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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해녀문화 명맥 이어가는 한라산 남녘 하례리 어촌계

해녀학교 출신 새내기들 선뜻 받아 "선배가 이끌고 후배가 거들고"

(서귀포=연합뉴스) 고성식 기자 = "명맥 끊기는 제주 해녀 문화, 우리는 선배 해녀가 알려주고 후배가 배우며 이어가고 있어요."

제주 서귀포시의 작은 농어촌 마을인 남원읍 하례리 어촌계 사무실에 지난달 25일 해녀 10명이 모여들었다.

이들은 소라와 전복 등을 채취하기 위해 물질을 준비하는 동안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웃음꽃을 피웠다.

나이 지긋한 해녀들 사이에는 상대적으로 앳된 해녀 3명이 눈에 띄었다. 육지 출신 인턴 해녀 이지혜(50), 김지영(39), 전소영(38)씨다.

'우리는 제주도의 당당한 해녀'
(서귀포=연합뉴스) 박지호 기자 =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하례리 어촌계 해녀들이 지난달 25일 망장포구에서 해산물을 채취하는 물질에 나서기 전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며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2016.11.30
koss@yna.co.kr

지난해와 올해 여름 서귀포 법환 좀녀(해녀의 제주어)마을 해녀 학교에서 해녀 전문 양성과정을 수료한 후 하례리 어촌계에서 정식 물질실습을 하고 있다.

계원이 되기 까다로운 다른 어촌계와는 달리 하례리는 선뜻 이들 인턴 해녀를 받아들여 해산물 밭인 하례리 바다를 내줬다. 해남인 현승민(34)씨도 남자로서는 처음으로 어촌계원이 됐다.

허운경(55) 하례리 어촌계장은 "어촌계원이 됐다는 것은 공동체 소속감 이상의 의미"라며 "해산물이 많은 마을 밭(어장)을 같이 나누고 물질을 하고 나서 쉴 수 있는 공동의 공간을 함께 이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쉽지 않은 결정이 가능했던 것은 제주 해녀 문화와 마을의 어촌 문화를 계승하는 후배가 있어야 한다는 이유가 컸다.

해녀가 급속히 고령화되는 데다 젊은층이 해녀를 기피해 점차 수가 줄어 수십 명이던 마을 거주 순수 어촌계원은 현재 6명에 불과하다.

도 전역에서도 지난해 4천377명으로 1970년대 1만5천명에 달하던 해녀 수에 비하면 3분의 1로 줄었다.

현영숙(67)씨는 "이번에 물질한 지 40여년 만에 후배 해녀를 받았다"며 "후배가 들어오니 물질하는 법을 가르치는 재미도 있어 좋다"고 말했다.

물질 준비가 끝날 무렵 잠수회장이면서 상군 해녀인 김복희(55)씨가 "말이 길어점쩌, 인제 그만 물에 가게"(이야기하다 보니 출발 시각이 지체됐습니다. 이제 물질하러 갑시다)라며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어선 오르는 해녀들
(서귀포=연합뉴스) 박지호 기자 = 지난달 25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하례리 어촌계 해녀들이 바다로 나가기 위해 망장포구에서 어선에 오르고 있다. 2016.11.30
jihopark@yna.co.kr
'김서림 막는데는 쑥이 최고'
(서귀포=연합뉴스) 박지호 기자 = 지난달 25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하례리 어촌계 해녀들이 쇠소깍 앞바다에서 작업을 시작하기 전 쑥을 이용해 수경의 김서림을 방지하고 있다. 2016.11.30
jihopark@yna.co.kr
입수하는 해녀들
(서귀포=연합뉴스) 박지호 기자 = 지난달 25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하례리 어촌계 해녀들이 쇠소깍 앞바다에서 입수하고 있다. 2016.11.30
jihopark@yna.co.kr

잠수회장의 말에 잠수복으로 갈아입은 해녀들은 테왁 망사리와 까꾸리, 빗창 등의 물질도구를 챙겨 들었다. 인턴 해녀가 물질 도구를 챙기는 데 시간이 걸리면 선배 해녀가 거들어줬다.

