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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서 퇴짜" "쓰레기 투기 의심"…이주민 인종차별 사례

[연합뉴스TV 제공]
경기외국인인권센터 모니터링 결과…"처벌규정 마련해야" 주장도

(서울=연합뉴스) 이희용 기자 = #1. 필리핀 출신 결혼이주여성은 아이를 유치원에 보내고 싶었으나 포기했다. 유치원 측이 "혼혈인을 받으면 다른 한국인 엄마들이 싫어해 아이를 다른 유치원으로 옮길 수 있다"며 받아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2. 페루 출신 M씨는 집 앞에 음식 쓰레기를 무단으로 버린 사람으로 지목돼 집주인의 비난을 받았다. 그는 "내가 한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지만 집주인은 "유일한 외국인 거주자인 당신이 아니면 이런 일을 할 사람이 없다"며 의심을 풀지 않았다.

#3. 한 결혼이주여성이 주민센터를 방문해 주민등록등본 발급을 신청하자 담당자는 "외국인이어서 안 되고 남편이 직접 방문해야 한다"며 거절했다. "늘 혼자서 신청해 발급받았는데 뭐가 문제냐"라며 거듭 따지니까 그제야 다른 직원이 와서 서류를 떼줬다.

경기도외국인인권지원센터(소장 오경석)의 이경숙 팀장이 7개국 출신 이주민 모니터 요원 14명을 통해 수집한 191개 인종차별 사례 가운데 일부다.

이 팀장은 경기도외국인인권지원센터가 30일 오후 경기도 안산글로벌다문화센터 대강의실에서 '인종차별 실태와 차별 해소를 위한 정책 방안'을 주제로 개최한 심포지엄에서 '경기도 인종차별 실태 모니터링 결과'를 보고했다.

이에 따르면 이주민들이 겪는 인종차별은 모욕·불공정 처우·신체 폭행 등으로 형태가 다양했고, 직장·상점·학교·길거리·공공장소·일상적 생활공간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이뤄졌으며, 대상도 성인·청소년·아동 등 전 연령에 걸쳐 있다.

그는 "이주민에 대한 차별을 시정하고 구제할 법제가 미비해 대부분 인종차별을 당해도 참고 불이익을 감수하거나 그 자리를 벗어나는 소극적 대응밖에 할 수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면서 대안 마련을 촉구했다.

이어 모니터링에 참여한 라이베리아 출신의 크리스티나 도 씨와 베트남 출신의 현지영 씨도 자신이 겪은 경험과 모니터링하며 느낀 소감을 털어놓으며 이주민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당부했다.

박경태 성공회대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2부 순서에서 최정규 변호사(원곡법률사무소)는 "현행법으로는 인종차별 행위를 처벌할 수 있는 규정이 전무하다"며 "인종차별 금지 규정을 담은 법률을 제정하는 동시에 현행법의 일반 차별행위 규정에 '형사제재' 조항을 추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영미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 연구위원은 유럽에서 빈발하는 인종범죄 현황과 이에 대응하는 NGO들의 활동을 소개하고 "우리나라에서도 인종차별에 대응하기 위한 다각도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임선영 국가인권위원회 이주인권전문관은 '외국인에 대한 에이즈·마약 검사 요구 중단' 등 유엔 인종차별철폐위원회가 우리나라에 권고한 내용을 설명한 뒤 "인종차별·이주민 혐오·모욕 등을 막으려면 민형사상 규제뿐 아니라 차별행위 구제와 시정이 함께 이뤄져야 하며, 사전 예방 차원의 교육과 홍보도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우삼열 외국인이주노동운동협의회 인종차별대응팀장은 "현행 외국인근로자 고용허가제는 사업장 변경을 제한하는 등 인종차별적 요소가 있다"면서 "우리가 일본에 '헤이트 스피치(공개 혐오 발언) 금지법 제정'을 촉구하는 것처럼 우리나라도 하루빨리 인종차별을 규제할 수 있는 법률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에 앞서 인사말에 나선 오경석 소장은 "국제사회의 거듭된 우려와 개선 권고에도 불구하고 관행과 문화라는 이름으로 용인되고 있는 인종차별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모니터링을 기획했다"면서 "인종차별에 관한 문제의식이 확산되고 실현 가능한 해결 방안이 적극적으로 논의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heeyong@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6/11/30 14:0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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