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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과 집으로 성찰한 인간과 삶…김윤경 작가 초대전

김종영미술관서 내년 1월 15일까지 전시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전시장 바닥에는 동물 가죽을 벗겨 만든 듯한 대형 카펫이 깔렸다. 가까이 다가가서 보면 동물 가죽이 아닌 옷을 이어붙여 만든 것을 알 수 있다.

이어붙인 옷자락 끝에는 테이블처럼 다리 4개가 달린 나무 캐비닛이 있다. 앞뒤로 갈비뼈와 척추 형상을 투각하고 양옆에 소매를 달아 사람 몸처럼 보이게 만든 이 캐비닛 안에는 옷에서 떼어낸 상표로 만든 신체 장기 모형이 들어앉아 있다. 이 때문에 멀리서 보면 바닥의 동물 가죽 형상은 사람 몸에서 나온 배설물처럼 느껴진다.

이 설치작품은 서울 종로구 평창동 김종영미술관에서 내년 1월 15일까지 열리는 김윤경(46) 작가 초대전 '리버스 앤드 페네트레이트'(Reverse and Penetrate)에서 만날 수 있는 '피부-옷'(Skin-Clothing)이다.

'Skin-Clothing', 헌옷·의류 라벨·합성가죽·나무, 가변적 설치, 2005, 2016
'Skin-Clothing', 헌옷·의류 라벨·합성가죽·나무, 가변적 설치, 2005, 2016 [김종영미술관 제공]

지난 2014년 김종영조각상을 받은 김 작가는 옷을 소재로 한 작품을 즐겨 선보인다. 작가에게 옷이란 피부의 확장으로, 결국 사람을 의미한다. 동시에 안과 밖을 구분 짓는 경계 역할을 한다.

'Skin-Clothing'에서 작가는 옷을 재료 삼아 사회화되고 상업화된 몸을 이야기한다. 나무 캐비닛 안에 상표로 만든 장기는 현대인의 물질적 욕망을 겨냥한 것이다.

옷에서 출발한 작가의 작업은 몇 년 전부터 집이라는 공간으로 확장됐다. 2007년과 2008년 선보인 퍼포먼스 작업 '입을수있는집'이 대표적이다. 작가는 집을 소재로 한 작품에서도 마찬가지로 인간과 삶을 성찰한다.

'Zika_Red Window1', 130x104x16cm, 라이트패널, 폐 창문, 2016
'Zika_Red Window1', 130x104x16cm, 라이트패널, 폐 창문, 2016[김종영미술관 제공]

이번 전시에서도 문이나 창문 같은 집을 구성하는 요소가 등장한다. 신체 외부 환경에서의 침입과 내부로부터의 자기방어가 충돌하는 갈등 상황을 묘사한 '바이러스케이프'(Viruscape) 시리즈다.

문이나 창 밖에는 정확한 무늬를 알 수 없는 화려한 벽지가 붙어 있어 배경처럼 펼쳐진다. 같은 이미지로 뒤덮인 원통관은 뱀처럼 똬리를 틀며 여러 개의 문을 뚫고 통과한다. 벽지와 원통관의 구조는 현미경으로 바라본 바이러스 입자 같다.

이 작품 부근에는 작가 본인의 혈액을 갖고 한 영상 작업 '라이브 블러드'(Live Blood)가 상영되며 바이러스 패턴과 대비를 이룬다.

미술관은 '바이러스케이프'에 대해 "인간의 불안정하고 불확실한 삶을 언제 어디서나 신체로 침투할 수 있는 바이러스에 빗댄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이번 전시에선 이처럼 작가의 초기 작업부터 최근 작업까지 두루 살펴보며 관념적인 사유에서 출발한 작업이 점차 구체적인 성찰로 전환되는 과정을 목격할 수 있다.

전시 문의 ☎ 02-3217-6484

'Viruscape_Penetration' 설치 전경
'Viruscape_Penetration' 설치 전경[김종영미술관 제공]

lucid@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6/12/21 18:13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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