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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차이 총통 취임 1년…뚜렷한 성과 없이 안팎에서 궁지

지지율, 역대 최저 28%…경제 둔화 속 외교적 고립 심화

(홍콩·타이베이 =연합뉴스) 최현석 특파원 류정엽 통신원 =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이 20일 취임 1년을 맞지만, 외교와 경제 부문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 채대만 안팎에서 궁지에 몰리고 있다.

대만 TVBS 방송이 지난 15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차이 총통 지지율은 28%로 역대 총통 취임 1년 시점 지지율 가운데 가장 낮았다.

리덩후이(李登輝) 전 총통은 취임 1년 때 37%였으며 천수이볜(陳水扁) 전 총통과 마잉주(馬英九) 전 총통은 각각 41%와 38%로 모두 35% 이상이었다.

차이 총통 취임 당시 지지율보다는 20%포인트 이상 급락했다. 불만족도는 56%로, 처음으로 50%를 넘어섰다.

집권 민진당 계열의 세대싱크탱크 조사에서도 차이 총통의 국정 운영에 만족한다는 응답률이 41.3%로 불만족(52.9%) 비율을 밑돌았다.

차이 총통 지지율이 1년 새 급락하는 것은 그동안 경제나 외교 정책 등에서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받아들여진다.

차이 총통 정부는 지난 3월 경기 부양을 위해 향후 8년간 5개 기반시설 부문에 8천824억9천만 대만달러(32조5천억 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야당인 국민당이 민진당 관련 지방자치단체에만 지원된다며 반발해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

과거 권위적 국민당 정권 시절 강탈한 부당이익을 환수하려는 노력도 정치적 마녀 사냥이라는 국민당의 반발에 부닥쳤다.

연금 수령액을 보험급여의 60% 선으로 줄이는 공무원 연금 개혁 방안과 동성결혼 합법화 방안도 공무원과 보수층의 항의 시위 속에 추진이 지연되고 있다. 주 5일 근무를 의무화한 근로기준법 개정도 노사 양측의 불만이 가라앉지 않는 등 후유증을 겪고 있다.

차이 총통은 친(親)독립적 성향을 고수하면서 외교적으로도 궁지에 몰리고 있다.

차이 총통은 작년 12월 당시 대통령 당선인 신분이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역사적인 전화통화를 해 미국과 밀월 관계를 구축할 것이라는 기대가 일기도 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이후 중국과 더 가까워지려는 모습을 보이면서 이런 기대는 물거품이 된 양상이다.

차이 총통은 지난달 27일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산 스텔스 전투기 F-35 구매를 공식적으로 희망하며 트럼프 대통령과 다시 전화통화가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튿날 중국과의 관계를 고려해 차이 총통과의 전화통화를 거부했다.

오히려 차이 총통은 92공식(九二共識·1992년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각자 명칭을 사용하기로 한 합의)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중국의 외교적 압력에 시달리고 있다. 작년 중국은 과거 대만의 우호국인 감비아와 복교한 데 이어 대만과 단교한 상투메 프린시페와 수교했다. 지난 1월에는 서아프리카의 부르키나파소에 500억 달러(56조3천700억 원)의 재정지원을 약속하며 대만과 단교를 요구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피지가 14∼15일 중국에서 열린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국제협력 정상포럼 직전인 지난 10일 대만주재 대표처를 철수한 것과 9년 만에 대만의 세계보건기구(WHO) 총회 참석이 무산된 것도 중국의 입김이 작용했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관계 악화로 작년 대만을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 수가 347만 명으로 전년보다 16.2% 감소했으며 양안 간 무역 규모도 1천179억 달러로 0.7% 줄었다.

다만 차이 총통이 대중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시행한 신남향 정책은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1∼4월 동남아시아 수출이 211억 달러로 작년 동기보다 17% 급증하면서 대만의 총 수출액은 13.6% 증가했다.

차이 총통은 지난 17일 페이스북에 게시한 글에서 정부가 그동안 해야 하지만 못한 것 등과 관련한 압축적인 개혁 작업을 했다며 정책 집행 속도가 느리다는 등의 지적을 반박하고 조속히 각 정책의 성과를 내도록 전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1년간 산업 구조조정과 공영 주택, 도시 재개발, 장기 요양의 재원 확보, 에너지 구조 전환, 기반시설 투자 등 7가지 정책을 추진했으며 모두 명확한 청사진이 있다며 대만을 거듭나도록 하기 위한 국민 단결을 호소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양안 관계의 '현상 유지' 입장을 고수하는 차이 총통이 친미국·반중국적 태도를 누그러뜨리고 실용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랴오다치(廖達琪) 중산대 정치연구소 교수는 "차이 총통이 선거 공약대로 많은 일을 벌이고 있지만 제대로 한 것은 없다"며 "큰 걸 잡으려다 작은 걸 놓쳤다"고 평가했다.

판스핑(范世平) 대만 사범대학교 정치연구소 교수는 차이 총통이 외부적으로 외교와 양안 관계 압박에 눌린 상태에서 내부적으로도 많은 사건에 시달렸다며 국민에게는 외교나 양안 문제보다 경제 문제가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TV 제공]

harrison@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7/05/19 19:27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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