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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소득자 47% 세금 '0'원…총급여 3천만원 이상 면세자 88만명

근로소득 면세자 축소 논의(PG)
근로소득 면세자 축소 논의(PG)[제작 이태호]
면세자 비율, 영국은 5.9%에 불과…미국도 35.8% 수준
"세입 확보·재분배 기능에 장애요인"

세금 (PG)
세금 (PG)[제작 조혜인]

(세종=연합뉴스) 김수현 기자 = 소득세 공제제도에 개선 방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 것은 한국의 근로소득자 면세자 비율이 유달리 높아서다.

저소득층이라고 분류하기 어려운 연 총급여 3천만원 이상 근로소득자 중에서도 87만6천명이 세금을 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금을 내지 않는 납세자가 많으면 세입 확보가 어려워지고 조세의 소득 재분배 기능도 약화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공약 이행을 위해 비과세·감면으로 재원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근로소득세 면세자 비율 축소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문 대통령의 공약도 헛구호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 면세자 비율 한국 46.5%…미국 35.8%·영국 5.9%

전병목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조세연구본부장은 20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조세재정연구원 주최 '소득세 공제제도 개선방안' 주제발표에서 "근로소득자 면세자 비중이 2015년 46.5%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근로소득자 면세자 비중은 2005년 48.9%에서 2013년 32.2%까지 낮아졌다.

그러나 2014년부터 근로소득에 대한 특별공제제도가 소득공제에서 세액공제로 전환하면서 그해 면세자 비중이 47.9%로 치솟았다.

세액공제로 전환함에 따라 상대적으로 중·저소득층에서 공제율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문제는 면세자가 저소득층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총 급여 1천만원 이하인 근로소득자는 100% 면세를 받고 1천만∼1천500만원 구간에서도 86.3%가 세금을 내지 않지만 총급여 3천만∼4천만원 구간 소득자에게서도 면세자 비중이 30.3%에 달했다.

이 구간의 면세자 비중은 2013년 4.6%에서 2년 만에 25.7%포인트나 급증했다.

총급여 4천만∼4천500만원 이하 구간에서도 19.5%, 4천500만∼5천만원 구간에서도 12.8%가 세금이 '0원'이었다.

총급여 1억원을 넘는 근로소득자 가운데에도 0.2%가 세금을 내지 않고 있었다.

전 본부장에 따르면 2015년 기준으로 1년에 3천만원 이상을 벌면서 세금을 내지 않는 근로소득자는 총 87만6천명에 달했다.

한국의 면세자 비중은 외국과 비교해봐도 높은 수준이다.

미국(2013년 기준)은 면세자 비율이 35.8%, 캐나다(2013년 기준)는 33.5%로 한국보다 10%포인트 이상 낮다.

호주(2013∼2014년)는 면세자 비중이 25.1%로 더 낮고 영국(2013∼2014년)은 한국보다 무려 40%포인트 이상 낮은 5.9%에 불과하다.

한국에서 면세자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은 개인 소득자에게 적용되는 근로소득공제가 높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래픽] 근로소득자 47% 세금 '0'원
[그래픽] 근로소득자 47% 세금 '0'원

근로자 평균소득의 50% 수준인 1인 근로자의 소득세 평균 실효세율은 한국이 0.76%로 일본(5.33%), 이탈리아(6.43%), 프랑스(7.86%), 영국(8.23%)보다 낮다.

◇ 조세정의에 위반·새 정부 재원 마련에도 '독'…"10%p 이상 감축해야"

[연합뉴스TV 제공]

높은 면세자 비율은 소득 재분배, 국민개세주의(國民皆稅主義)라는 조세의 기본 기능과 원칙에도 어긋난다.

근로소득세는 소득이 높은 납세자일수록 더 높은 세율이 적용되는 누진세다.

적게 버는 사람에겐 세금을 덜 걷고 더 많이 버는 사람에겐 소득을 더 걷어 양극화를 완화하려는 것이다.

그러나 근로소득세 망을 빠져나가는 고소득 납세자가 많으면 소득 재분배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기 어렵다.

모든 국민은 적은 금액이라도 세금을 내야 한다는 원칙이 훼손됨에 따라 국민의 조세 저항감이 심해질 수 있다.

정부 입장에선 나라 곳간으로 들어오는 세금이 줄어들 수 있다.

근로소득세는 정부가 걷는 세금 중에서도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한다.

실제 지난해 전체 국세 242조6천억원 가운데 근로소득세는 전체의 12.8%에 달하는 31조원이 걷혔다.

2010∼2016년 국세가 연평균 5.3% 증가할 때 근로소득세는 12.2%씩 늘어 전체 국세 증가를 이끌고 있기도 했다.

근로소득세 확보에 차질을 빚을수록 나라 곳간을 채우기 쉽지 않다는 의미다.

면세자 비중 축소는 문 대통령의 공약과도 맞닿아 있는 문제이기도 하다.

문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공약을 이행하기 위해 연평균 35조6천억원이 필요하다며 그중 비과세·감면 등 세입 개혁을 통해 13조2천억원을 충당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전 본부장은 "높은 면세자 비중이 세입 확보와 소득 재분배 기능을 수행하는 데 장애요인이고 소득세와 관련한 정책 결정을 왜곡할 수도 있다"며 "면세자 비중을 10%포인트 이상 감축해갈 수 있는 정책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한편 소득세 면세자 비율을 개선하려면 근로소득자를 대상으로 한 제도 개선뿐 아니라 자영업자의 소득 투명성도 함께 높여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자영업자의 소득적출률은 2011년 39.3%에서 2015년 35.7%로 낮아졌지만, 탈루소득은 여전히 높다는 지적이다. 소득적출률은 전체 소득에서 세무조사를 통해 적발된 신고하지 않은 소득의 비율을 뜻한다.

자영업자 소득적출률이 낮은 것은 복식부기 대신 자영업자 약 75%가 간편장부를 작성하고 있어서다.

전 본부장은 "대규모 자영업자의 필요경비 공제에 대한 적정성을 검증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porque@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7/06/20 14:0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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