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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의 생가죽 수요 폭발에 아프리카 당나귀 멸종위기 맞나

보신약 위해 중국으로 가죽 수출 급증
아프리카 국가들, 수출 금지·경고…"가난한 마을에 타격"

(카이로=연합뉴스) 한상용 특파원 = 최근 2년간 중국의 당나귀 생가죽 수요가 급증하면서 미래 아프리카에서 당나귀가 멸종 위기를 맞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중국이 고가 보약인 아교(阿膠)에 쓰일 당나귀 가죽 수입을 계속 늘리면서 빈곤국이 즐비한 아프리카 대륙에서는 당나귀 절도와 밀수, 불법 도살 등의 사회적 문제도 제기된다.

22일(현지시간) 남아공 뉴스24 등 아프리카 뉴스와 '동물보호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해에 이어 올해 들어서도 중국의 당나귀 생가죽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한 해 평균 당나귀 가죽 거래는 최소 180만건에 달하지만, 중국 한 나라의 한해 수요량은 이보다 5배 이상 많은 1천만 마리에 이르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은 이러한 수요를 맞추기 위해 아프리카 전역서 당나귀 가죽 수입을 목표로 삼았다. 아프리카에는 전 세계 당나귀 가운데 4분의 1에 해당하는 1천100만 마리가 있다.

중국 회사들은 현재 아프리카 곳곳에 당나귀 도살장을 설립, 매일 수천 마리의 당나귀를 도살한 뒤 그 가죽을 중국으로 실어나르고 있다.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거나 가난한 나라들이 대부분인 아프리카는 당나귀 가죽 수출량을 증대하며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중국과 교역량을 늘리는 형편이다.

그 한 예로 지난해 케냐에서는 하루 평균 200마리의 당나귀가 도살당했다.

또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정부가 나서 북부와 서부 빈곤 지역의 새 수입원으로서 당나귀 가죽 수출을 독려하자 당나귀가 불법적으로 밀거래되거나 도살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는 남아공뿐만 아니라 이집트와 탄자니아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게다가 동물보호단체 활동가들은 당나귀 가죽에 대한 높은 수요가 당나귀 개체 수를 급격히 줄여 멸종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힘든 농장 일을 할 때 당나귀에 의존해 온 아프리카의 가난한 농촌 마을은 나중에 더 큰 어려움에 부닥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동물 보호단체 '당나귀보호소' 대표 마이크 베커는 "현재 당나귀 가죽에 대한 수요가 그칠 줄 모른다"며 "마을 공동체가 빈곤해지고 자립도를 잃어가는 위기에 처했다"고 말했다.

급기야 세네갈과 말리, 부르키나파소, 니제르, 에티오피아 등 아프리카 5개국 정부는 지난해 당나귀 가죽의 수출 증가에 경고하거나 아예 수출을 금지했다.

니제르는 작년 9월 당나귀 수출 금지 조치를 내렸다. 그해 중국으로 수출한 당나귀 8만 마리가 2015년 한 해 수출량 2만7천 마리를 훨씬 초과했기 때문이다.

부르키나파소 역시 전체 당나귀 140만 마리 가운데 4만5천 마리가 작년 6개월 만에 도살된 것으로 집계되자 니제르와 같은 조처를 했다.

부르키나파소가 이러한 추세를 유지한다면 2020년에는 국내서 당나귀를 더는 볼 수 없다는 전망까지 나왔다.

전체 약 800만 마리로 세계 최대 당나귀 보유국인 에티오피아 정부도 최근 당나귀 도살이 급증하자 보호 대책을 강구하고 나섰다.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에서 남쪽으로 40km 떨어진 작은 마을에서는 하루 평균 최소 100마리의 당나귀가 도살당했다. 여기에서 나온 가죽은 중국으로 운반되고 고기는 베트남 등지로 수출된다.

에티오피아를 포함한 아프리카 국가 대부분에서는 당나귀 고기 식용을 금기시하는 분위기이다. 이 때문에 그 고기는 주로 수출되거나 육식 동물의 먹이로 준다.

아프리카에서 당나귀 수요 급증에 따른 절도와 잔혹한 도살 방법도 도마 위에 올랐다.

남아공 동물보호협회(NSPCA)에 따르면 도난당한 다수의 당나귀가 짐바브웨 등지에서 국경을 넘어 이웃국 남아공으로 유입되고 있다. 남아공에서 도살된 당나귀의 가죽은 가공돼 중국으로 배로 수출된다.

밀수꾼들은 남아공으로 넘어온 작은 당나귀의 경우 대략 300랜드(약 2만6천원)에 사들이고 있다. 다 큰 당나귀는 1천500랜드(약 13만원)에서 2천랜드(약 17만원) 사이에 거래된다.

이 단체의 리자 모크는 "당나귀들은 단체로 끌어 모이거나 도난을 당한 뒤 운송돼 가죽을 위해 잔혹하게 도살을 당한다"며 "수집한 증거를 보면 그 도살 방법은 매우 끔찍하다"고 말했다.

도살자가 생가죽을 얻으려면 살아 있는 당나귀를 움직이지 못하게 묶어 놓고 가죽만 벗겨내게 될 것이라고 모크는 설명했다.

중국이 최근 몇 년간 당나귀 가죽 수입을 늘린 이유는 중산층 증가에 따른 아교(阿膠)란 이름의 보약 수요가 크게 증가한 탓이다.

중국에서 당나귀 가죽은 감기부터 불면증에 이르기까지 여러 질병을 다스리고 피부 미용에도 효과가 있다는 아교에 들어가고 있다.

최근 20년 동안 중국은 전통 농경사회에서 벗어나 급격한 산업화를 이뤘고 이에 따른 중산층의 증가 여파로 당나귀 수가 1천100만 마리에서 600만 마리로 줄었다.

그 때문에 중국은 당나귀 가죽 수요를 맞추려고 아프리카 국가들과의 교역을 크게 늘린 것이다.

에티오피아 마을의 당나귀 [연합뉴스 자료사진]
에티오피아 마을의 당나귀 [연합뉴스 자료사진]

당나귀를 타고 이동하는 아프리카인들 [AP=연합뉴스 자료사진]
당나귀를 타고 이동하는 아프리카인들 [AP=연합뉴스 자료사진]

gogo213@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7/04/22 08:0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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