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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천만원짜리 실험'…초교 운동장 천연잔디 1년 만에 고사

원주 혁신도시 내 버들초교 "학생 수시로 통제했는데…"
원주교육청 "이상고온 때문…마사토 재시공 비용 예산으로"

(원주=연합뉴스) 류일형 기자 = "1년도 안 돼 천연잔디가 다 죽었는데 책임지는 사람은 하나도 없다니…"

강원도 원주지역에서 처음으로 운동장에 천연잔디를 깔고 개교해 주위의 부러움을 샀던 원주시 반곡동 혁신도시 내 버들초등학교가 1년도 안 돼 잔디가 모두 고사해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지난해 3월 36학급 규모로 개교한 버들초등학교는 강원도 최초로 스마트 교육이 가능한 시설과 자연 친화적인 건축으로 지난해 말 '2016년도 대한민국 우수시설학교 선정'에서 대상을 받았다.

'꿈과 끼를 살리는 즐겁고 행복한 학교'를 모토로 문을 연 버들초등학교에서 천연잔디 운동장은 단연 학교의 자랑이자 상징이었다.

원주교육지원청은 2014년 10월 학교 공사에 착공하면서 초등학교로서는 이례적으로 2천여㎡ 운동장에 한지형 양잔디인 켄터키 블루글라스를 심었다.

14개 공공기관이 입주하는 혁신도시 내에 개교하는 학교 위상에 걸맞게 쾌적한 교육환경을 갖추고, 추운 강원도 기후를 고려해 추위에 강한 품종의 천연잔디를 깔기로 한 것이다.

7천900여만원의 비용을 들여 깐 천연잔디 운동장은 개교 후 7월까지는 좋았다.

5월에 열린 운동회도 천연잔디 운동장에서 개최해 학생들에게는 추억에 남는 이색적인 운동회가 됐다. 학교를 벤치마킹하러 전국 학교에서 방문객이 몰려들기도 했다.

그러나 거기뿐이었다.

8월 들어 이례적인 폭염이 계속되면서 잔디는 힘없이 모두 말라 죽었다.

학교 측은 수시로 물을 뿌리고, 복토하고, 비료도 주고, 밟아도 주는 등 정성을 쏟았으나 무더위가 시작된 지 약 2주일 만에 완전히 고사하고 말았다.

지난해 3월 부임한 김연용(61) 교장은 "양잔디 품종이 추위에는 강하지만, 더위에는 약하다고 들었다"면서 "지난해 찾아온 이례적인 이상고온 때문에 고사한 것으로 보인다"며 아쉬워했다.

지난 13일 오후 버들초등학교 운동장은 이곳이 몇 달 전까지만 해도 푸른 천연잔디 운동장이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그저 황량한 맨땅에 불과했다.

수업을 마치고 운동장에서 놀고 있던 한 학생은 "작년 초 운동장에 잔디가 깔렸었지만 여름에 다 말라 죽었다"면서 "잔디가 살아 있을 때도 체육시간에는 주로 실내체육관에서 수업을 했을 뿐 잔디 운동장은 거의 사용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원주교육청은 결국 학부모 등의 의견을 수렴해 올 여름방학 기간 약 1천만원을 들여 운동장에 다시 마사토를 깔기로 했다.

하자보수 기간 2년이 지나지 않았지만, 비용은 원주교육청이 부담하기로 했다. 잔디 고사가 공사 하자로 인한 것이 아니라, 이상고온에 따른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일부 학부모와 학생 등 학교관계자들은 어이가 없다는 반응들이다.

한 학교관계자는 "1천 명 가까운 어린 학생들이 뛰놀아야 할 초등학교 운동장에 고도의 관리가 필요한 천연잔디를 깐다는 것 자체가 무리였다"면서 "날씨가 더웠다고는 하지만 1년도 안 돼 모두 죽은 것은 품종 또는 관리상에 문제가 있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잔디가 올라올 때는 올라올 때라고, 시들면 물 뿌리고 복토한다고 학생들에게 들어가지도 못하게 하고 주민들에게도 개방하지 않았다"면서 "그러고도 1년도 안 돼 고사했는데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원주교육청 관계자는 "쾌적한 교육환경 조성과 겨울이 추운 강원도의 기후적 특성 등을 고려해 천연잔디를 조성했는데 지난해 폭염이 너무 오래 계속돼 고사하고 말았다"면서 "학생들이 마음껏 뛰놀 수 있도록 마사토로 재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ryu625@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7/03/16 07:0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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