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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와 사투 벌이는데 감찰받으라니" 지자체 공무원들 '분통'(종합)

방역 관계자들이 닭을 살처분 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국민안전처, 경기·충북·전남 등 AI 발생한 5개 道 대상 감찰 나서
"방역 미흡한 점 있다" vs "눈코 뜰새없는 지금 해야 하나…탁상행정"

(전국종합=연합뉴스) 심규석 기자 = 전국 지방자치단체 축산 방역 담당 공무원들은 요즈음 파김치처럼 축 늘어졌다.

중국에서 인명 피해까지 냈던 고고(高高)병원성의 H5N6형 조류 인플루엔자(AI)가 걷잡을 수 없이 퍼지면서 확산 방지를 위한 방역에 눈코 뜰새 없이 바쁘다.

방역 초소 운영과 감염 가금류 살처분, 소독과 예찰을 하고, 감염 농장이 추가로 발생했는지 파악하다 보면 뜬눈으로 밤을 새우는 경우도 적지 않다.

"AI 비상"[연합뉴스 DB]
"AI 비상"[연합뉴스 DB]

닭·오리 살처분이 끝나면 다시 의심 신고가 접수되고 야생조류 시료에서까지 바이러스가 검출되고, 서해안 일대에서 시작된 AI가 점차 중부 내륙으로 번지면서 긴장감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AI 차단을 위해 사력을 다하는 지자체 방역 담당 공무원들을 더욱 힘들게 하고 분통을 터뜨리게 하는 것은 중앙부처의 '갑질' 감찰이다.

AI 방역을 하기에도 일손이 부족한 판에 감찰까지 받아야 하다보니 "이 판국에 감찰이 중요하냐"는 불만이 쏟아진다.

AI가 진정된 다음에 발생 원인이나 문제점을 파악하면 되는 것 아니냐는 얘기다. "현장 사정을 모르는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는 원성도 나온다.

30일 국민안전처에 따르면 AI가 발생한 경기, 충북, 충남, 전북, 전남을 대상으로 한 '안전 감찰'이 닷새간의 일정으로 지난 28일 시작됐다.

2∼3명씩으로 구성된 5개 감찰반은 지자체 방역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방역 전문성 여부, 상황 대처 능력, 방역 시스템 작동 여부 등을 파악 중이다.

서해안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터지는 AI 발생이 연례행사처럼 된 게 지자체 방역 담당자들의 전문성 부족, 통제초소 운영 소홀 등에서 비롯됐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국민안전처 관계자는 "AI가 발생한 지역인데도 상황실이 제대로 가동되지 않거나 방역초소 역시 형식적으로 운영되는 부분이 있어 안전 감찰을 해 보자는 부처 대책회의 결정에 따라 감찰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거점 소독소나 사람·차량 통제 초소가 제대로 운영되는지 따져보고 시급히 개선할 사안이 있다면 농림축산식품부에 통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 16일 전남 해남의 산란계 농장과 충북 음성의 육용 오리 사육농장에서 AI가 발생한 이후 30일 오전 0시 기준, 전국 46개 농가가 확진 판정을 받았고, 8개 농가가 사육했던 가금류에 대한 검사가 이뤄지고 있다.

예방적 살처분을 포함, 매몰 처리된 닭·오리 마릿수도 전국적으로 291만 마리를 넘어섰다. 경기가 117만9천여 마리로 가장 많고 충북 84만3천여 마리, 세종 70만여 마리 등의 순이다.

AI가 급속히 번지면서 이들 지자체는 행정력을 총동원, 감염 방지를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다.

지자체 방역담당 공무원들은 방역초소, 상황실, 살처분 등을 관리하느라 자정을 훌쩍 넘겨 퇴근했다가 새벽같이 나와 방역 상황을 챙기기 일쑤여서 제대로 된 휴식도 취하지 못하는 처지다.

"접근 금지, 방역 중"[연합뉴스 DB]
"접근 금지, 방역 중"[연합뉴스 DB]

방역 관계자들이 닭 살처분 및 방역을 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런 상황에 중앙부처 감찰까지 받아야 하는 처지여서 몸이 열 개라도 부족하다고 하소연한다.

한 지자체 공무원은 "속된 말로 '지금 뭣이 중헌디'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AI가 진정된 다음에 문제점이 무엇이었는지 등을 파악해도 되는 거 아니냐"며 "AI가 걷잡을 수 없이 번져 사투를 벌이는 판에 응원을 해주지는 못할망정 발목을 잡는 것 같아 기운이 빠진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수의사 자격증을 소지한 축산 방역담당 공무원들로서는 바이러스를 차단하는 데도 시간이 빠듯한데 감찰에까지 불려가야 하니 분통이 터질 노릇이다.

또 다른 지자체의 방역담당 공무원은 "이 시점에 꼭 감찰해야 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며 "자신들은 할 일을 했다는 걸 보여주려는 면피용으로밖에 안 보인다"고 꼬집었다.

농림축산식품부도 기동방역기구를 가동 중이다. AI 발생 지역에 직원들을 파견해 방역 현장에서 지도하며 개선 대책을 수집하고 있다.

취지는 좋지만 자칫 '옥상옥'의 구조가 돼 오히려 현장 방역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상황실, 거점소독소, 이동 통제초소 운영과 관련한 감찰까지 진행되자 행정력 분산으로 정작 중요한 방역이 소홀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대해 국민안전처 관계자는 "고병원성 AI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어 예비조사를 했더니 지자체 조치에 미흡한 부분이 보여 감찰하고 있다"며 "다만 방역담당 공무원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고 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ks@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6/11/30 12:17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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