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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윤장현 광주시장 인척들 사법처리 단상

 윤장현 광주시장
윤장현 광주시장자료사진.

(광주=연합뉴스) 전승현 기자 = 2014년 7월 어느 날이었다.

당시 윤장현 광주시장 인척이자 '비선 실세'로 알려졌던 김모 전 광주시정책자문관이 지인을 통해 저녁을 하자고 했다.

필자가 김 전 자문관의 동생이 윤 시장의 '초대 비서관'으로 내정된 데 대한 비판기사를 '쏟아낼' 즈음이었다.

김 전 자문관은 필자의 고교 선배인 데다 만남을 연결해준 지인과 '인정(人情)'에 못 이겨 "식사만 간단히 하자"고 맘을 먹고 단둘이 만났다.

필자는 술이 몇 순배 오고 간 뒤 '김 선배'와 동생에 대한 필자의 생각을 정리해 말했다.

"시장 친·인척을 비서관 자리에 앉히면 안 된다. 비서관이 5급 상당이지만, 3, 4급 공무원은 말할 것도 없이 부시장들도 비서관 눈치를 보게된다. 공무원들은 인척 비서관을 비선(秘線)으로 보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공직사회 시스템이 붕괴한다."

김 전 자문관은 이러한 필자의 생각에 "착한 내 동생"이라고 했다. 형으로서 동생에 대해 애정과 신뢰가 묻어났다.

필자는 당시 시청 안팎에서 비선 실세로 여겨졌던 김 전 자문관에 대해서도 "김 선배가 이렇게 광주에 자주 오면 말이 나오고(당시 김 전 자문관은 서울에 거주한다고 했다) 권력 생리상 시정에 개입하려는 유혹을 느끼게 될 것이다"고 '충고'했다.

이에 김 전 자문관은 "전 후배, 전 지방정치 관심 없습니다. 2017년 정권교체에만 관심이 있습니다"라고 했다.

두 시간여의 만남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김 전 자문관의 '말과 진심'을 믿고 싶었지만, 왠지 개운치 않았다.

이후 문상필 광주시의원이 김 비서관 내정을 철회하라는 성명을 냈고, 필자는 성명을 토대로 비판기사를 이어갔다.

기사가 나가자 김 전 자문관 고교 동문이자 필자의 고교 선배인 광주시 모 출연기관 간부는 필자에게 '서운한 얘기'를 했다. 기자 출신인 그 간부는 김 비서관 내정자에 대해 '구명운동'을 했다. 그 선배는 현재까지 간부직을 맡고 있다.

그로부터 며칠 후 윤 시장은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김 비서관 내정자에 대해 "오래전부터 알았던 인물은 아니고 선거 때 캠프에서 회계담당을 맡겨 성실하게 일을 해 비서관으로 채용하려고 했던 것"이라며 "비서관 내정자가 부도덕한 인물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윤 시장은 그러면서 "채용과정에 불법성과 부적합한 내용이 없는 한 비서관으로 채용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인사권자가 임명을 강행하겠다고 하니 필자로서도 현실적으로 기사의 '동력'을 상실할 수밖에 없었다.

필자는 출입처 변동으로 광주시 기자실을 떠난 후에도 김 전 자문관과 김 비서관에 대한 이런저런 좋지 않은 얘기를 들을 수 있었고, 일부 기자들은 이를 기사화하는데 인색하지 않았다.

약 2년의 세월이 흐른 최근 김 전 자문관은 광주시 관급공사 수주 과정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특가법상 알선수재)로 구속기소 됐고, 동생 김 전 비서관도 광주시 납품 계약 과정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뇌물수수)로 구속영장이 청구돼 형제가 구속될 처지에 놓였다. 가족 입장에선 가슴이 미어지도록 고통스러울 것 같다.

죄는 미워해도 사람은 미워하지 말란 말이 있지 않은가. 아마 김씨 두 형제는 '지방권력'에 근접하지 않았다면 이런 부정을 저지르지 않았을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이 든다.

최순실씨 국정농단으로 국민이 분노하고 나라가 시끄렀다. 중앙권력이든 지방권력이든 '알량한 권력과 지위'를 보고서 불나방처럼 모여드는 세력이 있다는 것을 국민과 시민은 새삼 목도하고 있다.

비선실세에 의한 정치(행정)가 아닌 시스템에 의한 정치(행정)가 이뤄져야 민주주의가 착근된다는 사실을 웅변해주는 요즈음이다. shchon@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6/12/02 11:3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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