 일' 자체 서술에 치중한 나머지 발생한 사건의 의미나 '독재'가 끼친 영향에 대해서는 한 문장 정도 서술하는데 그쳤다.

경제성장의 성과는 대폭 분량이 늘고 내용도 자세하지만 한계에 대해서는 추상적으로 설명하는데 그쳐 논란이 예상된다.

친일 관련 서술에서도 고등학교에서는 '친일파'라는 용어 대신 '친일세력'이라는 표현을 사용했으며 검정교과서보다 내용도 대폭 줄어들었다.

◇ 반민특위 활동 간략히 소개…'친일파'는 '친일세력'으로 표현

교육부는 국정교과서에서 '친일 반민족 행위'는 별도의 소주제로 편성해 친일 부역자의 명단과 친일 부역 행위를 상세하게 서술했다고 주장했다.

실제 국정교과서는 229쪽에서 '전시체제하 친일 반민족 행위' 소주제에서 친일파들의 부역 행위를 서술했다. 특히 '역사돋보기'라는 별도 꼭지로 최남선의 친일 행위를 따로 소개한다.

그러나 검정교과서(금성출판사)에서 '친일의 길을 걸은 변절자들'이란 주제로 한 페이지를 할애해 사진과 자료, 삽화 등으로 자세히 다룬 것보다는 비중이 줄어든 인상을 준다.

검정교과서에는 친일파가 광복 후 청산되지 못하고 반공을 내세우면서 다시 등장해 군과 경찰, 정관계의 요직을 차지했다는 내용도 있지만, 국정교과서에는 이런 부분에 대한 내용은 없다.

교육부는 반민특위 활동에 대해서도 한계를 분명히 했다고 설명했다.

국정교과서 252쪽의 '반민특위의 구성과 활동' 소주제에서 '반민특위가 구성됐고 일부 경찰이 특위 사무실을 습격해 어려움을 겪다 해체됐다'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한계에 대해서는 '실형이 선고된 것은 10여건에 그쳤다'가 전부다.

검정교과서(천재교육)에서 이승만 정부가 반민특위 활동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반민족 행위자 특별법이 제정되면서 특위가 유명무실해졌으며 그 결과 친일 잔재 청산이 이뤄지지 못했다고 서술한 것에 비하면 한계에 대한 설명이 부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성출판사 검정교과서 역시 '반민족 행위자 처벌을 위한 노력' 꼭지에서 이승만 정부가 반민특위 활동을 공개적으로 반대했고 특위 활동을 주도한 국회의원들을 간첩혐의로 구속하는 등 여러 제약을 가했다는 점을 다뤘다. 이 교과서는 프랑스의 과거사 청산까지 별도 꼭지로 다뤘다.

고교 한국사 교과서는 또 '친일파'라는 용어 대신 '친일세력'이라는 표현을 썼다.

교육부가 전달한 국정 한국사교과서 현장검토본
(서울=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 유성엽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장이 2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교육부가 전달한 국정 한국사교과서 현장검토본을 검토하고 있다. 2016.11.28
hkmpooh@yna.co.kr

◇ 여성운동가 활동 소개…사회주의 독립운동 설명은 대폭 축소

국정교과서는 검정교과서의 국외 독립운동 설명이 무장 독립운동에 치우쳤다고 지적하며 다양한 독립운동을 종합적으로 서술했다는 점을 내세운다.

이에 따라 비무장 독립운동을 다루는 '외교 독립·선전 활동의 전개'와 '일제에 맞선 여성운동가'를 소주제로 소개했다.

유관순 정도로만 언급하던 여성운동가들의 활동은 영화 '암살'의 실제 주인공인 남자현 열사 등을 포함해 사진 자료와 함께 한 페이지를 할애해 소개했다.

그러나 '다양한 독립운동을 종합적으로' 서술한다는 주장과는 달리 항일독립운동의 한 갈래였던 사회주의 계열 독립운동 관련 서술은 네 문장 정도로 대폭 축소됐다.

검정교과서에서는 '다양한 사상의 수용과 민족 운동의 분화'라는 주제로 별도의 페이지를 할애해 3.1 운동을 거치며 민족 운동이 이념적으로 사회주의와 민족주의로 분화했고 이들의 특징을 비교해보도록 했던 것과 비교하면 사실상 거의 눈에 띄지 않는 수준이다.

외교활동의 비중은 늘린 대신 무장 독립운동 비중은 줄어들었다.

또 외교활동 언급 부분에서는 이승만의 이름이 여러 차례 거론됐다.

