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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빨래방'에 나온 러시아 돈세탁 자금 22조~88조원"

가디언 "익명 기업 등 소유한 96개국에 걸친 돈세탁망"
영국 주요 은행들도 828억원 돈세탁 처리과정에 연루돼

(서울=연합뉴스) 최병국 기자 = 국제적인 불법 돈세탁망인 이른바 '국제 빨래방'(Global Laundromat)에 2010~2014년 사이에만 러시아로부터 최소 200억 달러(약 22조원) 이상의 수상한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고 영국 신문 가디언이 21일 보도했다.

가디언은 '조직 범죄 및 부패 전문 보도 프로젝트'(OCCRP)와 러시아의 반정부 성향 일간지 노바야 가제타가 익명의 출처로부터 입수, 32개국 언론매체와 공유한 자료와 조사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이같이 밝혔다.

가디언에 따르면, OCCRP가 당초 '러시아 빨래방'이라고도 했던 '국제 빨래방' 자료를 살펴본 관계자들은 엄청난 러시아 돈세탁 규모에 깜짝 놀랐으며 규모가 800억달러(약88조원)에 이를 것으로도 보고 있다.

조사 관계자 중 한 명은 "러시아에서 온 돈은 명백히 훔친 것이거나 범죄와 관련돼 있다"고 말했다.

이 자금세탁에 연루된 500여 명의 러시아인엔 올리가르흐(러시아 신흥부유층), 모스크바의 은행가들, 러시아 정보기관 연방보안국(FSB) 직원이나 관련 인물들도 포함돼 있다.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러시아 현지 은행 계좌 19개도 연루돼 있으며 이 가운데 일부 계좌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사촌인 이고르 푸틴이 이사로 있는 러시아 은행 계좌다.

러시아 불법자금의 돈세탁은 96개국에 걸쳐 페이퍼컴퍼니 등 기업들이 끼여 있는 복잡한 단계의 세탁망을 통해 이뤄졌다.

주로 이런 유형의 범죄에 취약한 라트비아나 몰도바 등의 은행 계좌를 들른 다음 영국 런던에 있는 영국기업등록소(Companies House)에 등록한 기업을 통해 은행 거래가 됐다.

이 가운데 핵심 업체 21개는 대부분 이미 회사가 공중분해된 상태였다. 업체 이름 조차도 이른바 역외법에 의해 보호돼 익명으로 되어 있다.

이 '국제빨래방' 자료엔 7만건의 금융거래 내역이 들어 있는데 이 가운데 1천920건은 영국소재 은행, 373건은 미국 소재 은행을 거쳤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국제 돈세탁 빨래방 개요도
국제 돈세탁 빨래방 개요도 [OCCRP 홈페이지 화면 캡처]

영국 소재 은행들이 처리해준 러시아 돈세탁 혐의 자금은 총 7천400만달러(약 828억원)이다. 은행별로는 HSBC가 5억4천530만달러로 가장 많은데 대부분 홍콩지점을 거쳐 자금이 왔다. 영국 정부가 지분 71%를 보유한 로열 뱅크 오브 스코틀랜드(RBS)는 1억1천100만달러로 그 다음을 차지했다.

미국에선 시티은행과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대형은행들이 6천370만달러를 처리했다.

가디언은 연루 혐의 은행들에 이와 관련한 입장을 묻자 누구도 이 자료의 진위에 대해서는 문제삼지 않으면서 반(反)돈세탁 법규와 내규를 운영 중이라고만 답했다고 전했다.

이번 데이터는 라트비아와 몰도바 경찰이 3년 간 돈세탁 수사를 하며 모은 자료 중 일부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가디언은 덧붙였다.

OCCRP는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가 각국 언론사와 자료 추적.분석.보도를 위한 파트너 조직으로 만든 것이다.

지난해엔 사상 최대 규모인 1천150만 건에 이르는 조세피난처 자료인 '파나마 페이퍼스'를 제공, 각국 권력자와 부자들의 역외탈세를 폭로할 수 있게 했으며 한국에선 뉴스타파가 이 자료를 받아 추적 분석해 보도했었다.

   ICIJ 사무실
ICIJ 사무실 독일 일간지 쥐트도이체차이퉁 입수 자료를 토대로 '파나마 페이퍼스' 프로젝트 작업에 나섰던,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 본부 사무실의 2016년 04 7일 모습.
ICIJ는 중미 파나마 최대 로펌이자 '역외비밀 도매상'으로 알려진 '모색 폰세카'에서 유출된 1천150만 건에 이르는 조세회피처 자료를 2016년 전 세계 78개국의 100개 이상 언론매체와 함께 공조해 취재·분석 보도해 큰 파장을 일으킨 바 있다.

choibg@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7/03/21 17:01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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