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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 유출 낙동강 폐준설선 한달째 방치…'애물단지'

(창원=연합뉴스) 박정헌 기자 = '난파선은 난파선 속으로 바다와 별거 중이다. 부서져 나간 글자, 흔적이 없다. 폭우에 뜯겨나간 이름, 보고 싶다. 난파선 앞에서 난 파산하고 있다.'

불이 난 뒤 모래톱에 방치된 낙동강 폐준설선
불이 난 뒤 모래톱에 방치된 낙동강 폐준설선

김기령의 시 '난파선은 난파선 속으로'의 한 구절처럼 난파선 때문에 낙동강 환경생태가 '파산' 위기에 처했다.

지난 1일 경남 김해시 술뫼생태공원 모래톱에는 철거 중인 폐준설선 한 척이 사람의 손길이 오래 닿지 않은 흉가처럼 버려져 있었다.

지난달 이 폐준설선에서 철거를 위한 해체작업을 하던 중 불티가 남아 있던 기름에 붙으면서 불이 났다.

인명 피해는 없었으나 이 화재로 기름 20ℓ가 배에서 쏟아져 나왔다.

김해시가 방제작업을 벌여 기름 유출은 막았으나 배는 새카맣게 타버린 채 한 달째 방치된 상태다.

배 곳곳에는 얼굴에 숯 칠을 한 것처럼 검은 그을음이 껴 있었다. 그 주위로 절단하다 만 배 파편이 나뒹굴고 있었다.

강가에 거대한 고철상 하나가 들어선 것이나 다름없는 모습이었다.

배 주위에는 60m 정도의 기름 방지막이 가두리 양식장처럼 둘러쳐져 있었다.

기름 방지막 안으로는 수십 장의 흡착포가 흩뿌려져 있었다. 배에서 새어 나오는 기름을 빨아들이기 위한 용도다.

김해시에서는 불이 난 날부터 지금까지 매일 직원 10여명을 보내 기름 제거를 하고 있다.

그러나 배를 철거하지 못해 배관을 연결한 뒤 기름을 빨아들이거나 흡착포로 기름을 흡수하는 작업만 하고 있다.

폐준설선 주위로 흩뿌려진 흡착포
폐준설선 주위로 흩뿌려진 흡착포

한 달 동안 사용한 흡착포만 30박스다.

개인 소유의 폐준설선을 시가 강제로 철거할 수 없어 임시방편식의 기름 제거 작업만 지지부진하게 이어지고 있다.

이날 현장에서 기름 제거 작업을 하던 김해시 관계자는 "폐준설선은 완전 골칫덩어리"라며 혀를 찼다.

그는 "선주가 배를 철거하지도 않으면서 여기서 기름 제거 작업을 하고 있으면 '왜 허락도 없이 마음대로 하느냐'며 어깃장을 놓기도 한다"며 "시에서 철거 문제를 상의하기 위해 연락을 해도 무슨 이유에서인지 응답도 잘 하지 않는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사정은 다른 곳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김해시 대동면의 임시계류장에는 준설선 6척이 나란히 정박해 있었다.

이 중 3대는 침몰해 선미만 암초처럼 수면 위로 드러났거나 선박 절반이 물에 잠긴 상태였다.

침몰 준설선은 다른 선박처럼 강가에 정박 중인 상태였으나 태풍 등 자연재해가 닥치자 가라앉고 말았다.

침몰한 배들도 그간 방치되다가 최근에서야 선주들이 직접 철거 작업에 나섰다.

임시계류장에 침몰한 채 방치된 준설선들
임시계류장에 침몰한 채 방치된 준설선들

선주들은 크레인으로 침몰한 배를 끌어당긴 뒤 해체작업을 거쳐 철거할 계획이다.

이 준설선들은 모두 2011년 4대강 사업 공사에 투입돼 강바닥 흙이나 돌을 퍼내는 데 사용된 것들이다.

4대강 사업이 끝나고 반출에 필요한 예산을 지원받지 못해 강에 그대로 정박해둔 것이 환경 재앙이라는 부메랑이 돼 돌아왔다.

쓸모도 없어진 배가 낙동강 수질과 미관을 파괴하며 방치됐음에도 지방자치단체는 '개인 소유'라는 이유로 반출도 하지 못하고 있다.

낙동강 전역에는 이와 같은 준설선이 총 16대 정박해 있다.

김해시 관계자는 "침몰하거나 불이 난 준설선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지자체로부터 정식 허가를 받고 정박한 것들"이라며 "문제가 있는 준설선은 철거할 테지만 멀쩡한 준설선들은 향후 또 다른 준설작업에 동원될 수 있어 그대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home1223@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6/12/02 15:08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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