임정 수립 초기 활동을 다룬 꼭지에서 워싱턴 회의 한국 대표단 중 한 명으로, 워싱턴에 구미위원부를 설치해 미국을 상대로 외교활동을 했다는 부분에서 이승만의 이름이 언급된다.

광복에 대해서는 '일본군의 항복을 끌어낸 주력은 연합국이었지만, 1945년 8월 15일의 광복은 우리 민족의 끊임없는 독립운동의 결실이었다'라고 서술해 대외적 요인과 함께 우리의 독립노력이 광복을 이끈 한 요인임을 표현했다.

국정 역사교과서 현장검토본
(서울=연합뉴스) 김승두 기자 = 28일 공개된 개정교육과정에 따른 중학교 국정 역사교과서 현장검토본. 현장검토본은 교과서를 집필하는 단계에서 최종본을 발간하기 전에 현장 의견 수렴 등을 하기 위한일종의 '시험본'을 말한다. 2016.11.28
kimsdoo@yna.co.kr

◇ 이승만·박정희 '독재' 표현은 썼지만…평가보다 사실 위주로 서술

교육부는 국정교과서를 둘러싼 논점 중의 하나였던 역대 정부의 독재에 대해서 미화 논란을 의식한 듯 '분명히 사실대로' 서술했다고 설명한다.

이에 따라 발생한 일 위주의 서술을 중심으로 하고 이에 대한 설명은 최소화한 흔적이 엿보이지만 결과적으로는 제대로 독재의 폐해를 설명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반공체제와 이승만의 장기집권' 꼭지에서는 이승만 정부에 대해 관련된 역사적 사실을 나열했다. 그러나 평가는 마지막에 '이승만 정부의 독재로 인해 대한민국의 자유 민주주의가 훼손되고 있었다'는 언급이 전부다.

국정교과서 '반공체제와 이승만의 장기집권'(고등학교 한국사 257쪽) 부분

반면 검정교과서는 당시 이승만 정부의 행위가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예를 들어 천재교육 검정교과서는 이승만 정부가 국회의원을 공산주의자로 몰아 연행하고 폭력배를 동원해 협박하는 등 공포 분위기를 조성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검정교과서에서는 또 이승만 독재를 설명하는 상징적 사건으로 조봉암 사건을 중요하게 다뤘다.

그러나 국정교과서는 본문에서 '당수인 조봉암을 간첩혐의로 국가보안법을 적용해 사형에 처했다'라고만 언급했으며 '2011년 대법원이 조봉암 사건 재심에서 간첩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는 주석을 달았을 뿐이다.

'있었던 일'을 나열하는 서술 태도는 유신 체제에 대한 서술에서도 비슷하다.

유신 체제의 경과와 긴급조치권, 국민투표 부의권, 국회해산권 등 막강한 권력이 부여됐다는 점을 서술했지만, 평가는 '국가 안보를 명분으로 대통령의 권력을 강화한 독재체제였다'가 전부다. 유신 체제에 대한 시각 자료도 싣지 않았다.

이는 유신헌법에 대해 '대통령이 입법, 사법, 행정에 대한 모든 권한을 강화하고 헌법 위에 군림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천재교육)을 지적한 교과서보다 후퇴한 서술이다.

국정교과서에서 유신헌법이 초헌법적이었다는 점은 주석에서 '유신헌법에 규정된 긴급조치권이 초헌법적 권한을 포함하고 있다'는 내용이 전부다.

국가 비상사태 선포 설명에서는 마치 국가 안보를 위해 비상사태 선포가 불가피했다는 식으로 읽힐 수 있는 내용도 들어갔다.

'이러한 상황에서 1971년 12월 반공을 강조하며 정권을 유지하던 박정희 정부는 국가 안보를 최우선시하며 "일체의 사회불안을 용납하지 않는다."라는 담화를 발표하고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265쪽)라고 서술한 부분이다.

일각에서는 5.16 주도세력의 혁명공약이 별도의 '역사 돋보기' 꼭지로 자세히 소개했다는 점도 지적됐다.

검정교과서는 주로 유신헌법과 긴급조치의 내용을 별도 꼭지로 소개했다.

5.16은 '군사 정변'으로 표현했다. 검정교과서들도 대부분 '군사정변'으로 표현했으나 일부(천재교육)에서는 '쿠데타'라는 표현도 병행해 사용했다.

