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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공짜 '제로 레이팅' 수면 위로…통신업계 '술렁'(종합)

SK텔레콤, '포켓몬고' 데이터 6월까지 무료 제공
美 '망 중립성' 규제 완화 속에 주목…미래부 신중 모드

(서울=연합뉴스) 김태균 고현실 기자 = 특정 콘텐츠에 대한 데이터 비용을 할인하거나 면제해주는 '제로 레이팅(Zero Rating)', 일명 스폰서 요금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정부의 규제 속에 통신사들은 여전히 조심스러운 입장이지만, 미국의 규제 완화 움직임과 맞물리며 국내에서도 논의가 재현될 조짐이다.

21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017670]은 이날부터 증강현실(AR) 게임 '포켓몬고'와 제휴 마케팅을 시작하면서 한시적으로 제로 레이팅을 도입한다. 6월까지 '포켓몬고' 게임 이용자에게 데이터를 공짜로 제공하는 방식이다. 단 로그인·업데이트·다운로드를 제외한 게임 실행에만 적용된다.

제로 레이팅이란 말 그대로 인터넷 사업자가 특정 서비스의 트래픽(통신량) 요금을 무료로 하거나 싸게 깎아주는 것이다. 데이터 비용은 인터넷 사업자와 서비스 제공업체가 분담하는 방식이 대부분이다.

'포켓몬고'를 자주 즐기는 이용자가 제로 레이팅을 적용받으면 한 달 평균 250MB에 해당하는 데이터 요금을 절감할 수 있다는 게 SK텔레콤의 설명이다.

전국 SKT 대리점에 포켓몬고 체육관·포켓스톱이?
전국 SKT 대리점에 포켓몬고 체육관·포켓스톱이?(서울=연합뉴스) SK텔레콤은 국내 이동통신사 가운데 처음으로 포켓몬고 제작사 나이앤틱·포켓몬코리아와 공식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 오는 21일부터 포켓몬고 공동 마케팅에 나선다고 20일 전했다. 사진은 T월드 서울시청점 앞에서 모델들이 공동 마케팅 실시 소식을 알리는 모습. 2017.3.20 [SK텔레콤 제공=연합뉴스]
photo@yna.co.kr

이번 제로 레이팅 이벤트는 외부 제휴사의 콘텐츠를 대상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통신사들은 그동안 제로 레이팅을 일부 계열사 콘텐츠에 제한적으로 적용해왔다. SK텔레콤이 자회사의 인터넷 쇼핑몰 '11번가'의 데이터 이용료를 면제해주는 것이 대표적이다.

제로 레이팅은 소비자에게는 데이터 이용 비용을 줄여주고, 콘텐츠 제공업체에는 매출 증대에 도움이 된다는 장점이 있다. 통신사는 콘텐츠 업체와 이용자 유입 효과를 함께 누리면서 데이터 감면에 따른 부담은 나눌 수 있다.

하지만 데이터 비용을 분담할 수 없는 중소 업체에는 제로 레이팅이 진입 장벽이 될 수 있어 논란이 돼 왔다. 콘텐츠 시장에서 통신사의 영향력이 과도하게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통신사와 제휴한 콘텐츠 업자가 고객 확보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망 중립성(net neutrality)'을 위배할 소지가 크다는 점 역시 제로 레이팅의 발목을 잡았다.

망 중립성은 인터넷망사업자(ISP)가 인터넷으로 전송되는 데이터 트래픽을 그 내용·유형·기기 등과 관계없이 동등하게 처리해야 한다는 원칙을 뜻한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 국가들은 경쟁의 공정성 차원에서 망 중립성 원칙을 견지해왔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동등한 처리를 원칙으로 하는 망 중립성의 관점에서 특정 콘텐츠의 요금을 차등 부과하는 제로 레이팅은 허용되기 어렵다.

지난 2015년 KT[030200]가 카카오[035720]와 손잡고 월 3천300원을 내면 3GB 한도 안에서 카카오톡, 카카오페이지 등을 이용할 수 있는 부가서비스(다음카카오팩)를 출시하자 미래창조과학부는 '망 중립성' 위반 소지가 있다며 행정 지도에 나서기도 했다.

아지트 파이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 위원장
아지트 파이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 위원장'망 중립성'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온 아지트 파이 미국 연방통신위원장.

하지만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달 통신사의 '제로 레이팅' 서비스에 대한 조사를 종결하며 '망 중립성' 원칙을 완화할 방침을 시사하자 국내 통신업계도 술렁이기 시작했다.

아지트 파이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 위원장은 지난달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MWC 2017' 기조연설에서 "오바마 정부가 만든 규칙들이 시장에 불확실성을 가져왔다"라며 "인터넷 업계의 투자를 늘리고, 소비자의 선택폭을 확대하는 방법으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세계 통신 정책의 방향타 역할을 하는 미국의 정책이 바뀐다면 한국 역시 망 중립성 규제를 재검토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통신업계의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망 중립성 규제 완화와 더불어 소비자의 데이터 부담을 줄여주는 차원에서도 제로 레이팅이 활성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글로벌 시장 조사 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스마트폰 이용자의 월 평균 데이터 사용량은 4.9GB로, 세계 평균의 3배에 달했으며 올해는 6.4GB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하지만, 제로 레이팅이 시장 경쟁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박재천 인하대 프런티어학부 교수는 "세계적인 추세를 살피면서 제로 레이팅의 개념과 영향력에 대한 논의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며 "제로 레이팅을 적용한 서비스가 차별적인 의도를 갖고 있는지, 아니면 이용자에게 공평하게 적용이 되는지 판단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주무부처인 미래부는 일단 시장 상황을 지켜보면서 사안 별로 대응한다는 입장이다.

미래부 관계자는 "제로 레이팅은 이용자 이익에 도움이 되지만 경쟁 상황에 악영향을 미칠 여지도 있다"며 "이용자 권익과 시장 경쟁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명확하게 결론나지 않은 상태인 데다 미국에서도 이제야 관련 사례들이 나오고 있어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okko@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7/03/21 17:51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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