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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쩔수 없이 끌려갔지만 다시는 전쟁 일어나선 안돼"

日 시민단체, 태평양전쟁 참전자 초청해 젊은 세대와 만남 주선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21살 때였는데, 난 전쟁이 너무 싫었어. 그런데 방법이 있나. 끌려갈 수밖에. 나는 어쩔 수 없었지만, 앞으론 다시는 그런 전쟁이 일어나선 안돼. 그러려면 각 나라의 정치인들이 잘해야지."

2일 오후 일본 도쿄(東京)의 번화가 아사쿠사(淺草). 젊은이들이 많이 몰리는 이 거리 한쪽에서 과거 태평양전쟁에 참전했던 80~90대 노인들이 전쟁 경험이 없는 후세대들과 대화를 나누는 자리가 마련됐다.

전쟁의 기억이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영상으로 남기는 작업을 하는 시민단체 '전장(戰場)체험방영보존의 회(會)'는 이날 태평양전쟁 참전 군인들을 초청해 '전장체험자와 만날 수 있는 카페' 행사를 열었다.

사흘간 열리는 이번 행사의 첫날인 이날 9명의 전쟁 경험자들이 참석해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참석자 중 한 명으로 올해 97살인 이시이(石井)씨는 전쟁에 대해 "입대하기 전에도 싫었고, 입대해서도 싫었고, 제대한 뒤에도 싫었다"고 말했다.

한국의 인천에서 친형을 도와 일을 하던 그는 1930년대 중반 일제가 한창 침략 전쟁에 열을 올리던 때 징병검사를 받으라는 통보를 받고 일본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21살 새해가 지나고 얼마 되지 않아 전장으로 끌려갔다. 만주군에 속했다가 남태평양의 뉴기니까지 간 그는 원치 않게 총을 쏘고 또 총탄을 피했다.

"손에 총을 쥐는 게 싫었다"는 그는 "당시엔 아무도 전쟁이 싫다는 이야기를 겉으로 할 수 없는 분위기였다"고 했다. 전체주의 시대에 철저히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총을 들게 됐다는 설명이다.

"물론 사람을 총으로 쏘는 것도 무서웠지만, 총에 맞는 것은 더 무서웠지. 그래도 나는 부상한 적이 없지만, 동료 중에는 총에 맞아 크게 다치거나 세상을 떠난 경우도 있었어. 그냥 건강하게 살아서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뿐이었어. 도망갈 생각은 하지도 못했지."

그는 "요즘 젊은이들은 전쟁이 얼마나 무서운지 잘 모른다"며 "전쟁이 얼마나 싫은 것인지 알았으면 좋겠다. 전쟁이 다시는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참가자로 대만 출신인 고 마사오(吳正男·89)씨는 일본 유학 중인 17살 때 자원입대했다가 일본 패병 후 소련군의 포로가 돼 중앙아시아 카자흐스탄까지 끌려갔고 다시 일본으로 돌아왔다. 무라카미 데츠오(村上輝夫·96)씨의 경우 징집당한 뒤 남태평양으로 배치됐다가 부상으로 후송된 사이 다른 부대원 모두가 전사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대학생부터 노인들까지 다양한 연령대 100여명이 전쟁의 아픈 기억을 공유했다.

한 대학생은 "돌아가신 할아버지가 전쟁을 경험했다. 전쟁에 대해 잘 모르지만, 직접 이야기를 듣고 경험을 공유하고 싶어서 참석했다"고 말했다.

주최측 자원봉사자인 이다바시 고타로(板橋孝太郞)씨는 "전쟁을 겪은 적 있는 분들의 대부분이 돌아가시면서 전쟁의 무거움에 대한 기억 역시 사라지고 있다"며 "전쟁이라는 게 우리에게 무엇인가 생각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행사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日 시민단체, 전쟁 참상 공유 행사 마련
日 시민단체, 전쟁 참상 공유 행사 마련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시민단체 '전장체험방영보존의 회(會)'가 2일 도쿄 아사쿠사에서 마련한 '전장(戰場)체험자와 만날 수 있는 카페' 행사에서 전쟁 경험자들과 일반인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16.12.2
bkkim@yna.co.kr
전쟁 참상 소개하는 태평양 전쟁 日참전자
전쟁 참상 소개하는 태평양 전쟁 日참전자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일본 시민단체 '전장체험방영보존의 회(會)'가 2일 도쿄 아사쿠사에서 마련한 '전장체험자와 만날 수 있는 카페' 행사에서 참전 군인 이시이(石井.97)씨가 전쟁 경험을 들려주고 있다. 2016.12.2
bkkim@yna.co.kr

bkkim@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6/12/02 18:16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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