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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학자가 말하는 국가다운 국가는…신간 '국가이성비판'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국가의 존재 의의에 의문 부호가 달리기 시작했다.

전 국민이 생중계로 세월호가 가라앉는 과정을 지켜보고 있는데도 정부는 배 안에 있던 학생들과 성인 승객들을 구조하는 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독일 괴팅겐대에서 사회학 박사학위를 받고 카셀대에서 독일 교수자격을 취득한 저자가 '국가이성비판'이라는 책에서 화두로 삼은 것은 바로 세월호 참사로 민낯이 드러난 대한민국이다.

국가로서 대한민국에 대한 저자의 평가는 매섭다. 종이국가, 키클롭스 국가, 마름 국가, 콤플렉스 국가. 저자가 한국이라는 국가의 성격을 규정한 단어다.

세월호 참사에서 드러났듯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의 보호라는 국가의 기능을 수행하지 못해 페이퍼 컴퍼니와 같은 존재라는 의미에서 종이국가이고, '오디세이아'에 나오는 외눈박이 괴물처럼 개인을 통제하고 폭력을 가한다는 뜻에서 키클롭스 국가다.

또 공평무사하게 일을 처리하기보다는 재벌과 대기업의 편을 드는 마름과 같은 국가이고, 극단적인 반공주의와 극단적인 친미주의를 추구하는 콤플렉스 덩어리의 국가라는 뜻이다.

저자는 한국이 이러한 모습의 근대국가로 형성된 과정을 역사적으로 추적한다. 이른바 국가의 계보학이다.

여기서도 저자의 시선은 곱지가 않다. 한국은 '정복하기 위해 해방하는 자'인 미군정에서 출발해 친일 세력에 기반한 반공적·친미적인 비자주적 국가가 됐다.

혈연, 지연, 학연, 근무연 등 연고주의가 판을 치는 비보편주의적 국가이며 국가와 재벌이 호혜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비사회적인 국가이기도 하다.

외적으로는 기능적으로 분화된 모습을 보이지만 내용상으로 전 사회가 정치와 경제에 예속됐다는 점에서 기능적 미분화의 비근대적인 국가다.

우리 국민이 국가의 이런 민낯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것은 경제주의와 국가주의라는 국가의 '주술' 때문이라고 저자는 지적한다.

경제 성장이 근대화의 전부인 양 호도되고 경제 성장을 주도하는 국가에 개인은 동원될 뿐이다.

근대화는 단순히 경제가 성장하는 과정이 아니라 정치, 법, 경제, 과학, 예술, 윤리, 교육, 가족, 생태 등 다양한 삶의 영역이 변화하는 과정이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저자의 대안은 무엇인가. 경제에서 사회로, 국가에서 개인으로 가치의 축을 옮겨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나라 헌법은 제1조 제1항에서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라고 규정한다. 국가의 정체를 먼저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독일연방공화국 헌법은 국가가 아닌 인간을 말하고 있다. "인간의 존엄성은 침해할 수 없다. 이 존엄성을 존중하고 보호하는 것이 모든 국가권력의 의무이다"라고.

김덕영 지음. 다시봄. 232쪽. 1만5천원.

pseudojm@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6/11/30 15:52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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