테왁은 부력을 이용한 작업도구로 해녀들이 그 위에 가슴을 얹고 작업장으로 이동할 때 사용한다. 테왁에 이은 망사리에는 채취한 수산물을 넣는다. 빗창은 전복을 따내는 데 쓰는 철제도구며 까꾸리는 바위틈의 해산물을 채취할 때나 물밑을 헤집고 다닐 때 등에 쓰이는 물질 도구다.

이들 해녀가 물질하러 가는 곳은 드넓은 마을 앞바다 중에서도 '우금포'로 정해져 있다.

관광지로 잘 알려진 '쇠소깍'에서 200∼300m 앞바다에 있는 우금포에는 소라와 전복이 잘 자라는 데다 어촌계에서 전복 등 해산물 씨(종묘)를 뿌려 관리하는 곳이다.

인턴 해녀 이지혜씨는 바다에 들어가기 전 미리 따둔 쑥으로 물안경을 능숙하게 닦았다.

이씨는 "선배 해녀들이 알려준 대로 이렇게 쑥으로 물안경을 닦으면 김이 절대 서리지 않는다"며 "해녀에 대해 알기 전에 20년 정도 다이빙 경력이 있지만 전혀 몰랐던 사실이다"고 털어놨다.

다른 인턴 해녀 전소영씨는 "어촌계에서는 의사결정 과정에 자유롭게 토론하는 등 민주적이고, 노약자를 배려하고 존경하는 문화가 있다"며 "어촌계에 들어와 실습을 해보니 해녀 문화가 살아있는 유산임을 피부로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작업하는 해녀들
작업하는 해녀들(서귀포=연합뉴스) 박지호 기자 = 지난달 25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하례리 어촌계 해녀들이 쇠소깍 앞바다에서 소라 등을 캐고 있다. 2016.11.30
jihopark@yna.co.kr
작업하는 해녀들
작업하는 해녀들(서귀포=연합뉴스) 박지호 기자 = 지난달 25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하례리 어촌계 해녀들이 쇠소깍 앞바다에서 소라 등을 캐고 있다. 2016.11.30
jihopark@yna.co.kr
소라 채취하는 해녀
소라 채취하는 해녀(서귀포=연합뉴스) 박지호 기자 = 지난달 25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하례리 어촌계 해녀가 쇠소깍 앞바다에서 소라 등을 채취하고 있다. 2016.11.30
jihopark@yna.co.kr
작업 마친 제주 해녀
작업 마친 제주 해녀(서귀포=연합뉴스) 박지호 기자 = 지난달 25일 제주 서귀포시 쇠소깍 앞바다에서 해산물 채취 작업을 마친 하례리 어촌계 해녀들이 하례리 망장포구로 들어오고 있다. 2016.11.29
jihopark@yna.co.kr
수확물 정리하는 해녀
수확물 정리하는 해녀(서귀포=연합뉴스) 박지호 기자 = 지난달 25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하례리 어촌계 해녀들이 쇠소깍 앞바다에서 채취한 소라 등 수확물을 정리하고 있다. 2016.11.30
jihopark@yna.co.kr

하례리 어촌계도 도내 다른 어촌계와 비슷하게 대부분 조상 대대로 해녀 일을 하고 있다.

물질을 통해 수확한 해산물은 자식의 교육비가 됐고, 가정 경제의 종잣돈이 됐다.

이날 여섯 시간의 물질작업을 마치고 해산물을 망사리 가득 수확해 온 양난초(73)씨는 "이제는 나이가 들어 호흡이 가빠져 예전만큼 수확을 올리지 못하는 것 같아 아쉽지만 물속에 있을 때만큼은 내가 스스로 돈을 벌 수 있고 가정을 위할 수 있다는 자부심이 든다"고 했다.

그러면서 "죽을 때까지 해녀를 할 것"이라는 그의 말은 거친 바다 밭을 일궈온 제주 해녀들의 강인한 정신력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했다.

koss@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6/12/01 00:43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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