천재교육 교과서는 5.16 군사정변에 대해 '민주화를 지향한 4.19 혁명 정신이 사실상 부정되었다'라는 평가와 함께 군복을 입은 박정희의 사진을 함께 실었다.

국정교과서는 사진 자료로 서울 도심에 나타난 (쿠데타) 주도 세력의 탱크 모습을 실었다.

국정교과서 '유신체제의 등장과 자유민주주의의 시련' 부분(고등학교 한국사 265쪽)
국정교과서 '유신체제의 등장과 자유민주주의의 시련' 부분(고등학교 한국사 265쪽)

◇ 경제성장 성과에 초점…문제점 언급은 축소

경제개발 과정에서 빚어진 각종 문제점에 대해서는 검정교과서가 '성과보다 부작용을 지나치게 강조'했다고 지적하며 국정교과서에서는 성과와 한계를 균형 있게 서술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국정교과서는 기업인들의 실명을 언급하며 긍정적인 평가를 처음으로 넣은 것이 눈에 띈다. 고교 한국사 교과서는 '역사 돋보기' 코너에서 한국의 대표적인 기업인으로 유한양행 설립자인 유일한, 삼성을 창업한 이병철, 현대그룹을 일군 정주영 등 세 명을 꼽아 대한민국 경제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그 위에는 1976년 포항제철 제2고로에 불을 붙이는 박정희 대통령과 박태준 전 포철 회장의 사진도 수록했다.

이는 '경제성장 과정에서 정부, 기업, 근로자 등 다양한 경제 주체들이 어려운 환경을 슬기롭게 헤쳐나간 결과 오늘날 세계적 경제 대국으로 도약한 사실을 서술한다'라는 편찬기준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권위주의 시기 경제개발에 대한 실제 서술은 검정교과서들과 반대로 성과만을 지나치게 강조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고속성장의 그늘'과 '산업재해와 환경 문제' 꼭지를 통해 '경제성장의 주역이었던 노동자들이 낮은 임금과 장시간 노동 등 열악한 조건 속에 일해야 했고 근로기준법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는 점을 서술했다. 정부와 기업인이 노동운동을 억압했다는 표현도 들어갔다.

그러나 국정교과서 내용은 전태일 분신사건, 정부의 도시 빈민층 강제 이주, 농민의 희생 등에 대해 '뭉뚱그려' 추상적으로만 언급하고 세부 항목은 사진 자료로 대신했을 뿐이다.

수출 주도형 경제개발 정책에 대해서도 국정교과서는 긍정적인 면만을 서술했다.

지나친 외자 도입으로 인한 상환 부담으로 국가 경제에 부담을 주고 수출에 의존한 결과 일본과 미국 등 대외의존도가 크게 심화했다는 문제점(금성출판사)은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

이런 서술 태도는 '새마을 운동' 관련 꼭지에서도 드러난다.

국정교과서의 '새마을 운동의 전개' 꼭지에서는 새마을 운동의 긍정적인 측면을 소개한 뒤 부정적인 측면에 대해서는 '유신 체제 유지에 이용됐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고만 언급했다.

◇ 5.18 민주화운동 계엄군 잔혹성 설명 없어

국정교과서는 4·19 혁명에 대해 사진 자료와 함께 한 페이지를 할애해 소개했다

4·19혁명에 대한 평가는 '독재에 항거한 민주주의 혁명으로서 이후 자유 민주주의 발전에 토대가 됐다"고 내리고 있다.

5.18 민주화운동에 대해서도 역시 한 페이지를 할애했다.

'신군부가 계엄군을 광주에 투입해 과잉 진압하자 가혹한 진압에 맞서 시민과 학생들이 저항했다'고 표현해 신군부가 충돌을 야기한 주체라는 점을 밝혔다.

시민의 피해상에 대해서는 '계엄군의 발포로 많은 시민이 죽거나 다쳤고', '5월27일 계엄군이 대규모 군대를 투입해 전남도청을 장악하는 과정에서 많은 시민이 죽거나 다쳤다'고 서술했다.

검정교과서들은 또 공수부대 투입과 전차 동원, 시위에 참가하지 않은 사람까지 무차별적으로 폭행하는 등 신군부 세력의 폭력성과 비민주성을 구체적으로 설명했지만 국정교과서는 '과잉진압','가혹한 진압' 등으로 추상적으로 표현했다.

zitrone@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6/11/28 20:14 송고

광고
광고
댓글쓰기

댓글쓰기

배너
비주얼뉴스
  • 포토
  • 화보
  • 포토무비
  • 영상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