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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없고 대형차 '씽씽'…초등생 사망 스쿨존 유명무실

매년 스쿨존 사고 500여건…이달 청주·광주서 초등생 2명 숨져
사고 87%가 차대 보행자 사고…"인도 등 실질적 보호시설 필요"

(전국종합=연합뉴스) 이승민 기자 = 지난 15일 청주에서 초등생이 시내버스에 치여 숨진 사고가 발생한 장소는 어린이보호구역이었다.

교통 약자인 어린이를 위해 속도를 낮추고 안전 운전을 하도록 법으로 규정한 구역이지만, A군은 보호받지 못한 채 희생됐다.

A군이 사고를 당한 청주시 흥덕구 옥산면사무소 앞 도로는 '어린이보호구역'이라는 표시판만 붙어있을 뿐 어린아이들을 위한 실질적인 '보호 시설'은 전무했다.

폭 7m가량의 왕복 1차로인 도로는 시내버스를 포함한 대형차량이 쉴 새 없이 오갔다.

20일 오후에도 인근 초등학교에서 수업을 마친 학생들이 별도로 인도가 설치돼 있지 않은 도로 가장자리를 따라 위태롭게 귀가하고 있었다.

길가에는 주·정차 중인 화물차 등 차량이 늘어서 있어 어린이들이 도로를 침범하지 않고는 오갈 수 없는 구조다.

어린이보호구역에 있어야 할 보차도 분리대, 과속방지 시설, 안전 울타리는 찾아볼 수 없었다.

오가는 차량은 중앙선 표시가 희미할 정도로 벗겨져 있는 도로를 주정차 된 차들을 피해 중앙선을 넘어 주행하기 일쑤였다.

교통 약자인 어린이를 보호할 수 있는 도로 환경이기는커녕 '어린이 위험구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자전거를 타고 이 도로를 지나던 박상수(14)군은 "학교가 끝나면 초등학생들이 많이 다니는 길인데, 덤프트럭과 버스가 쌩쌩 달릴 때가 많아 무섭고 불안하다"고 말했다.

어린이보호구역은 도로교통법 제12조에 따라 안전시설물, 도로부속물을 설치해야 하고 시속 30km보다 느리게 운행해야 하며 주·정차가 금지된다.

그러나 제대로 된 시설을 갖춘 곳도, 규정을 지키는 경우도 많지 않다.

교통안전공단 충북지사 황용진 안전관리처장은 "사고가 난 도로는 폭이 좁아 차량과 보행자가 뒤섞이는 구조라 사고 위험이 상존한 환경"이라면서 "도로를 일방통행으로 바꾸고 인도와 안전울타리 등 안전시설을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낙후된 시설과 어른들의 무관심 속에 어린이보호구역 내 교통사고는 해마다 끊이지 않고 있다.

A군이 숨진 지난 15일 광주시 북구 오치동의 한 초등학교 앞 스쿨존 도로에서 초등학교 1학년 여자아이가 승용차에 치여 숨졌다.

경찰청에 따르면 어린이보호구역 교통사고는 2011∼2016년까지 해마다 420∼750건 발생했다.

스쿨존에서 연평균 538건의 사고가 발생한 셈인데, 이 중 87%는 차량대 보행자 사고인 것으로 조사됐다.

사고로 인한 어린이(만12세 이하) 부상자도 해마다 561명(2011∼2016년 평균)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어린이보호구역이 애초 취지의 효과를 거두려면 구역 지정뿐 아니라 유지·관리에 더 많은 공을 들이는 게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임재경 한국교통연구원 연구위원은 "유지·보수 등 제대로 관리하지 않고 방치하는 스쿨존은 있으나 마나 한 것"이라면서 "운전자들에게 경각심을 줄 수 있도록 실질적인 관리·단속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운전자들 역시 어린이 보호구역뿐만 아니라 이면도로에서 보행자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운전 습관을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logos@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7/06/20 14:53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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