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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중국의 롯데 압박, '사드 보복'이라면 치졸하다

(서울=연합뉴스) 중국 정부가 자국 내 롯데그룹의 여러 사업장에 대해 전방위 조사를 벌이고 있다. 중국에 진출한 롯데 계열사들은 지난달 29일부터 일제히 중국 당국으로부터 세무조사 및 소방·위생점검, 안전점검 등을 받고 있다고 한다. 상하이(上海)의 롯데 중국본부는 물론 베이징(北京), 상하이, 청두(成都) 등지의 중국 내 150여 개 롯데 점포와 롯데케미칼, 롯데제과 등의 현지 공장이 모두 조사를 받는다니 롯데 측이 느낀 당혹감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만하다. 전 세계를 통틀어 어느 국가의 정부가 자국에 진출한 특정 외국 기업집단을 대상으로 이와 같은 무차별 압박을 가한 사례가 있는지 의문스럽다. 무슨 배경이 있지 않고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중국 정부가 유독 롯데그룹을 표적으로 삼은 이유로는 롯데가 한국 내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부지를 제공한 점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한반도 사드 배치에 반대해온 중국은 지난 9월 롯데가 소유한 경북 성주골프장이 사드 배치 장소로 확정되자 "중국 측은 이에 대해 결연히 반대하며 국가안전 이익과 지역 전략 균형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조처를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일 정례브리핑에서 롯데그룹에 대한 전방위 조사가 사드와 연관이 있느냐는 질문에 "상황을 알지 못하고 있다"면서도 "관심이 있으면 유관부문(당국)에 문의하라"고 말해 연관성을 부인하지 않았다.

'사드 보복'으로 의심되는 중국의 경제적 압박조치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중국 정부가 공식 인정한 것은 아니지만, 사드 배치에 대한 보복으로 강도 높은 '금한령'(禁韓令·한류에 대한 제재령)이 내려졌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올해 들어 중국에서 개봉한 한국 영화는 단 한편도 없으며 한국 TV 드라마도 중국 방송에서 사라지고 있다. 중국 드라마와 광고에서도 한국 배우, 연예인들의 출연이 취소되거나 중단되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다. 또 지난 9월까지 한국산 식품과 화장품의 통관 거부는 148건으로 지난해 전체 130건을 넘어섰다. 지난달에는 아동용 플라스틱 식사 도구, 완구, 우유병 등 450건이 상표 부착 위반을 이유로 수입검역에서 불합격 처리되는 등 한국산 제품 전반에 대한 규제가 대폭 강화되는 기류가 분명하다.

중국이 자국의 이익을 위해 한미 군 당국의 사드 배치에 대해 반대할 수는 있다. 그러나 국가 간 외교적 차원의 항의를 넘어 사드 배치 결정과는 무관한 민간 기업들에 불이익을 가하는 처사는 치졸할 뿐만 아니라 국제 무역규범을 명백히 위반하는 행위다. 이래서야 외국의 어느 기업이 중국 정부를 믿고 투자를 할 수 있을 것인가. 늘 '대국'임을 주장하는 중국 정부는 그에 걸맞은 처신을 보이기 바란다. 한국 정부 역시 중국의 부당한 압력에 맞설 것은 맞서고 항의할 것은 당당하게 항의해야 한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6/12/02 14:48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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