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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프' 스님 베를린영화제 간다…"깨달음 얻는 사찰음식 알려요"

넷플릭스의 음식 다큐 '셰프의 테이블' 출연 정관 스님

인터뷰하는 정관 스님
(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백양사 천진암 주지 정관 스님이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수송동의 한 카페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7.2.6
ryousanta@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한국의 사찰음식을 다룬 '셰프의 테이블'(Chef's Table)에 출연한 덕분에 베를린국제영화제를 방문하게 됐습니다. 한국의 사찰음식과 전통문화를 알리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6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만난 사찰음식의 대가 정관 스님은 "아마도 한국의 스님이 베를린영화제에 공식초청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지 않을까 싶다"며 이같이 말했다.

세계적 엔터테인먼트 기업 넷플릭스(Netflix)가 만든 음식 다큐멘터리 '셰프의 테이블' 시즌3에 출연한 스님은 오는 11일 베를린으로 출국할 예정이다. '셰프의 테이블' 이번 시즌이 67회 베를린국제영화제의 컬리너리 시네마 섹션에 초청됐기 때문이다.

음식전문 다큐 감독 데이비드 겔브가 총괄 제작·연출을 맡은 '셰프의 테이블' 시즌3은 정관 스님을 비롯해 전 세계의 유명 셰프 6명이 각각 1개의 에피소드에 출연해 다양한 음식문화를 선보인다.

백양사 천진암 주지인 정관 스님은 한국의 사찰음식 세계화에 앞장서온 대표적 음식 수행자로 손꼽힌다. 1975년 사미니계를, 1981년 구족계를 받은 스님은 홍련암·망월사·신흥사 주지를 지냈으며, 현재 천진암에서 사찰음식을 만들며 수행에 전념하고 있다.

정관 스님이 처음 전 세계에 이름을 알린 것은 201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스님은 2015년 미국의 스타 셰프 에릭 리퍼트가 진행하는 음식전문 요리프로그램에 출연해 한국 사찰음식의 진수를 선보인 바 있다.

인터뷰하는 정관 스님
(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백양사 천진암 주지 정관 스님이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수송동의 한 카페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7.2.6
ryousanta@yna.co.kr

당시 에릭 리퍼트가 운영하는 뉴욕의 레스토랑에서 사찰음식 시연회를 열었으며, 이 자리에 참석한 뉴욕타임스 기자는 '정관 스님, 철학적 요리사'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스님의 사찰음식을 극찬했다.

이 기사를 본 데이비드 겔브 감독이 정관 스님에게 '셰프의 테이블' 출연을 요청했고, 제작진은 지난해 5월 부처님오신날 전후로 15일 동안 천진암에 머물며 사찰음식을 주제로 한국의 전통불교문화를 카메라에 담았다.

정관 스님은 이번 다큐에 대해 "단순히 음식만을 다룬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스님은 "초파일 음식을 마련하기 전 도량을 청소하고, 연등을 만들어 달고, 새벽 예불을 올리고, 밭에서 딴 식재료를 다듬고 조리해 상에 내놓기까지 모든 과정을 담았다"고 소개했다. 단순히 음식을 만드는 과정을 넘어 수행과 참선의 문화까지를 아울렀다는 것이다.

또 촬영 과정의 에피소드도 소개했다.

"외국인 제작진 총 12명이 천진암에 보름 동안 머물며 정말 온 정성을 다해 촬영했어요. 나중에는 모두 가족 같아서 이름도 따로 지어줬죠. 데이비드 겔브 감독은 '금강'이라고 불렸어요. (웃음)"

스님은 "마음을 열고 스태프들을 대하다 보니까 언어는 비록 통하지 않아도 스태프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눈빛만 봐도 알겠더라"라며 "사찰음식이 맺어준 소중한 인연"이라고 말했다.

다큐 팀은 정관 스님을 '샤론 스톤'이라고 불렀다. 촬영에 불편함이 없도록 물심양면으로 도와준 스님이 고마워 '만능 엔터테이너'라는 의미에서 붙여준 별명이다.

정관 스님
(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백양사 천진암 주지 정관 스님이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수송동의 한 카페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에 앞서 카메라 앞에 섰다. 2017.2.6
ryousanta@yna.co.kr

또 스님의 호의에 감동한 다큐 팀의 음악 감독은 촬영 후반부 스님의 제자가 되겠다며 삭발식까지 했다는 후문이다.

이달 말 방영 예정인 '셰프의 테이블' 최종편집본을 먼저 감상했다는 스님은 "한국의 미(美), 자연의 미, 사찰의 미, 마음의 미를 모두 함께 담은 작품"이라며 "너무 훌륭한 작품이 나와 흡족하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정관 스님은 또 제대로 된 사찰음식을 만들기 위해선 "자연의 섭리를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의 씨앗을 뿌리면 언제 싹이 나고 뿌리가 드는지 자연을 이해해야만 해요. 그 성장 과정에 햇빛, 구름, 바람, 이슬, 별빛, 달빛, 땅의 기운이 모두 발동해서 하나의 식재료가 탄생하는 것이죠."

스님은 또 "우리는 음식을 통해 수행과 울력에 필요한 에너지를 얻는다"며 "사찰음식을 만드는 과정은 수행의 일부가 아니라 수행의 전체로 봐도 무방하다"고 강조했다. 사찰음식이란 결국 깨달음을 얻기 위해 먹는 음식이며, 재료를 재배하는 일에서부터 음식을 만드는 일까지 모든 것이 수행의 연장이라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스님은 "이번 '셰프의 테이블'을 통해 전 세계 사람들이 한국의 사찰과 음식문화를 공유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며 "사찰음식을 통해 많은 이들이 더 진실 되고 자유로운 마음을 가졌으면 한다"고 밝혔다.

kihun@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7/02/07 07:0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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